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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장관 "북한 무력 도발엔 무관용 원칙…미북대화 조기 재개 희망"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게 정부 입장이라며 북한이 군사적 오판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습니다. 정 장관은 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했다며 미-북 대화 조기 재개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21일 서울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이 지난 2017년 연이은 군사 도발을 감행했을 당시에도 한국 군이 원점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시범발사를 여러 차례 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정의용 장관] “우리 정부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입니다. 상응하는 수준의 대응이 아니라 그것보다 훨씬 강한 강도로 대응한다는 원칙입니다.”

정 장관은 또 “한국 정부는 안보 개념을 종전에 북한만 적으로 간주하는 개념에서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늘렸다”며 “한국 정부가 규정한 적 개념에 북한이 포함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과의 대북정책 공조와 관련해 정 장관은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한을 설득하자는 게 미국 입장이라며 현재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미-북 대화 조기 재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습니다.

정 장관은 “한국 정부 입장에선 가급적 조기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며 “미-북 간 접점을 찾는 게 현재로선 어렵지만 사전 접촉 등을 통해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의용 장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는 아직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 입장을 충분히 개진했고 미국 정부도 우리 정부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또 실행 가능한 아주 합리적인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종전 선언에 대해선 “정치적 선언으로, 북한과의 신뢰 구축 초기 단계에 적합한 조치라는 점을 미국에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해선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며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고, 소통채널은 유지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을 통해 정상회담의 일상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불참 방침을 공개했는데도 불구하고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대화 재개 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정 장관은 올림픽 개최까지 약 3개월 남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북한이 막바지에 참여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쿄올림픽 개최 시 남북관계의 어떤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과정을 되짚으면서 지난해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로 북한이 책임져야 할 사안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정의용 장관] “이 문제에 대해선 북한이 반드시 사과뿐만 아니라 확실한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하고 또 이게 사실은 우리 국가재산이었기 때문에 우리 국가재산에 대한 보상도 반드시 있어야 할 겁니다.”

정 장관은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관계 진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장관은 또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가 한반도 평화 안정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두 번 사소한 위반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11월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지난해 5월 비무장지대 감시초소, GP 총격 사건을 거론하면서 두 사건을 면밀히 조사했지만, 굉장히 절제된 방향과 방법으로 시행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총격으로 군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을 향해 실탄을 발사한 북한의 행동을 ‘절제됐다’고 한 표현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중 간 패권갈등이 격화되는 국면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정 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한국에게 모두 중요하다며 이른바 균형외교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정 장관은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맞는 표현이 아니”라며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동맹으로 여러 차원에서 협력의 근간이고, 중국은 교역 규모 면에서는 물론이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건설적 역할을 맡을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 네트워크로 알려진 4개국 협의체 ‘쿼드’ 가입 문제에 대해선 “쿼드가 지향하는 여러 분야의 외교적 노력에 동참 못할 이유는 없지만 쿼드 참여와는 별개 문제”라며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달 말로 예정된 미-한 정상회담에 대해선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 후 개최되는 첫 양국 정상회담인 만큼 동맹의 발전방향에 대해 공동전략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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