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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비건 방중, 북한 도발에 대한 서로의 속내 알아보려는 목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한국의 전문가들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중국 방문에 대해,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대북 제재 이탈을 막는 것도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일본에 이어 19일 중국을 방문하는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베이징에서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박병광 책임연구위원은 비건 대표의 이번 방중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역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관리하는 것은 미-중 두 나라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미-중 양국이 북한 도발에 대한 서로의 의도와 속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박병광 책임연구위원] “일단 중국에 가서 중국이 이 정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들어야죠. 정말 북한이 도발 쪽으로 갈 것인지 의견을 청취하고 거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들어야 하고 그 다음에 그럼 어떻게 할 것이냐를 이야기해야죠. 그러니까 만나는 거죠, 서로 어느 부분에서 필요가 맞아떨어지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중국도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고 하면 미국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묵인하고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대북 압박, 안보리 제재로 갈 것인가…”

박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방중 이후 어렵게 회복된 북-중 관계가 정상궤도에 들어선 현 상황에서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 중국은 미-북 사이에서 선택의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비건 대표의 방중이 제재의 구멍을 막기 위한 외교 활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윤덕민 교수] “중국, 러시아는 오히려 제재를 완화하라는 거 아닙니까? 제재 때문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까 단도리를 해야겠죠. 한국도 그렇고 중국, 러시아가 북한이 도발을 했을 경우 제재를 훨씬 더 강화할 것이고 그땐 북한이 다 책임져야 한다는 틀을 만들어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하는 (미국이) 외교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북한이 도발했을 경우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을 통해 내보내려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의 의도는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하는,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릅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입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결국 레드라인이 ICBM이니까 그걸 발사하지 않는 선에서 요청은 하겠죠. 근데 북한의 ICBM 발사는 중국도 결코 원하지 않거든요. 제재 관련해서는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요. ICBM은 중국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기를 바라니까 충분히 협력할 수 있죠. ICBM에 대해서는 미-중이 같은 생각이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미-중 간 협력이 북한에 보이지 않는 큰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이 중국에 외교적인 협조를 구하는 모양새지만, 미국도 함부로 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것을 중국에 확실히 밝힌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입니다.

특히 미국과 북한 모두 협상판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는 만큼, 중국이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수 교수] “북한과 미국이 강 대 강으로 파국으로 가려고 하지는 않아요. 둘 다 싸워서 코피 터지지 않는다면 중국으로서는 할 일이 많이 있죠. 둘이 대화가 안되는데 강대 강으로 파국으로 가긴 싫다는 것을 중국이 알아차렸다면 중재를 하란 이야기죠. 북-미간 양자로서 긴장이 고조될 때는 젓가락을 하나 더 놓아서 긴장의 수준을 낮추는 게 외교 정공법이죠.”

김 교수는 이같은 역할을 사실 한국이 해야 한다며, 북한이 한국 측 가치를 낮게 떨어뜨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역할의 존재 가치가 없으니 비건 대표가 중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와 6자회담 부활 등이 담긴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며, 미-북 간 대화를 유지해 긴장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즉답 대신 남북 철도와 도로 협력은 비상업적 공공인프라 사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18일 철도-도로 협력은 사전에 대북제재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추진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다만 지금은 미-북 간 대화 재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상민 대변인] “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서 비핵화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한국 정부는 이를 위해서 필요한 노력을 다해 나간다는 그런 방침이라는 점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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