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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리기후변화협정 공식 탈퇴 통보...이란 핵합의 감축 4단계 조처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켄터키 주 렉싱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켄터키 주 렉싱턴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위한 공식절차에 돌입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낮추는 4단계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적인 석유 수요 감소를 예상하며 석유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위한 공식절차에 들어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4일, 유엔에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다고 공식 통보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4일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이날을 기해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전에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왜 이제 다시 탈퇴한다고 말하는 겁니까?

기자) 파리기후변화협정 규정에 따라 전에는 탈퇴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난 2016년 11월 4일 발효됐는데요. 이 협정에 따르면 어떤 가입국도 첫 3년 동안은 탈퇴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2019년 11월 4일은 협정 발효 3년째가 되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탈퇴가 가능해지자마자 유엔에 탈퇴를 통보하는 것으로 공식 탈퇴 절차에 들어간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탈퇴를 통보한다고 해서 또 바로 탈퇴가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종 탈퇴까지는 1년이 더 걸리게 되는데요. 모든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나면 미국은 내년 11월 4일,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완전히 탈퇴하게 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3일 바로 다음 날입니다.

진행자)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공약의 하나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대선 공약의 하나로 내세워왔고요. 주요 정책 목표로 삼아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지구온난화 현상은 과장된 허구라면서, 이에 관한 대응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미국 정부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도 직접 발표했었죠?

기자) 네, 지난 2017년 6월 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할 거라고 직접 선언했는데요. 대통령으로서 미국민의 삶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없다면서 미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은 미국에 불이익만 가져다준다면서,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는 대신, 미국과 국민에 도움이 되는 더 좋은 조건의 새 협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파리기후협정, 지난 2015년에 체결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5년 12월 파리에서 체결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정입니다. 기존의 유엔기후변화협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한 건데요. 미국과 187개국이 참여해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참여했다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국제 협정입니다.

진행자) 협정의 내용이 뭔가요?

기자)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정도를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고, 더 나아가 섭씨 1.5도가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이 협정을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한국 인천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총회에서는 '섭씨 1.5도 특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를 의제로 확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 전임인 오바마 행정부는 이 파리기후변화 협정을 강력히 추진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2015년 채택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당시의 26%에서 최대 28%, 즉 2005년 수준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의 이같은 결정을 이행하려면, 수조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며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주장하며 협정 탈퇴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낸시 펠로시 미 연방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팔아버리는 재앙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미래를 포기했다며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반면 공화당 쪽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게리 팔머 하원의원은 "실제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불필요하고 부담스러운 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할 적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를 환영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5일 테헤란 서부 파디스 테크 파크의 아자디 혁신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5일 테헤란 서부 파디스 테크 파크의 아자디 혁신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더 낮추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5일, 이란의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더 낮추는 4단계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된 연설에서, 6일부터 새로운 조처에 들어간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실행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6일부터 '포르도' 핵 시설에 있는 1천여 개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육불화우라늄 기체를 주입하라고 원자력청에 지시했다는 겁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는 미국이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또 다른 핵 합의 당사국들인 유럽 국가들이 핵 합의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데 따른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라늄 기체를 주입하는 건 이란 핵 합의 위반 사항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이 미국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과 지난 2015년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즉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은 나탄즈로 제한되어 있고요. 포르도 핵 시설에서는 이런 우라늄 농축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포르도 핵 시설이 전 세계에 공개된 게 불과 10년 전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포르도는 이란 중부 테헤란 남쪽 산악지대 지하에 있는데요. 이란은 지난 2009년에야 서방 국가들의 압력 속에 이 포르도 핵 시설의 존재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포르도는 3천 개 가까운 핵연료봉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포르도 핵 시설은 이란 핵 합의에 따라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포르도와 그곳의 원심분리기들에 대한 그들의 민감함을 알고 있다"면서 포르도에서 다시 핵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는 포르도 핵 시설의 원심분리기 모델도 제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포르도 핵 시설의 원심분리기는 1천44개로 초기 모델인 IR-1형입니다. 이들 원심분리기에는 우라늄 기체를 주입하면 안되고, 또 2031년까지는 농축 관련 활동이나 연구 개발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은 가동하고 있는 신형 원심분리기의 수도 늘렸다고요.

