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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드러나는 바이든 대북정책 윤곽 …"이전과 다른 접근법, 압박과 외교 모두 고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관해 연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배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접근법과 정책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전과 다른 대북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 속에 조만간 검토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문제를 주시하는 워싱턴의 대북 전문가들과 언론의 관심은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을 새 대북정책에 쏠려 있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날인 지난 1월19일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어려워진 사안이라며,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접근법과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백악관과 국무부 브리핑 등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행정부 차원의 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화됐습니다.

아직까지 새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지만, 국무부 당국자들의 발언과 관리 등을 인용한 일부 언론들의 보도를 통해 대북정책의 윤곽이 일부 드러나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이전과는 매우 다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프라이스 대변인] “When it comes to the issue of a summit and President Biden and his team made this clear I believe even before President Biden was inaugurated into this current high office that our approach will probably look very different…”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은 취임 전부터 우리의 (대북) 접근법은 아마도 매우 달라 보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는 겁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

프라이스 대변인은 2021년은 2016년이나, 2009년, 1994년과 비교해 상황과 환경이 다르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이번 사안에 깊이 관여한 개별 인사들, 특히 북한과 관련해 우리가 직면한 독특한 도전에 경험이 있는 인사들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이전 행정부와 다른 정책을 결과물로 내놓을 수 있으며, 또 북한과의 협상에 경험이 많은 인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함께 검토 작업에 동맹들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점 강조됐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의 대북 접근법이 원칙적이고 명료할 것이며,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조약 동맹국들과의 긴밀한 조율 속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최근 화상토론회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새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 한국, 일본 등 이 문제에 가장 깊이 관련돼 있는 동맹국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머지 않아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겁니다.

[녹취: 내퍼 부차관보] “We’ve had intense conversations with our South Korean counterparts to gauge their views, to hear their opinions and learn what the Korean government would like to see in terms of our North Korea policy.”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아울러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파악하고, 한국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을 보기를 원하는지 의견을 듣고 알기 위해 밀도 높은 대화를 해 왔다고, 내퍼 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이번 대북정책 검토 작업에 ‘압박’과 ‘외교’가 일종의 선택지로 고려되고 있다는 사실도 일부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확인된 부분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북 정책 검토와 관련해 압박과 외교 방안 모두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hen it comes to North Korea, the policy itself in our approach is something we're also reviewing to make sure we have the best possible tools to advance denuclearization and in particular to look at the different pressure points. We may have as well as some of the diplomatic opportunities so that we can hopefully make progress on something that has been a very challenging issue and vexing issue for many administrations.”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대북 접근에 대한 정책 검토는 미국이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도구가 있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며, 특히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다른 지점들에 대해서도 살펴보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이어 “우리는 또한 외교적 기회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여러 행정부에게 매우 도전적이고, 골치 아픈 문제였던 것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습니다.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되는 시기에 대해선 언론들이 일부 관측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9일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이르면 다음 달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한국 언론들은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가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대북정책 검토 완료 시기와 관련해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닐 것으로 알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끝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조시 로긴 외교안보 칼럼니스트는 지난달 25일 ‘워싱턴 포스트’ 신문 기고문에서 미 당국자의 말을 빌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여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로이터’ 통신이나 한국 언론들이 전한 시점보단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워싱턴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를 끝내더라도 이를 공식으로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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