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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세안 정상회의 2년째 불참...이란, 대규모 반미집회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을 엇갈려 잡은 각국 정상들. 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태국 방콕에서 제35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란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40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도 뉴델리의 대기 질 지수(AQI)가 3년 만에 최악을 기록하는 등 인도 북부 수도권의 대기 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관련 소식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아세안 정상회의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태국 방콕에서 1일부터 4일까지 제35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렸습니다. 아세안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아세안 관련국 정상회의(ASEAN Summit Related Summit)'도 열렸고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등 주요 국가들과의 단독, 또는 확대 정상회의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아세안은 그동안 회원국만의 범주를 넘어, 주요 국가들을 초대하며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왔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습니다. 대신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을 특사로 파견했는데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아닌 국가안보보좌관을 보낸 것에 대해 아세안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 관리들 중에서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가장 고위급 관료입니다.

진행자) 아세안과 미국 간 정상회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아세안 7개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과의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지금까지 아세안과 미국 간 정상회의는 대개 대통령, 또는 총리들로 진행됐었는데요. 올해 회의는 주최국인 태국과 베트남, 라오스 등 이른바 '트로이카' 3개국 정상들만 참석하고, 나머지 7개 회원국은 외무장관을 보냈습니다. 아세안의 한 장관은 각국 정상은 자신들의 격에 맞는 상대방과 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러한 비판에 대해 미국 측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로스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년 연속 불참하며 아세안 국가들을 경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지역과의 관계를 최우선적으로 두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과 미국 정상회의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로버트 오브라이언 특사는 아세안 회원국 지도자들에게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로 주변국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오브라이언 특사는 또 중국은 위협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이 남중국해 일대에 매장된 2조5천억 달러 가치의 원유와 가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브라이언 특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보냈는지요?

기자) 네, 오브라이언 특사가 아세안 정상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서한을 대독했는데요. 이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분기 미국에서 특별한 정상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면서 아세안 지도자들을 초대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 다소 힘이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긴 한데요. 어떤 중요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무엇보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문제와 남중국해 충돌 방지를 위한 행동준칙(COC) 등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중국과 아세안은 COC를 2년 안에 마련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RCEP는 중국이 아세안 10개 회원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 지역 16개국을 상대로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인데요. 만약 성사되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이 출범하게 됩니다.

진행자) 지금 RCEP는 7년째 협상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세안 지도자들은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거의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내년 1월, 16개국이 모두 서명에 참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인도가 RCEP 규정 중 인도의 기본관세 등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15개국은 4일, 일단 인도를 제외하고 협정 타결을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인도는 RCEP에서 빠지는 것입니까?

기자) 당초 인도는 좀 더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4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말을 인용해 인도가 RCEP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인도가 RCEP에 동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적었는데요. 그러면서 현재의 RCEP 합의 형태로는 RCEP의 원칙과 기본 정신을 충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인도의 최우선 현안과 우려도 다루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는 RCEP 체결로 값싼 중국산 제품이 인도로 쏟아져 들어올 것을 우려하며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매우 악화해 있는데요.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정상 간 회담은 있었습니까?

기자) 양국 간에 공식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아세안+한·중·일', 줄여서 'ASEAN plus Three (APT)'라고도 하는데요. 4일, 이 회의에 앞서 약 10분간 단독으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한국 청와대 측은 두 정상이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경색된 관계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습니다.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시위가 열렸다.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주이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을 맞아 대규모 반미 시위가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에서 대규모 반미 시위가 벌어졌군요.

기자) 네, 이란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4일, 대규모 반미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란 주재 미국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을 기념하는 시위였는데요. 수천 명의 시위대는 이날 사건 현장인 옛 미국 대사관 터 앞 도로를 점거하고 반미 구호를 외쳤습니다.

진행자) 이란군 총사령관도 집회에 참석했다고요.

