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포와 송림 등 북한 주요 석탄 항구의 움직임이 제재 이전 수준으로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과 인접한 신의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관측됐습니다. 석탄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차량 통행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함지하 기자입니다.
압록강을 사이로 중국 단둥과 맞닿아 있는 신의주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곳곳에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쌓인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VOA가 지난해 11월28일과 10월24일, 10월5일 촬영돼 ‘구글어스’에 공개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의주 시내를 중심으로 많은 양의 석탄이 적재된 곳은 최소 5곳에 달했습니다.
가장 최신인 11월 위성사진에는 이들 야적장 중 한 곳에서 덤프 트럭들이 화물칸에 실린 석탄을 쏟아내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또 각기 다른 시점에 촬영된 위성사진마다 야적된 석탄의 양이 변화하는 모습이 관측돼, 이 일대에서 최근 몇 개월 간 석탄이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석탄은 기차가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야적장과, 선박이 바로 정박할 수 있는 항구 옆에도 쌓여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지난 2017년 6월 촬영된 위성사진과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당시에는 석탄이 쌓인 곳이 한 곳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움직임으로 해석할 만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산 석탄에 대한 수출 상한선 규정에 맞춰 중국 정부가 북한 석탄의 전면적인 수입 금지를 발효한 시기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2018년에도 이어졌지만, 지난해 10월부터는 석탄이 야적된 지점이 많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들어 남포와 송림 등 주요 석탄 항구에서는 항구는 물론 주변 야적장에서도 석탄과 관련된 움직임이 활발한 것이 포착됐었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불과 수 백m 떨어진 신의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특히 신의주에는 항구에 하얀 포대로 보이는 물체가 가득 실린 선박이 정박해 있었고, 그 옆 항구에는 이 선박에 적재 혹은 하역 중인 포대들이 있었습니다.
또 모래 혹은 같은 색상의 광물이 선박에 실리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모래를 포함한 북한의 모든 광물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른 금수품입니다.
그밖에 중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컨테이너 트럭들의 행렬도 주목됩니다.
지난해 11월 사진에서는 컨테이너 트럭들이 다리 앞에 엉켜 있는 모습이 관측됐는데, 시내까지 이어진 차량들을 합치면 그 숫자만 최소 50여대에 이릅니다.
이런 모습은 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과 2017년에 자주 포착됐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근래 들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제재 이행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중 접경 지역에서 이뤄지는 밀수 등 제재 회피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렉슨 전 차관보] “Unless we are willing to go to a lot of effort and expense to shut down the Korea-China border...”
북-중, 북-러 접경 지역에서의 육로 차단을 위해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이지 않는 한 제재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겁니다.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도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협력하고 있다며, 중국 쪽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하면 대북 제재는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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