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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한국 정부, 북한 선원 송환에 사법절차 준수 안 해”


판문점에서 남북한 병사들이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남측으로 온 북한 선원들을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송환했다고 확인했다.

한국 정부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북한 선원 2명의 강제추방과 관련해 국민의 안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한국 정부가 국제법과 국내법 등 사법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국제사회가 지적하는 법률적 근거들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이번 상황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계속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과 휴먼 라이츠 워치, 세계기독교연대(CSW) 등 수 십 개 인권단체가 단독, 혹은 공동으로 우려 성명을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 데이비드 앨튼 영국 상원의원, 데이비드 킬고어 전 캐나다 외교부 아시아 담당 국무상(차관급), 호주 대법관을 지낸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 등도 단체들의 성명 혹은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지적하는 핵심적인 문제는 뭔가요?

기자) 한국 정부가 국제법과 국내법을 모두 위반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게 한국이 당사국인 유엔 고문방지협약입니다. 협약 3조는 어떤 당사국도 고문받을 위험이 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는 다른 나라로 개인을 추방, 송환 또는 인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비준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도 비슷한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으로 가면 고문이나 처형을 당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추방하지 말아야 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의 최종보고서와 최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 결의안 등은 모두 북한 정권이 송환된 자국민들에게 고문과 살인 등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앨튼 영국 상원의원은 이 때문에 북한 선원 북송은 “베를린 장벽 넘어 명백한 죽음으로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국제 난민법 위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난민을 박해가 우려되는 나라로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사법 절차를 통해 유죄 판결이 날 때까지 피고인을 무죄로 추정하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어겼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진행자) 살인범 등 비정치적 중범죄자는 국제 난민법 적용 대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휴먼 라이츠 워치는 난민이든 아니든 국제 인권법은 그 누구도 실질적인 고문의 위험이 있는 곳으로 송환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난민법 3조도 이런 국제협약에 근거해 대상자에게 인도적 보호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절대적 금지에 기초하기 때문에, 당사자가 범죄자든 아니든 상관없이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국내법도 위반했다고 했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기자) 한국 헌법 위반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한국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한 헌법 3조에 따라 탈북민을 한국 국민으로 판단해 왔습니다. 따라서 북한 선원 2명도 북송 대신 한국의 사법 절차에 따라 기소하고 판결했어야 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사법부가 아닌 한국 정부가 이들의 범죄 여부와 망명 의사를 독단적으로 판단해 북송시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이들의 권리를 박탈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한국 통일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협, 그리고 흉악범죄자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 협의에 따라 추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 보고에서 선원들이 “망명의향서를 작성했지만 (남하) 동기와 준비 과정,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망명 의사에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밝혔습니다. 또 흉악범이라는 근거가 명백했기 때문에 추방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법적 근거보다는 한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흉악범으로 판단한 선원들을 송환했다는 설명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명백히 국제협약을 위반했다며, 탈북민 강제송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에 송환된 선원 2명의 안전과 권리 보장, 생사 확인, 이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북한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북한 선원 2명을 북송한 데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법률적 문제들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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