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지구촌이 다채로운 행사로 2020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각국 정상들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에서 새해 첫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관련 내용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구촌도 다채로운 행사로 새해를 맞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낸 지구촌은 새로운 기대 속에 2020년을 맞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은 남태평양 사모아에서는 불꽃놀이로 새해를 알렸는데요. 하지만 사모아는 지난해 홍역으로 5살 미만 어린이 80여 명이 사망하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로 예년보다 차분하게 새해를 맞았습니다. 또 호주에서는 시드니항의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놀이에 100만 명 이상 인파가 모였는데요. 올해는 산불 사태를 고려해 불꽃놀이를 중단하자는 여론도 있었지만, 예정대로 진행됐고요. 지난해 9월에 시작된 산불은 새해 첫날까지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아시아 쪽 풍경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한국은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대규모 무인기, 드론 쇼가 펼쳐졌고요. 일본에서는 전국 사찰과 사당에 많은 인파가 모였는데요. 특히 올해 7월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시위 가운데 새해를 맞은 지역도 있다고요?
기자) 네, 범죄인 인도조약, 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로 7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는 홍콩에서는 새해 첫날부터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또한, 매년 많은 사람이 몰리던 ‘새해맞이 불꽃놀이’도 올해는 안전을 이유로 취소됐습니다.
진행자) 유럽은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기자) 프랑스에서는 연금개편을 반대하는 총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심지의 대중교통이 거의 마비됐지만, 수도 파리에 새해맞이 관광객들이 모여들었고요. 영국은 런던의 명물인 ‘런던아이’ 대관람차를 배경으로 불꽃놀이가 열렸습니다. 한편, 새해가 다른, 이슬람력을 따르는 중동 국가들도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에서는 올해도 세계 최대의 불꽃 쇼가 펼쳐졌습니다.
진행자) 새해가 되면 각국 정상들이 신년사를 내놓지 않습니까? 주요국의 신년사 내용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먼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협 신년 다과회 연설을 통해 일국양제와 홍콩의 번영을 수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또 ‘하나의 중국’ 원칙과 더불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92 공식’을 언급하면서 타이완과의 관계에 있어 평화적인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측은 이 같은 신년사 내용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1일 신년 담화에서 시 주석의 ‘일국양제’ 타이완 방안 발언에 대해 굴복할 수 없다며 “일국양제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홍콩의 예를 들며 “홍콩 사례는 우리에게 일국양제가 절대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본도 신년사가 나왔군요?
기자) 네, 아베 신조 일보 총리는 신년사에서 개혁을 진행할 것이고 개혁의 선두에 있는 것이 헌법개정이라며 개헌을 추진할 의지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유럽 정상들의 신년사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달 말 예정된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존슨 총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새 정부의 주요 정책을 설명하면서 브렉시트를 통해 영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며 단결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국민 개개인의 꿈과 계획은 러시아의 계획과 분리될 수 없다며, 국민의 단결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신년사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1일에도 이라크에서 반미 시위가 계속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미국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이라크 군경이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는데요. 일부 시위대는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벌인 데 이어 1일에도 대사관 앞에서 연좌 농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시위가 더 격화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시위대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지지자들로, 연좌 농성을 시작한 사람들은 시위대 가운데 일부에 불과합니다. 애초에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때 까지 대사관 앞을 떠나지 않겠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시위대는 1일 오후 대사관 앞을 떠나 인근 호텔에 새로운 시위 본부를 차렸습니다.
진행자) 반미 시위가 시작된 배경이 뭡니까?