기자) 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이 전날(4일), IR-1보다 성능이 더 좋은 IR-6형 원심분리기를 30기에서 60기로 늘리고 우라늄 기체를 주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저농축 우라늄 생산량이 하루 450g에서 5kg으로 늘었다고 말했는데요. 이란은 현재 약 500kg의 저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핵 합의는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 보유량을 300kg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과 살레히 청장 모두 구체적인 우라늄 활동 장소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살레히 청장은 또 이란 과학자들이 IR-1보다 50배나 더 빠른 IR-9형도 시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그동안 단계별로 이란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낮추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한 지 1년 만인 지난 5월 1단계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농축우라늄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이행했고요. 또 2단계 조처로 지난 7월 초, 우라늄 농축의 상한선을 높여 4.5%까지 올렸습니다. 핵 합의 규정은 3.67%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9월에 또다시 3단계 조처를 발표했죠?

기자) 맞습니다. 핵 합의에서 제한하고 있는 원심분리기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고요. 핵 합의 국가들인 유럽이 핵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4단계 조처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란은 유럽과 핵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란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란과의 핵 합의 탈퇴 후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는데요. 특히 이란의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전면 봉쇄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적인 석유 수요 감소를 예상하며 석유 생산량을 줄일 계획을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OPEC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2019 세계 석유 전망(World Oil Outlook)’ 회의를 갖고 관련 보고서를 5일 내놓았는데요. 앞으로 5년 후 그러니까 오는 2024년까지 OPEC 회원국의 1일 원유 생산량이 3천28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19년 현재 OPEC 회원국의 1일 생산량은 3천500만 배럴입니다.

진행자) OPEC이 석유 생산량을 줄이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미국 등 OECD 가입국은 아니지만, 주요 산유국인 나라들에서 원유 생산이 활발해지는 데 따른 영향입니다. 또한,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환경 문제가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대체 에너지 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인데요. OPEC은 이런 추세에 따라 중, 장기 국제 원유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OPEC은 전 세계 석유 공급에 큰 영향을 끼치는 기구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OPEC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의 산유국들이 서방의 유가 정책에 대항해 1960년 설립한 국제기구입니다. 이라크와 이란 등 14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고요. OPEC 회원국들이 현재 생산하는 원유는 전 세계 원유 생산의 거의 1/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OPEC의 원유 생산이 최근 몇 년간 계속 감소해 왔다고요?

기자) 네, OEPC 비회원 국가들이 석유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석유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석유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비회원국의 석유 생산은 앞으로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미국에 제재를 가하면서 OPEC의 석유 생산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석유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셰일 채굴이 본격화되면서 그런 건데요. ‘셰일’은 진흙이 뭉쳐져서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으로 과거에는 채굴 비용이 많이 들어서 셰일 석유가 경제성이 없다고 여겨졌지만, 강력한 수압을 이용한 채굴 방식이 개발됐고요. 거기다 미국 행정부가 에너지 자급을 강조하면서 석유 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OPEC 보고서는 현재 1천200만 배럴인 미국의 1일 원유 생산량이 2024년에는 1천700만 배럴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전 세계 석유 수요량은 어느 정도로 예측됐습니까?

기자) 보고서는 오는 2023년에는 1일 석유 수요가 약 1억4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지난해 전망치보다 50만 배럴 정도 줄어든 겁니다. 그리고 오는 2040년에는 1억1천6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 역시 작년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국제적인 석유 수요가 늘긴 하겠지만, 증가세는 좀 주춤해진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에너지 효율성의 증가 또 대체 에너지 사용이 늘어나면서 석유 수요가 예전만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화가 진행 중인 국가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석유 수요도 2020년 이후에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특히 전기를 동력으로 삼는 전기차의 보급이 석유 소비 감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OPEC 의 미래도 어둡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OPEC은 보고서에서 풍부한 매장량과 비교적 저렴한 채굴 비용 등으로 앞으로도 몇십 년 간 석유 생산은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OPEC은 전 세계 석유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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