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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27년 최대 242개 핵 보유 전망…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필요 시점"


지난 2017년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지난 2017년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뒤에 세워둔 안내판에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4형'의 '핵탄두(수소탄)'라고 적혀있다.

북한은 오는 2027년까지 최대 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고, 미국과 한국의 민간단체가 전망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한반도 내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랜드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은 13일 발표한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한 대처’라는 제목의 공동 보고서에서 향후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고려할 때 기존의 핵억제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랜드-아산 공동보고서 바로가기

보고서는 영변 핵시설 사찰에 참여한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가 2016년 기준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21.3~39.6kg으로 추정한 것을 근거로 북한이 2019년에는 30~53kg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북한이 2020년에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을 통해 핵무기 67~116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매년 12개에서 18개씩 늘려 2027년에는 151~242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 보유량 추정이 불명확하다는 한계는 인정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북 핵 양적 증대, 선제적 사용 고려한 전략 활용 가능성”

“임계선 정해야 할 시점…억제력 전략 수정 불가피”

특히 북한은 핵무기 보유량의 수적 우세를 활용해 제한적, 전면적 핵무기 사용 전략을 동시에 구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하도록 무단으로 서해 5도 중 한 곳을 점령한 뒤 핵무기 협박을 통해 미-한 연합군의 재탈환 시도를 무력화하는 전략, 한국 주요 도시에 대한 제한적 핵 공격, 40~60기의 핵무기를 사용한 전면전 가능성 등을 거론했습니다.

핵무기의 수적 우위를 활용한 2차적 공격 능력은 주한미군 철수, 미 본토 위협에 따른 미국의 확장억제력 공약 저해, 핵 확산을 통한 외화 보유 증진 등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향후 어느 수준을 넘을 경우 미-한 연합전력의 대응력으로 충분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임계선(Threshold)을 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평가했습니다.

“B61-12 한반도 전진배치-발사 왼편 전략도입 필요”

보고서는 그와 같은 임계선을 핵무기 80~100여 개, 대륙간탄도 미사일 15기~25기로 제시하면서, 임계선을 넘을 경우 저위력 핵폭탄 종류인 B61-12, 8기~10기와 이를 투사할 수 있는 이중용도(Dual Use) 전투기를 한반도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하 시설에 숨어 있는 북 지도부를 겨냥하는 저위력 핵폭탄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이 향후 핵무기를 협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하면서 핵무기 동결을 보다 강력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이 한계선을 넘을 경우 현재의 억제전략을 선제타격 기반 핵대응군, 지도부 타격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존 하이튼 합참차장이 강조한 ‘발사 왼편 전략’(Left of Launch)를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발사 왼편이란 적성국의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력화시키는 작전개념으로, 발사준비 → 발사 → 상승 → 하강으로 이어지는 비행단계에서 '발사'보다 왼편에 있는 '준비단계'에 대처한다는 의미로, 최근 미 국방부는 이 같은 전략의 전환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핵 사용해 이길 수 없다는 점 강조해야”

보고서의 공저자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소가 개최한 화상대담에서 북한의 핵 보유량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접근법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핵을 사용해서는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납득시킬 때 보다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도록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As the size of the North Korean nuclear weapon threat grows, we potentially need to set a threshold at which we increasingly emphasize this kind of approach and that is described in our report. I think if we can convince them that they can't win using nuclear weapons, they're going to be more prepared to negotiate.”

고명현 선임연구위원 “최소 억제력 넘어선 수치…역내 강국 야망 반영”

한국 측 공저자인 고명현 박사는 향후 북한의 핵 보유량 추정치는 정권의 생존 보장을 위한 최소 억제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수치라며, 이는 역내 강국으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야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고명현 선임연구위원] “Why North Korea is speeding so many nuclear weapons beyond what is necessary for deterring United States from attacking them? And I think that, and the reason is very simple. North Korea aspires to become a regional great power…North Korea doesn't really aspire to become more like a trade, or nuclear capability for money, or like, even diplomatic concessions or political inclinations. They want legitimization of their nuclear capability by the US government…”

고 박사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핵을 금전적 거래 수단으로 여기는 것으로 판단한 것은 실수라며, 북한이 궁극적인 목표를 핵 보유국 인정에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협상의 진전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아산정책연구원 최강 부원장과 고명현, 박지영 선임연구위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벡톨 앤젤로 주립대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습니다.

한편, 이날 화상대담에서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미-한-일 간 핵무기 공유협정에 대해 견해차를 드러냈습니다.

최강 부원장은 한국 내 전술핵 배치 방안 외에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핵 공유제도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베넷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내 국방예산 삭감 추세를 고려할 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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