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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합의 제한 안 지킬 것"…이라크 의회, 미군 철수 결의안 의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부쉐르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하고 있다. (자료사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부쉐르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 정부가 포괄적공동행동계획, 즉 이란 핵 합의에서 정한 핵 계획에 대한 동결 규정을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 의회가 외국 군대에 이라크를 떠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 한 나라 두 국회의장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핵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정부는 5일, 핵 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정부는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는 곧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국영방송도 이제 이란은 핵 계획 가동에 있어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는 이란과 서방 세계가 맺은 국제 협약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정식 명칭은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으로, 이란이 지난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맺은 합의입니다.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측은 이란에 가했던 경제 제재를 풀거나 완화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요. 세부 내용을 보면, 우선 이란의 모든 핵 활동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면 사찰을 수용하고요. 또 이란이 가지고 있는 2만여 개의 원심분리기를 5천 개 수준으로 줄이고 농축 우라늄 비축량도 98%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이 지난 2018년에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핵 합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란이 핵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탈퇴했고요. 이에 따라 원유 금수를 포함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그러자 이란은 여기에 반발해 핵 합의 폐기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란은 지난해 5월, 1단계 조치로 핵 합의에서 규정한 우라늄 저장량 한도 300kg을 넘어선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포르도 핵 시설’에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4단계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이란이 이번에 핵 개발 제재와 관련해 다섯 번째 조처를 취한 건데 사실상 핵 합의 탈퇴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게 해석됩니다. 이란 언론은 이번 핵 합의 이행 감축 조처가 5단계이자 사실상 마지막 단계라고 보도하고 있는데요. 유럽 정상들은 이 같은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 이란이 핵 합의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이란이 핵 합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유럽이 핵 합의 내용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비난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유럽이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이란에 대한 약속을 이행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불만을 표출해 왔는데요. 게다가 지난 3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인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자 핵 합의 내용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겁니다.

진행자) 이란에선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도 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엥겔랍 광장에는 수백만 명의 인파가 모인 가운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장례식은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 됐습니다.

진행자) 장례식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이날 장례식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이란이 미국에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딸도 추모사에서 “중동에 있는 미군의 가족은 곧 그들의 자식이 죽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며 중동에 주둔하고 미군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이날 현장에 모인 인파 역시 “미국에 죽음을”, “복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이란인들은 미군의 공습에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데, 미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지난 주말 미국의 주요 방송사들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미군의 공습은 올바른 결정이자 합법적이었다고 옹호했습니다.

폼페오 장관 "솔레이마니 제거하지 않았다면 더 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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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장관은 미국 측의 정보 분석은 정확했다며 솔레이마니가 지속적으로 테러를 기획하도록 놔두면 위협을 키우기만 할 뿐이므로 그를 제거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봤다는 겁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한 솔레이마니 제거로 세계가 더 안전한 장소가 됐다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국에 보복을 할 경우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인터넷 트위터에 이란이 미국 시설들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 미국은 이란 다른 목표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에 대해 이란이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을 주장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미 이란에 매우 중요한 52곳의 목표물을 선정해 놓았고, 이란이 미국을 공격하면 매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이들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반격 대상에 이란 문화재가 포함돼 있다는 비판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문화 유적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하지만 폼페오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화유산을 공격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며 모든 목표물은 합법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는 모습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는데요. 새해가 돼서도 첫날인 1일부터 미군의 카타이브 헤즈볼라 군사 시설 공습에 대한 격렬한 반미 시위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에서 열렸습니다. 이어 미군이 이란의 주요 군 인사까지 제거하면서 이른바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더군다나 이란 쪽에선 이란의 보복 행위에 미국이 대응할 경우 미국의 우방인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국제 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라크 의회가 5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라크에 주둔 중인 외국군대를 철수시키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라크 의회가 5일 긴급회의를 열어 이라크에 주둔 중인 외국군대를 철수시키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라크 의회가 외국 군대를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 의회가 5일 긴급회의를 열고, 미군을 포함한 외국 군대가 이라크에서 떠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 결의안은 이라크 정부가 이라크 영토 내 외국 군대의 주둔을 끝내도록 하며, 외국 군대가 자국의 영토와 영공, 영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의회 결의안이 채택됐으면 외국 국대가 즉시 다 떠나야 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이라크 의회의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는데요. 앞서 이라크 정부는 수도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이라크에 대한 주권 침해라고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으로 미국과 이라크도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임시 총리는 이날(5일) 의회에서 이라크와 미국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지고 신뢰 관계가 깨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라크 의회의 이 같은 결정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의회의 표결에 실망을 표하고 이라크 지도자들이 양국의 경제적, 안보적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해 결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미군은 이라크에서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를 격퇴하기 위해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5천200명이 12개 군기지 주둔하면서 IS 격퇴와 대테러 업무와 이라크 군을 훈련하는 임무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밝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5일 기자들에게 이라크가 미국인들을 강제로 내쫓는다면, 이제껏 본 적 없는 수준의 매우 큰 제재를 이란에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라크에 있는 미군의 공군기지는 자신이 취임하기 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지었다며, 이라크 정부가 기지 건설비용을 갚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라크 일반 국민들은 미군 주둔을 원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이라크 국민들은 미군이 계속 주둔하길 원할 것이라는 데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의회는 외국 군대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냈는데, 미국 의회에서도 전쟁 관련 결의안이 추진중이라고요?

