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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경봉쇄 1년…"경제 타격 치명적, 인도지원 차질"


지난 10월 북한 강원도 원산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요원이 통제하고 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전격 봉쇄한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 간 북한의 대중 무역은 급감했고 북한 주재 외교관들은 평양을 떠났으며 대북 인도지원에도 큰 차질이 생겼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22일, 북한은 전 세계 나라 가운데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의 일환으로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최선의 선택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해 바이러스가 침습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선제 차단, 봉쇄해 감염 통로를 완전히 막는 것입니다.”

이어 1월 31일부터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했습니다.

2월엔 외국인의 격리 기간 연장에 이동 제한 조치까지 더해졌고, 이는 결국 북한 주재 외교관들의 철수로 이어졌습니다.

독일과 영국은 각각 2월 말과 5월 말 평양 주재 대사관을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을 철수시켰습니다.

프랑스도 3월 평양 주재 협력사무소를 임시 폐쇄했고, 같은 달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청(SDC) 평양사무소도 현지 북한 직원만 남기고 대북 지원 프로그램도 대부분 중단했습니다. 또 평양 주재 유엔 직원 수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북한 평양의 독일대사관 건물. 영국과 스웨덴, 프랑스 대사관도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북한 평양의 독일대사관 건물. 영국과 스웨덴, 프랑스 대사관도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북한의 국경 봉쇄는 북한 주민들의 탈북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탈북 후 한국으로 들어간 인원이 229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선 2019년과 2018년 모두 1천 명이 넘었을 때의 20% 수준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북한의 국경 봉쇄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주요 평가에는 북한 경제에 미친 중대한 영향이 빠지지 않습니다.

최근 공개된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서 약 4억 9천 105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수입했고 약 4천 800만 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등 전년 대비 대중 수출액은 70%, 수입액은 80% 이상 급감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21일 VOA의 통화에서 국경 봉쇄 1년 끝에 북한이 마주한 경제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w this year the last 12 months there's been very little in the way of North Korean imports. And since those are mostly consumer goods, they are really devastating to the public."

특히 국경 봉쇄 조치로 지난 1년 동안 수입이 크게 줄어든 점이 주목된다며, 이는 대부분 소비재인만큼 대중에게 엄청난 피해로 돌아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가 그동안 국가 주도 경제와 장마당으로 대표되는 시장 경제라는 두 개의 축으로 나름의 균형을 맞추면서 돌아갔지만 이제는 제재 등으로 약해진 국가 경제 외에 시장까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이 부분이 특히 우려스럽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국경이 다시 열린다고 해도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North Korea needs to get to reform internally before it can really successfully engage the outside world. But very unfortunately, the party Congress gave no such suggestions at all of internal reform."

국경이 열리기 전 내부 개혁이 이뤄져야 하지만, 최근 공개된 당 대회 경제 계획에서 내부 개혁이라고 볼 수 있는 새로운 내용이 없는 만큼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이번 당 대회에서 화학공업 부문, 금속, 경공업 부문에서 성과를 낼 것을 촉구한 것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때 나온 것과 다름이 없다며 근본적인 경제 발전이 요원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 looks just like what Kim Jong un is saying. We need to bolster chemicals and metals and electric power and agriculture. It's almost taken the same from his grandfather."

국경봉쇄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 국장은 북한의 국경 폐쇄와 관련해 지난해 8월 이후 북한으로 들어간 인도주의 지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 내 이동 제한 등으로 인해 현재 북한에 상주하는 인도주의 지원 단체 요원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As far as I know there has been no international humanitarian assistance that has entered North Korea since August of last year. Almost all of the international aid community has left Pyongyang by this point."

특히 결핵 등 다른 전염병에 대한 치료 약품 재고가 고갈돼 환자들의 치료에 차질이 생겨 다른 사람들에게 퍼질 수 있는 등 상황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월 북한 평양역 입구에서 역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지난 8월 북한 평양역 입구에서 역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이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경 봉쇄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don't suspect that we're going to see North Korea opening their borders to the entire world for until at least this the covid virus is under control, hopefully once we have the vaccine out there amongst most of the countries of North Korea will feel a little bit more comfortable about opening its borders once the virus is under control."

고스 국장은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백신이 공급된 뒤 이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단계에 가서야 북한이 국경을 재개할 것이라며, 그 때까지는 계속해서 국경 통제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북한이 국경 봉쇄를 이어가는 것은 단순히 북한 의료 체계가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코로나와 관련한 외부 세계의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suspect that the North Koreans are probably going to be reluctant to take such assistance because with that assistance comes a chain of custody which means that outsiders would be able to come into the country and they could either proliferate information.”

외부 세계로부터 대북 지원을 받아들일 경우 지원을 위한 관리도 함께 이뤄지게 되고, 이렇게 되면 외부인들이 북한으로 들어와 북한 내부에 정보를 확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또 북한은 외부인들이 북한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국경봉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자국 내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부터 총 1만 3천 25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는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과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는 북한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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