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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 대화 복원 심혈"… 전문가들 "북한 저강도 도발 가능성 상존"


문재인 한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다음달 말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반도 대화 복원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저강도 도발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5월 말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과 관련해 “멈춰있는 한반도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의 잠정적인 평화를 항구적 평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북, 남북 관계가 “현재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숙고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대화 복원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은 미-한 정상회담 이전에라도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이 대북 적대시 정책 우선 철회라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고 대미 압박 차원의 저강도 도발을 계속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을 조용히 넘어갔지만 이는 향후 도발의 충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심리전일 수 있다며, 북한은 이미 자위력 강화를 앞세운 신형 무기 개발을 공언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미-한-일 협력을 거듭 강조한 것은 다음달 미-한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번에 나타난 모습을 보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그런 대북정책을 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이 되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지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은 북한한테 거의 필수인 상황이 되니까 그렇다면 북한은 군사적 무력시위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판단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도 북한이 존재감 유지 그리고 신형 무기 개발을 위한 기술적 필요 차원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같은 저강도 무력시위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다음달 미-한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마무리된 대북정책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때까지 미-한 연합훈련처럼 북한을 자극할만한 계기가 없기 때문에 북한도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는 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특히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차단하기 위해 1년 넘게 걸어 잠궜던 중국과의 교역을 재개하려는 최근 조짐들을 주목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북-중간 그런 국경이 열려서 물자가 소통이 된다면 그런 가운데서 다소 여유가 생기는 것이니까 그러면서 5월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한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가 지켜보는 게 아마도 북한 지도부의 현재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무역 봉쇄로 한계점에 몰리고 있는 북한의 내부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단기간 내 미국에 대한 강경노선으로 선회할 형편이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미-한 정상회담 전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 박사는 철도 운송과 선박 운항의 일부 재개 조짐, 의주 비행장 내 새 검역시설과 물류창고 건설 등 최근 포착되고 있는 움직임들은 북한이 대미관계의 장기 교착에 대비해 북-중 교역 봉쇄를 일부 풀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1년 이상 교역의 문이 닫혔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인프라까지도 부품 교환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식량을 포함해서. 따라서 조만간 북-중 교역을 통해서 어려운 상황을 어느 정도 타개하고 그 다음에 북-미 대립관계를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역량을 어느 정도 강화해야 하는 타이밍이거든요.”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기대를 미리 접고 서둘러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유엔을 고리로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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