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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서면조사 용의...민주대선 주자 3강 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탄핵 조사를 촉발한 ‘내부고발자’가 공화당 측에 서면조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민주당에선 대선 경선 구도가 3강 체제로 굳어져 가면서, 일부 변화가 있었고요. 신규 이민자들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려던 정책이 법원 판결로 제동 걸린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소식입니다. 대통령 탄핵 조사를 불러온내부고발자 공화당 측에 서면조사를 제안했다고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추문’을 제기한 ‘내부고발자’ 측이 탄핵 조사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서면 질의에 답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내부고발자 변호인단의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공화당 측과 이 문제를 놓고 접촉했다면서, 의원들이 질문을 문서로 정리해서 주면 기꺼이 답할 것이라고 3일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제안을 이유가 뭔가요?

기자) 공화당 측이 탄핵 조사를 놓고, 근거 없는 의혹에 기반한 정치공세라고 줄곧 주장해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는 내부고발자를 공화당에서 강하게 비판해왔는데요. 변호인측은 “내부고발자가 된 것이 당파적인 일이 아니고, 탄핵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면 조사 방식으로 공화당의 질문에 답변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이 같은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서면 답변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내부고발자가 직접 나와서 증언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탄핵 소추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요. “서면 답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4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3일)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 내부고발자의 신원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대통령 탄핵 조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하원 정보위, 외교위, 정부감독위가 지금까지 진행한 비공개 청문회의 발언록을 4일, 일부 공개했습니다.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고문을 지낸 마이클 매킨리 전 브라질 대사가 증언한 내용인데요. 애덤 쉬프 정보위원장,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 그리고 정부감독위의 캐럴린 맬러니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제 탄핵조사가 새롭게 공개 절차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지금까지 수집한 증거들을 대중이 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뒀습니다.

진행자) 발언록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나요?

기자) 미국의 외교정책이 “오염(contamination)”된 실태가 이들의 증언에서 강조됐다고 민주당 측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의 측근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정치적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외교가에 “비정상적인 뒷문(irregular back channel)”을 조성하려던 것이 증언에서 드러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탄핵 조사 일정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당분간 비공개 청문회가 계속됩니다. 하지만 원활히 진행되진 않을 것 같은데요. 당장 4일 증언 일정이 잡혀 있던 백악관 관리 4명이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로버트 블레어 대통령 보좌관과, 브라이언 매코맥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천연자원 담당 국장보입니다. 그리고 국가안보위원회(NSC) 법무팀 관계자 2명도 있는데요. 존 아이젠버그 변호사, 마이클 엘리스 변호사입니다.

진행자) 이 사람들이 출석하지 않는 거죠?

기자) 대부분 법률적인 문제를 들었습니다. 행정부인 백악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입법부의 일방적인 출석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는데요. 이들은 모두 공식 소환장을 받았지만, 의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사람들이 출석하지 않는 거죠?

기자) 대부분 법률적인 문제를 들었습니다. 블레어 보좌관의 변호인은 “두 개의 동등한 권력 기구 사이에서 법적 의무행사가 충돌하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CNN 방송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개의 권력 기구 사이에서 법적 의무가 충돌한다는 무슨 뜻입니까?

기자) 미국에서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국가권력이 행정·입법·사법부로 분리돼있는데요. 행정부인 백악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입법부의 일방적인 출석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블레어 보좌관 등은 모두 공식 소환장을 받았지만, 의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4 이후의 탄핵 조사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또 다른 백악관 당국자들의 출석 일자가 이번 주중에 잡혀있는데요.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근무하는 마이클 더피, 러셀 보트 씨 등이 증언하게 돼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 역시 의회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부터), 조 바이든 전 부대통령 그리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지난달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터빌의 오터바인 대학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4차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부터), 조 바이든 전 부대통령 그리고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지난달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웨스터빌의 오터바인 대학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4차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구도가 3 체제로 굳어져 간다고요?

기자) 네. 세 가지 전국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동시에 발표됐는데요. 세 곳 모두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3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차례로 살펴보죠.

기자) 네. 우선 워싱턴포스트와 ABC 공동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28%, 워런 의원이 23%, 샌더스 의원이 17%를 기록했습니다. 이건 민주당원이나 민주당 성향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인데요. 모든 유권자들로 대상을 넓히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27%, 워런 의원이 21%, 샌더스 의원이 19%입니다.

진행자) 다른 곳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 공동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 27%, 워런 의원 23%, 샌더스 의원 19%였습니다. 폭스뉴스 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31%, 워런 의원이 21%, 샌더스 의원이 19%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곳의 여론조사가 순위도 같고, 지지율 수치도 대체로 비슷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서가는 가운데,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이 차례로 뒤따르는 구도가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그 밖의 예비후보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면서 후보 확정 가능성이 작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진행자) 외에, 다른 후보들의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보는 이유는요?