기자) 미국이 지난달 29일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카타이브 헤즈볼라’ 군사 시설 5곳에 공습을 단행한 데 따른 겁니다. 시아파 이라크인들로 구성된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 조직인데요. 미국 정부는 카타이브 헤즈볼라를 이란의 대리군으로 보고 있고요. 최근 이라크 정부군 기지에 대한 잦은 공격의 배후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런 미군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31일, 시위대가 미 대사관 앞에 모여 반미 구호를 외치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시위를 벌였고요. 시위가 과열되면서 수십 명이 5m 높이의 대사관 철문을 부수고 공관 안쪽으로 진입해 입구 부분에서 불을 질렀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사관은 여러 외겹으로 둘러싸여 있고, 철문도 여러 차례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시위대가 본관까지는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번 공격 배후라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인터넷 트위터에 “이란은 미국 내 어느 시설에서든 인명 손실이나 피해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것은 경고가 아니라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란에 대해 군사적 조처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원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도 예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자신은 평화를 좋아하고, 이란 역시 전쟁을 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인터넷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이라크 총리실은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군의 시아파 민병대 폭격에 대한 불만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편, 미 국방부는 이라크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병력을 파견할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제82 공정사단 산하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보병대대 배치를 승인했다"라며 "IRF와는 별개로 다른 병력도 며칠 안에 배치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이번 파병 결정은 바그다드의 미국인 직원들과 시설에 대한 위협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적절하고 예방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추가 병력이 얼마나 파견되는 겁니까?
기자) 750명이 일단 쿠웨이트에 주둔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며칠 안에 4천 명 정도 병력을 이 지역으로 추가 파병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이라크에는 5천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면서 현지 군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새해 첫날, 지구촌 대부분 나라는 화려한 불꽃놀이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했지만, 홍콩에서는 새해 첫날에도 시위가 이어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 시작된 홍콩 민주화 시위가 해를 넘겨서도 이어졌습니다. 1월 1일 홍콩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대규모 도심 시위가 또 벌어졌는데요.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였지만, 이후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폭력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해가 바뀌어도 시위대 요구 사항은 변함이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은 빅토리아 공원에서 집회를 가진 후 도심을 행진하면서 홍콩 정부에 5대 요구 사항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안 공식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사람들의 조건 없는 석방,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내걸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날 시위에는 지난해 말 선거에서 승리한 의원들도 함께했다고요?
기자) 네, 지난해 11월 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는데요. 임기 첫날이기도 한 1일,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이 도심 행진에 동참했습니다. 구의원에 당선된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대표는 홍콩 정부가 새해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탄압을 시작했지만, 의원들은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시위대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부 구의원들은 시위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시위 중에 폭력 사태는 어떻게 발생한 겁니까?
기자) 일부 시위대가 완차이 지역에 있는 HSBC은행 지점에 있는 현금인출기와 유리창 등을 파손했습니다. 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11월 HSBC은행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모금 활동을 해온 ‘스파크 얼라이언스’의 계좌를 정지했는데요. 이후 HSBC은행은 시위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에선 시위로 인해 매년 진행된 새해맞이 불꽃놀이도 취소됐다고요?
기자) 네, 홍콩의 새해맞이 불꽃놀이는 홍콩의 주요 관광 상품인데요. 올해는 불꽃놀이 행사가 없는 대신 시위대가 주요 도심을 막아섰고요. 또 사람들은 1일 0시가 되기까지 숫자를 세는 대신, “2020년에도 함께 싸워나가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새해를 맞았습니다. 이후 밤새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고요.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며 대응하면서 일부 시위대가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신년사에서 일국양제와 홍콩의 번영을 수호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홍콩 시위대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번영을 가져오기보다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억압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의 이런 주장을 일축하면서 서방 세계가 홍콩의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홍콩의 시위사태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로이터 통신이 ‘홍콩여론연구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홍콩 주민 가운데 59%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7개월 전만 해도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최근 몇 달간 시위가 폭력 양상을 보이면서 아시아 금융 중심지라는 홍콩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시위대는 2020년에도 계속 시위를 이어갈 뜻을 밝힌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편 새해를 앞둔 지난달 31일, 세계 18개국의 정치인 등 저명인사 40명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공개서한은 홍콩 정부가 홍콩 주민의 고충을 해결해 나가며 현 위기를 타개할 진정성 있는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