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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전원회의 개최 예고…"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첫 대미 메시지 가능성"


지난달 10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8차 대회가 열렸다.
지난달 10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8차 대회가 열렸다.

북한은 이달 상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했습니다. 북한은 8차 당 대회의 후속 작업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를 2월 상순 기간 내에 소집할 것”이라는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서 내용을 7일 보도했습니다.

결정서는 이번 회의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전략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각 부문들의 2021년도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8차 당 대회에서 제시된 노선과 각 분야의 과업을 실행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 이뤄질 것을 예고한 겁니다.

‘상순 기간’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미뤄 설 연휴 직전인 오는 10일 전후 열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1년에 1회 이상 소집되며,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최고지도기관 역할을 대행해 모든 당 내외 문제를 논의하고 의결합니다.

제8기 1차 회의는 8차 당 대회 6일 차인 지난달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당 총비서 주재로 열린 바 있습니다.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언급했던 대외전략 기조를 바탕으로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어떤 대외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입니다.

[녹취: 홍민 박사] “7기 5차 당 전원회의에선 정면돌파전과 전략무기 지속 개발이라는 전략 기조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당 전원회의에선 당면한 1년 내의 단기적 기조들이 나오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번 역시도 당 대회 후속 조치로 당 대회에서 제시된 대외적인 전략을 좀 더 간명한 방식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첫 대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음달로 예정된 미-한 연합군사훈련 일정과 규모가 양국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민감한 시점이라는 점도 북한의 대외 메시지가 관심을 끄는 이유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미-한 두 나라는 연합훈련을 지휘소 연습 방식으로 다음달 18일 시작하기로 하고 지휘소 연습의 내용이나 규모 등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한 메시지를 발신하기 보다는 연합훈련의 진행 과정과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중 행할 상〮하원 합동연설 내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말씀드린 것처럼 상하원 합동연설을 보고 3월 달에, 연합훈련을 공식적으로 발표 안 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렇지만 하는 것은 이래저래 알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거기에 대해서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3월이 고비가 되겠죠. 북한이 아마 행동을 취한다면 3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홍민 박사도 당 전원회의에서 대미 메시지가 나오더라도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던 8차 당 대회의 포괄적인 수준 이상의 직설적이고 강경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전략의 본질적 재검토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8차 당 대회를 통해 핵 무력 강화를 천명했지만 이번 당 전원회의에선 바이든 행정부에게 북한 체제 존중을 조건으로 관계 개선 의지의 신호를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지금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와의 첫 외교 줄다리기 과정에서 8차 당 대회를 통해 상대방에게 공을 넘기려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상태로 미-한 연합훈련이 진행될 경우 북한이 원치 않는 대결적 교착국면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김 전 차관은 경제난을 타개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미얀마 쿠데타와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등으로 북한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과제 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조급함도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이번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미국이 조금 더 움직였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8차 당 대회에서의 강대강 입장보다는 선대선의 입장에 치중해서 대외적 메시지를 줄 여지도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대남 메시지 여부에 대해서 홍민 박사는 8차 당 대회에서 이미 한국에 대해선 적지 않은 메시지를 내놓은 만큼 당 전원회의에서 이를 반복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교수도 대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경고나 훈련 강행 시 자신들의 도발적 대응을 암시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논의될 북한 대내 문제로는 우선 8차 당 대회에서 결정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구체적 실천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당 중앙검사위원회 권한을 확대하고 비리 행위를 적발하는 규율조사부 등을 신설하기로 한 결정에 따라 사회통제 조치를 추가로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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