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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스톡홀름 협상 이후 교착 상황...'북한의 선택' 주목


지난 6월 한국 서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2차 정상회담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스웨덴 미-북 실무 협상 결렬 이후 미묘한 교착 상황이 3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11월 중 실무 협상 재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웨덴 미-북 실무 협상은 7개월 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과 같은 이유로 결렬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조건이 맞지 않아서 결렬됐습니다. 당시 미국은 북한에 영변 핵 시설과 그밖의 비밀 핵 시설, 그리고 핵무기와 핵 물질, 핵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과 폐기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할 테니 광물 수출과 석유 수입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의 주요 대북 제재 5개를 풀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비핵화와 제재 해제의 조건이 맞지 않아 하노이 정상회담은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습니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나 우여곡절 끝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조-미 실무 협상 수석대표 간 스톡홀름 실무 협상이 열렸지만 역시 성과는 없었습니다. 협상 직후 김명길 수석대표가 지난 5일 저녁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김명길 대표]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 미국은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갔으며 싱가포르 성명의 4개 항을 진전할 많은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 김명길 수석대표의 발언은 8시간 30분 간 이뤄진 회담 내용이나 분위기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이번 실무 협상에서 각자 어떤 입장과 방안을 내놨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측의 언급을 종합하면 워싱턴과 평양 간에는 아직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둘러싸고 커다간 간극이 있다고 한국의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지적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박사] ”미국은 북한에 FFVD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고, 북한은 전체적인 틀에서 비핵화를 할 마음은 없고, 종래의 동시적, 단계적 조치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인 것 같지 않습니다.”

우선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과거에 비해 다소 진전된 방안을 내놓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 핵 개발 동결과 영변 핵 시설과 비밀 핵 시설 폐기를 요구하며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제시했다는 겁니다. 반대급부에는 종선 선언과 미-북 연락사무소, 대북 안전보장, 인도적 지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북한의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것은 영변 핵 시설 폐기의 대가로 석탄 같은 핵심 대북 제재를 풀고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과 경제 지원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제안이 자신들의 기대에 한참 못미치자 북한은 회담을 결렬시켰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조건으로 석탄과 섬유 수출 등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보상책을 미국이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언급은 됐을지 몰라도 미국이 현 단계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석탄 수출 중단은 미국의 핵심 제재 수단으로, 만일 석탄이 풀리면 다른 제재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따라서 석탄 수출 허용은 안보리 대북 제재 전체의 실효성에 문제가 된다고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문성묵 박사] ”스냅백 방식으로 북한이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다시 원위치 시킨다는데 그게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심이 됩니다.”

북한 김명길 수석대표는 실무 협상에서 그다지 새로운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 대신 북한은 기존 입장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 지금까지 취한 조치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것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또 미-한 연합군사훈련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무기 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를 하려면 제재부터 풀라고 강력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9일 한국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 아무 것도 안 하면서 미국이 먼저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선 제재 해제, 후 비핵화’를 주장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현재 김정은 위원장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입버릇처럼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만 안해도 큰 성공이라고 말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외교적 업적은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끌어내려 할 공산이 있다고 미국의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브라운 교수] ”Smaller test of missile aggrevating…”

다만 북한이 실제로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게 되면 미국과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를 지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북한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다른 선택지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한발씩 물러나 작은 규모의 ‘잠정합의’를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하되 1차로 영변 핵 폐기와 핵 활동, 미사일 발사 동결에 합의하는 겁니다.

이 경우 검증과 폐기는 일단 영변에 국한되고 나머지 시설에 대한 검증과 폐기는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대신 북한은 종전 선언, 미-북 연락사무소, 인도적 지원, 개성공단 재개 등을 대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만일 김정은 위원장이 두 번째 방안을 선택할 경우 북한은 11월 중 다시 미국과 2차 실무 협상을 가져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구체적인 잠정합의 내용과 함께 연내 정상회담 문제를 본격 논의해야 합니다. ‘연내 정상회담’ 이라는 시한을 맞추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 모두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내년 1월부터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정국이 본격 시작됩니다. 따라서 연말까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바랄 것이라고 문성묵 통일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트럼프도 탄핵,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자랑해왔던 비핵화는 어렵더라도 그 상태가 유지되면서 조금이라도 진전된 것을 시도하지 않을까...”

김정은 위원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년은 북한이 2016년부터 추진해온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의 마지막 남은 해입니다. 따라서 올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얼마 간이라도 제재를 풀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외화난을 풀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올 수 있다고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they running out of money…”

한편 미-북 실무 협상 이후 북한은 미국에 결렬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워싱턴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지난 12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는 모습을 공개하며 미국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

기로에 선 김정은 위원장이 ‘추가 도발’과 ‘3차 미-북 정상회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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