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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김계관 담화는 추가 정상회담 설득 의도...성사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미국이 올해 연말을 어떻게 지혜롭게 넘기는지 보고 싶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추가 정상회담을 하도록 설득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빠른 시일 내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김계관 고문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추가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so. I think from beginning, the North Koreans had preferred to meet directly with Trump, because they believed that everybody else in Washington is hostile, more demanding.”

북한은 워싱턴 내에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적대적’이고 요구 사항이 많다고 믿기 때문에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기를 선호해왔다는 겁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VOA에 김계관 고문의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를 갈라 놓으려는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at Kim Kye-gwan’s statement is certainly another attempt to separate President Trump from his advisers, blaming his advisers for hostile policies, but not blaming President Trump."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하려고 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at what Kim Jong-un may be using Kim Kye’gwan’s statement is to try to set up another summit with President Trump, because Kim Jong-un thinks that that’s the only way he’s going to be able to get a deal.”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만이 스스로 원하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비슷한 견해를 보이며, 북한의 이런 계략에 미국이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퍼 연구원] “We should not allow the North Koreans to drive a wedge in Washington aimed at what they perceive might be a gap between the White House and functionaries.”

북한이 백악관과 실무진 사이에서의 틈을 노려 그 사이를 벌려 놓으려고 한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백악관 조정관은 김계관 고문이 담화에서 비판한, ‘북한을 적대시’하고 있는 미 행정부 관료에 폼페오 국무장관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Yes, absolutely. North Koreans have blamed Pompeo and Bolton for failure of the Hanoi meeting.”

지난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아무 성과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북한은 폼페오 장관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탓으로 돌리고 비난해 왔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22일, 폼페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한 기존의 방식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이 희망하는 바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빠른 시일 내 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조정관] “Is Trump prepared to have a summit meeting without adequate preparation? I don’t see any evidence of that. I think Trump has got his hands full dealing with other issues. I don’t think he feels there’s much value in having a summit meeting with Kim Jong-un that doesn’t produce anything. It’s just a photo-op in Pyongyang.”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도 다른 이슈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성과도 기대되지 않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하지만,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연말 전까지 대화가 진전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북 관계가 2017년의 ‘화염과 분노’ 국면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를 바랄 것이란 설명입니다.

[녹취: 세이모어 조정관] “I give it low likelihood, because I think Kim Jong-un does not want to hurt Trump’s chances of reelection. Kim Jong-un wants Trump to be re-elected. He might be worried that if he breaks the test moratorium, it would destroy one of Trump’s big foreign policy achievements.”

북한이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감행해 버리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외교 정책을 무너뜨리는 셈이 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약속은 지키는 한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도발 행위는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이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 미-북 간 진전을 만들기에 시간이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With the US going into the election cycle, there’s really not a lot of time. So for the next two months, we are just going to see whether we continue to maintain this status-quo or there’s going to be more diplomatic attempts or is North Korea going to resort to its normal playbook.”

그러면서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까지 현 상황이 이어질지, 아니면 외교적 시도가 더 많아질지, 아니면 북한이 예전 방식대로 다시 도발을 통한 압박에 들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노퍼 연구원은 김계관 고문의 담화가 경제적인 지원을 조건으로 일부 핵 시설을 신고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슨하게나마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습니다.

[노퍼 연구원] “Might suggest that yes, this is an overture, by way of signaling loose acceptance of partial declaration in exchange for economic modernization.”

하지만 노퍼 연구원은 ‘비핵화’라는 복잡한 과정을 논의해야 할 실무회담이 연말 전에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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