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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특유 화법으로 북한과 재협상 시도…‘기회의 창’ 닫히는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한 문제 등에 관해 언급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특유의 화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선된 북-중 관계와,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는 미-북 간 ‘기회의 창’이 닫힌 듯한 인상을 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과거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But, you know and as often the President’s comments are ambiguous and sometimes they are intentionally unclear. And sometimes they’re actually simply not true reflection of what he’s thinking.”

스나이더 국장은 22일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애매모호하고, 때로 의도적으로 불확실하며 실제 생각을 반영하지 않는 화법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를 다시 모색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고,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어느 시점에 중대한 재건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중대한 재건은 비핵화를 하면 경제적 보상을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접근법으로, 경제적 번영을 의미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ought it was economic. I think that he is going back to his same playbook, the prospect of economic prosperity in exchange for making a deal on denuclearization.”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실질적 진전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상황을 긍정적으로 조성하려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이래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가운데에도 계속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만을 내세우고 있다는 겁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He was rambling and putting on a more positive spin and really the facts on the ground allow for. He repeatedly emphasized his strong relationship with Kim, though it’s produced no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since the Singapore summit.”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스톡홀롬 협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협상을 성사시킬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북한과 추가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실무 협상의 실패를 정상회담으로 만회해 보겠다거나, 연말 이후 한반도의 긴장 고조 가능성을 막기 위해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실무 협상 재개이지 정상회담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I am assuming North Korea continues at the table as they did on the fifth of October and sit down with Myong Kil Kim with Steven Biegun and they start talking about implementing the Singapore statement. The joint statement and getting particulars in a roadmap and speaking about the FFVD. So I would hope he is interested in another working or continuation of working group meetings. That’s the key now, it’s not a summit”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지난 5일 실무 협상에 나온 것처럼 북측 김명길 대표와 비건 대표의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이른바 FFVD에 대해 논의하고,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로드맵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일부 언론 보도와 다르게 스톡홀롬에서 비건 대표가 북한에 ‘일부 제재 완화’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많은 양보를 할 협상 상대로 보고 정상회담을 시도할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he only issue is whether the thing will blow up with long range missile tests or nuclear tests, prior to the election in 2020. I think it’s fair to say North Korea wants Trump to win, but they also want to see if they can get something out id because the sanctions are hurting.”

힐 전 차관보는 북한 이슈와 내년 미국 대선은 맞물려 있다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강행이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동시에, 제재로 고통을 받는 만큼 실험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낼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할 수 있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럴 경우 한반도 상황은 양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면 한반도는 2017년의 `화염과 분노’ 국면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며,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이전 합의보다 더욱 모호하고 나쁜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One is that if North Korea’s does a nuclear missile test, or does something else to ratchet up tensions then we could go back to the heightened tensions of 2017 whether we go back to the tire and fury. The other extreme is Trump agrees to a bad deal that's weaker than the previous agreements.”

한편 어렵게 재개된 미-북 실무 협상이 실패하면서, 비핵화 협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회의론이 더욱 높아가고 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북-중 관계 개선과 최근 대미 비난 공세를 강화한 북한의 움직임은 부정적 신호라며, 미-북 간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the window has been closing. Primarily because the China and North Korean relationship is better. And the trend line in terms of how North Korea is moving is also not positive signals that they’ve been sending.”

힐 전 차관보도 1년여 사이 발전한 북-중 관계를 지적하며, 미국이 대북 외교에서 한-중-일 3국을 적극 개입시키지 않는 한 비핵화 협상은 진전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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