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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브로커들 코로나로 직업 바꿔 네트워크 와해 위기…탈북민들에 타격


지난 2007년 5월 태국 치앙라이주 치앙사엔 경찰서에서 제 3국 행을 기다리는 탈북 난민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강한 대응 조치로 탈북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탈북 네트워크가 거의 와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경험 많은 브로커들이 생계를 위해 새 직업을 찾아 떠나면서 탈북 비용은 더 치솟고 체포 위험도 커져 탈북민들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탈북민 수 백 명의 한국행에 관여한 탈북민 출신 브로커 K 씨는 코로나 여파로 브로커 일을 중단한 채 요즘 개인사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 동남아 국가들의 코로나 대응 조치로 탈북민들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직업을 바꾼 겁니다.

[녹취: K 씨] “생업이니까 계속 (브로커 일을) 지속해 왔는데, (중단한 지) 20개월이 넘었어요. 저도 하루아침에 일을 빼앗겼잖아요. 제 본업인데.”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K 씨처럼 한국과 중국, 동남아 내 브로커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직업을 바꾸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많이 전업했어요. 코로나 상황이 1년 반 넘게 지나가면서 예를 들어 택시를 운전하거나 하다 못해 막노동을 하고. 나름대로

생계의 수단을 찾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끝나면 다시 하자고 제의하면 ‘아 이제 감옥에 갈 일 하지 않겠습니다’ 이런다니까요. 지금”

브로커는 탈북민들이 한국 등 자유세계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길잡이입니다.

탈북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2010년 전후에 10명 안팎의 탈북민들을 한 번에 이동시키면서 한 달 평균 1만 달러 이상의 고수익을 챙겨 수 백 명이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 당국의 국경감시 강화로 탈북민들이 줄고 중국이 전자식 신분증과 모든 대중교통 시스템에 안면인식, 실명 관리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면서 최근에는 이른바 택배 시스템으로 대부분의 탈북민들을 이동시켰습니다.

과거처럼 브로커가 탈북민들과 함께 이동하는 게 아니라 탈북민을 특정 차량에 태워 보내면 주요 도시에서 인계해 다시 다른 도시로 보내는 방식으로 제3국까지 이동하는 겁니다.

지난 10년 넘게 탈북민 2천여 명의 한국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브로커 W 씨는 중국 주요 도시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브로커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지금도 계속 월급을 주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W 씨] “매달 생활비 한 2~3천 위안씩 대주는데, 우리는 전문적으로 하니까 갸네 없으면 우리도 못 해요. 경험도 많고. 그러니까 하던 사람이 하지, 못하던 사람은 못 해요.”

W 씨는 “지난해 열악한 상황에서 새 경로를 뚫어 그나마 40여 명 구출에 성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중국 공안당국의 백신 접종증명서 확인과 라오스로 향하는 남부 도로의 검문소 대거 확대로 이동조차 못 해 브로커들도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은 그나마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중국 내 브로커들을 가족처럼 생각해 월급을 주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한국 내 브로커들은 그럴 여력이 없어 중국 내 네트워크가 사실상 와해됐다는 겁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4월~6월 2분기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2명으로 2003년 이후 분기로는 18년 만에 가장 적었습니다.

탈북민 구출 활동은 지원단체들이 자금을 대고 대부분 한국에 사는 탈북민과 조선족 브로커들을 통해 중국과 북한 내 브로커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김성은 목사는 한국에 브로커 50여 명이 활동했지만 대부분 핵심 브로커 5명에 의존했고, 이들과 연계된 중국과 동남아 내 핵심 브로커 30여 명이 현지인들에게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구출 활동이 진행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핵심 브로커들조차 손을 놓거나 직업을 바꾸면서 부작용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브로커 K 씨는 노련한 현지 브로커들이 물러나고 초보 브로커들이 등장하면 과거 초창기처럼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K 씨] “10년 이상 해온 노장들이 다 이제 다른 업계로 갈아탔거든요. 2년 정도 지났잖아요. 내가 아는 브로커 중에 다시 손댈 사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도 다시 할 것 같지 않고요. 그럼 (탈북) 단가도 많이 오를 것이고. (가령) 엔지니어가 빠지면 다시 새내기가 와서 엔지니어가 될 때까지 손에 기름을 묻히는 것은 다 그들의 피겠죠. 룰이 없는 시대가 다시 생겨서 룰이 만들어질 때까지 숱한 사람이 죽어 나가는 거죠.”

김성은 목사는 지난 1년 동안 갈렙선교회를 찾아와 북한과 중국 내 가족을 구출해 달라고 호소한 탈북민들이 상당하다며, 이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사기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브로커 같지 않은 브로커들이 나는 데려올 수 있다고 하면서 탈북자들의 돈을 떼어먹고 안 주는 경우가 여러 건 있어서 참 탈북자들이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탈북 지원단체들과 브로커들은 이런 악재들 때문에 북한을 탈출해 한국까지 오는 비용이 코로나 전 평균 1만 5천 달러에서 최근에는 활동을 못 하는데도 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며, 브로커 부재로 선택의 폭이 줄어 비용도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국 내 탈북민들은 절대 서두르지 말고 브로커들의 전적을 이중삼중으로 확인하며 가족 구출에 나서야 한다고 단체 관계자들은 조언합니다.

그러나 ‘필요악’으로 불리는 소수 악덕브로커들의 횡포와 부도덕한 행태가 이 기회에 정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 선교단체 관계자는 9일 VOA에 중국 내 탈북민 규모가 많이 감소하면서 “일부 악덕브로커가 중국에 잘 정착해 가정을 이룬 탈북 여성들의 한국행을 선동해 가정이 깨어지고 탈북민들에 대한 지역 주민의 적대감이 커지는 아픔이 지속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인신매매로 팔려 중국 시골의 노총각과 강제결혼했지만 순한 남편을 만나 자녀를 낳고 농사를 잘 지으며 시부모와 마을에서도 인정받던 여성들에게 접근해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받고 벌 수 있다고 선동해 가족 모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모든 탈북민은 불쌍하니 구출해야 한다는 선입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교회나 지원단체들은 분별력을 갖고 도움이 절박한 탈북민 구출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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