기자) 미 상원 외교위원회소속인 민주당의 팀 케인 의원은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추가적인 적대 행위를 고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습니다. 군사력 사용에 대한 의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데요. 하지만 공화당이 과반인 상원에서 해당 결의안이 가결될지는 불투명합니다. 하원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있는데요.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5일 하원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 정부가 헌법이 부여한 의회의 전쟁 권한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주 팀 케인 상원의원이 제출한 것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표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6일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6일 카라카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 두 명의 국회의장이 선출되는 상황이 벌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5일, 1년 임기의 새 국회의장을 선출했는데요. 여당 소속의 루이스 파라 의원이 새 의장으로 뽑혔습니다. 그런데 이날 투표가 야당 의원들이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야당 의원들이 왜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겁니까?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후안 과이도 의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수도 카라카스의 의사당 건물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이들의 출입을 막은 겁니다. 파라 의원은 국회 의원 정수 167표 가운데 81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승리를 선언했고요. 마두로 대통령도 국회가 새 의장을 뽑았다고 밝히며 새로운 국회 의장 선출을 알렸습니다.

진행자) 국회 건물에 들어가지 못한 야당 의원들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야권은 이번 사태를 마두로 정권의 ‘의회 쿠데타’라고 비난했습니다. 국회 건물 진입에 실패한 과이도 의장과 야당 의원들은 이후 베네수엘라에 유일하게 남은 반정부 신문인 ‘엘나시오날’ 본사에 모여 자체적으로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이 투표에서는 100명이 과이도 의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진행자) 과이도 의장은 어떤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과이도 의장은 “우리는 독재정권을 다시 한번 물리쳤다, 독재정권의 야심을 압도적으로 패배시켰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베네수엘라에선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해 1월 5일 1년 임기의 국회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이후 우파 야권이 장악한 베네수엘라 국회는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강탈했다”라고 규정했고요. 1월 23일,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2018년 대선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 유고 시 국회의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헌법에 따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고 자처했습니다. 이후 1년간 베네수엘라는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극도로 분열된 양상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제는 또 한 나라 두 국회의장이 됐는데,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를 받으며 신임 국회 의장을 선언한 파라 의원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파라 의원은 과이도 의장과는 소속 당이 다르지만, 원래 야당 의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에 등을 돌렸고요. 친 마두로 인사와 관련 있는 부패에 연루돼 당에서 제명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에서는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쪽이 우세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약 60개국이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36세의 젊은 정치인인 과이도 의장은 지난 1년간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고요. 지난해 4월에는 군사 봉기를 시도했지만, 군부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서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와 야권의 지지에 힘입어 의장 연임에 도전했는데요. 새 의장 선출을 앞두고 야권은 마두로 정권이 방해 공작을 펼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나라들도 있습니까?

기자) 네, 마두로 정권은 러시아와 중국, 쿠바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마두로 정권은 현재 베네수엘라 군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5일, 국회 의장 연임에 성공한 과이도 의장을 축하했습니다. 반면,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회의 의지를 부정하려 한 마두로 전 정권의 실패한 노력에 대해선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계속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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