기자) 조사 결과가 나온 3일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정확히 1년 앞둔 날이었습니다. 미국의 대선 국면에서는, 1년 전에는 어느 정도 당내 경선 구도가 정리된다고 보는데요. 이때의 지지율 추이가, 실제 당내 예비투표에 참가할 유권자들의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목 받던 예비후보 중 한 명이 최근 한계를 인정하고, 경선을 포기했습니다.

진행자) 누가 경선을 포기했나요?

기자) 베토 오뤄크 전 하원의원이 1일 대선 도전 계획을 접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날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이 같은 입장을 밝혔는데요. 앞으로 대통령 후보로서가 아니라, 시민의 자격으로 국가에 대한 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뤄크 하원의원이 어떤 인물이길래, 주목받던 군소 후보였나요?

기자) 올해 47살로 젊은 정치인입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길 줄 알았다가,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민주당 전반에 무력감이 확산돼 있었는데요. 지난해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테드 크루즈 현역 의원을 상대로 선전해 민주당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오뤄크 전 의원을 가리켜 백인 오바마라고 부르기도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상원의원을 지내고 40대에 대통령이 된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역시 40대에 취임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이미지였는데요. ‘백인 오바마’뿐만 아니라, ‘제2의 케네디’라고 불리면서, 참신한 대선 주자로 평가 받았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접 오뤄크 전 의원의 대선 도전을 호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주목 받던 후보가 포기를 했는데, 다른 군소 후보들이 잇따라 경선을 중단할 수도 있을까요?

기자) 아직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여타 군소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주당 3 중에서 바이든 후보가 선두인데, 다른 후보는 어떻게 따라잡는 노력을 하나요?

기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일, 주요 공약인 정부 주도 건강보험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20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재원을 연방정부 자금으로 집행해서, 모든 미국인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연방 정부가 마련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부유층과 대기업들에 대한 세금을 올려서, 관련 재원을 충족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워런 의원의 안은 민주당 내에서도 무리한 정책이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대체로 정부가 건강보험을 주도하는 것을 찬성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전면적으로 관장하느냐, 아니면 민영 보험에 가입할 자유를 남겨두느냐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데요. 워런 의원과 샌더스 의원은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쪽이고, 다른 대다수 예비후보들은 일정 부분 민영 보험 유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욕주 건강보험 관련 사이트 (자료사진)
뉴욕주 건강보험 관련 사이트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민자들에게 건강보험을 의무화하려던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행정부가 신규 이민자들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3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는데요. 하루 앞둔 2일, 연방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보류됐습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연방지법 마이클 사이먼 판사는 이 제도에 대해 28일간 일시 시행 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우선, 당국이 이런 제도를 시행하려던 목적은 뭔가요?

기자) 공공 보건 사업의 재정 부담을 줄이자는 목적입니다. 지난달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포고령에 따른 조치인데요. “미합중국 보건제도에 재정적 부담이 될 이민자들의 입국을 중단하는 대통령 포고령”이라는 제목이었습니다.

진행자) 포고령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기자)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 때문에, 의료기관과 납세자들이 막대한 비용 부담을 지고 있다고 포고령 첫 줄에 적었습니다. 따라서, 건강보험 가입 능력이 있는 사람만 이민을 받겠다는 내용인데요. 미국 도착 후 30일 안에 건강보험에 가입하거나 의료비를 부담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입증해야 이민 비자를 발급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진행자) 법원이 제도 시행을 일시 정지시킨 이유는 뭡니까?

기자) 돈 없는 사람들을 차별한다며, 미국 시민 7명과 사회단체들이 소송을 냈기 때문입니다. 원고 측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합법 이민 희망자의 3분의 2가 비자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얼마 전에도 당국이 저소득층 이민을 제한하려다가, 소송 때문에 시행 중단된 일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앞서 시행하려던 저소득층 이민 제한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기자) 생활보호대상자들의 영주권과 비자 발급을 대폭 제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푸드스탬프(식료품 교환권)’나 ‘메디케이드(의료보조금)’, ‘주택바우처(임대보조금)’ 등 공공 지원 프로그램을 36개월 기간에 12개월 이상 받았을 경우 영주권·비자 발급을 불허하도록 규정했는데요. 지난달 15일부터 집행하려다, 역시 법원이 시행 정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집행이 계속 좌절되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강조한 강경 이민정책 중 상징적인 것이, 멕시코 접경에 장벽을 세워서 불법 이주자를 막는 사업이었는데요. 이를 둘러 싼 사고도 최근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국경 장벽을 둘러 사고는 어떤 일인가요?

기자) 건설을 완료한 장벽의 일부 구간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멕시코 밀수 조직들이 몇 달에 걸쳐 전기 톱을 사용해, 장벽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전했습니다.

진행자) 사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에게 아무리 강력한 장벽이라도 뚫릴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감시하고 있고, 쉽게 고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 장벽을 사실상 아무도 뚫을 수 없다며 명품 자동차 ‘롤스로이스’에 빗댄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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