기자) 네,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총사령관은 테헤란 집회에 참석해 미국과의 갈등은 이란의 핵과 미사일 때문이 아니라, 이란이 굴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한 결사항전의 태도를 강조했는데요.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반미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진행자) 테헤란 미 대사관 점거 사건, 무려 1년 넘게 인질극을 벌이면서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한 사건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이란 관계는 1979년 이전까지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란에서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고 친미정권인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면서 나빠지기 시작했는데요. 같은 해 11월 4일, 이란 급진 대학생들이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기습해 대사관 직원 52명을 444일간이나 인질로 잡으면서 양국의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은 단교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듬해인 1980년 미국은 이란과 단교하면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부과했는데요. 이후 양국 관계는 오바마 행정부 들어와 다소 완화했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 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현재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페르시아어 방송이 보도한 이라크 시위 현장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이라크인들이 이라크 시아파 성지인 카발라시에 있는 이란 영사관 앞에서 화염병과 벽돌을 던지며 시위하는 영상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시위대는 이란 영사관 앞에서 '이란인들은 물러나라', '카발라는 이라크의 성지다'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란은 시아파의 맹주로, 역시 시아파 국가인 이라크에서 최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 정부가 이날에 맞춰 또 새로운 발표를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정부가 4일, 고성능 원심분리기의 가동을 배로 늘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이 이날 국영 TV에 나와, 신형 원심분리기 IR-6 가동을 현 30개에서 60개로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되면 이란 핵 합의를 위반하게 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과 핵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있어 IR-1형 원심분리기 약 5천 기만 사용하게 돼 있는데요. 'AP' 통신은 이로써 이란은 이란 핵 합의에서 한 걸음 더 멀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살레히 청장은 또, 이란의 과학자들이 기존 IR-1 원심분리기보다 50배나 빠른 IR-9 원심분리기 원형도 시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 정부가 4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미 재무부는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 40주년인 4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연계된 개인 9명과 1개의 기관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오른 사람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아들 중 한 명과 비서실장, 이란 사법부 수장 등입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들이 ​폭탄테러와 고문, 살해, 민간인 탄압 등과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일 인도 뉴델리 도심에 스모그가 휩싸였다.
3일 인도 뉴델리 도심에 스모그가 휩싸였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인도 북부 수도권의 대기 오염이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 지역에 유해한 스모그가 며칠째 짙게 덮이면서 주민들이 호흡곤란과 안질환, 인후통 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인도 중앙공해관리국(CPCB)은 뉴델리의 '대기 질 지수(AQI)'가 3일을 기준으로 494를 기록해 3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전에 가장 높았던 기록은 지난 2016년 11월 6월로 497을 기록했었습니다.

진행자) 대기 질 지수(AQI)가 494면 얼마나 안 좋은 겁니까?

기자) AQI가 50 이하면 공기 질이 좋은 상태를 말하고요. 100 이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하지만 301에서 500 사이는 대기 질을 ‘위험한(hazardous)’ 상태로 간주하고요. 500 이상은 아예 측정기준에서 벗어납니다. 그런데 3일 델리 일부 지역에서는 AQI가 무려 999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좀 나아지고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4일까지 나아지지 않았는데요. 대기오염이 심해져 시야가 나빠지면서 수많은 항공편이 회항하거나 운항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는 3일 인터넷 트위터에 대기 상태가 참을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인도 뉴델리는 세계에서 가장 대기 질이 나쁜 지역으로 손꼽히는 지역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단체들은 특히 이맘때쯤 대기 오염 상태가 더 악화한다고 지적하는데요. 겨울을 앞두고 농부들이 잡목을 없애기 위해 농지에 불을 지르면서 공기 질이 더 나빠진다는 겁니다. 또 지난주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 축제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폭죽을 터뜨린 것도 대기 오염에 악영향을 끼쳤고 거기다 자동차 매연, 건설공사 등 산업 배기가스로 인해 대기 오염이 최악 수준에 달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관계 당국은 어떤 대책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뉴델리시는 지난 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역 내 학생들에게 500만 개의 마스크를 지급했습니다. 또 5일까지 지역 학교와 대학교가 휴교를 하도록 했고요. 차량번호 끝 번호 홀∙짝수에 따라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2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는데요. 차량 2부제는 오는 15일까지 시행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뉴델리 인구는 1천800만 명으로 등록된 차량은 880만 대에 달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기 오염 가운데서도 초미세먼지가 특히 몸에 나쁘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초미세먼지는 호흡기 깊숙이 들어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데요. 델리시의 PM2.5 즉 초미세먼지 농도는 역시나 대기 오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보다 7배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과 심혈관 질환 등으로 사망하는 환자의 3분의 1이 대기 오염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대기 오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인도 국가재난관리국(NDMA)이 델리 시민들에게 몇 가지 대처 방안을 권고했습니다. 우선, 고강도 활동이나 노동을 가능한 줄이고 바깥 활동을 자제할 것, 야외 이동 시 대로변이나 교통체증이 있는 곳을 피하고 비교적 배기가스가 적은 샛길로 다닐 것을 권고했고요. 또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에서 쓰레기 등을 태우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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