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보건 안보 역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지며 국제 기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의 민간 연구단체가 밝혔습니다. 정치, 안보 불안과 열악한 경제 문제 등도 북한의 보건 역량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핵위협방지구상과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는 24일 발표한 ‘2019 세계보건안보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보건 안보 역량이 전체 195개국 중 193위에 머물렀다고 밝혔습니다.

중대한 질병 발생을 예방, 탐지, 대응할 수 있는 각국의 능력을 평가한 보건안보지수는 17.5점을 기록해 전체 평균 40.2점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북한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아프리카 적도 기니와 소말리아 뿐이었습니다.

또 북한은 질병 사전 예방 항목에서 19점으로 국제 평균의 절반에 그쳤는데, 특히 차단 방역과 동물 매개 전염병 예방 조치 등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병 탐지와 보고 체계도 허술했습니다.

실시간 질병 감시와 보고, 자료 분석과 역학 조사를 위한 인력과 장비,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고 비상 상황 발생 시 대응 계획과 훈련, 경보 체계 지수도 0점을 기록해 보건 대응 체계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의료진의 진료 역량 부문에서는 34.9점을 기록해 국제 평균인 24.4점을 웃돌았고, 주민들의 의료 시설 접근성도 국제 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북한의 보건 환경에 미치는 외적 요인에 대한 평가도 반영됐습니다.

정치와 안보 불안, 경직된 사회-경제 구조, 사회기반시설의 부당한 사용 등이 주민들의 건강과 보건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은 이번 세계보건안보지수에서 83.5점으로 가장 높은 보건 역량을 갖춘 나라에 올랐으며, 한국은 70.2점으로 9위에 올라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