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세계 빈곤 퇴치의 날'...북한 경제 세계 133위, 수혜 자격 낙제점


북한 라선특별경제지구 주변 밭에서 주민들이 일하고 있다.
북한 라선특별경제지구 주변 밭에서 주민들이 일하고 있다.

17일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빈곤 퇴치의 날’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자국민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최빈곤국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외 원조기구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의 빈곤과 식량난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 유엔이 지정한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이 어떤 날입니까?

기자) 예. 유엔은 1992년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지정하고 빈곤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조셉 레신스키’ 신부의 활동이 중요한 계기였는데요. 레신스키 신부는1987년 파리 트로카데르 광장에 10만명이 모여 ‘절대빈곤 퇴치 운동 기념비’를 개막하는 행사를 주도했습니다. “가난이 있는 곳에 인권 침해가 있다”는 글귀가 새겨졌죠. 올해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의 주제는 “어린이와 가정, 공동체에 힘을 실어 가난을 끝내자”입니다.

진행자) 유엔은 북한을 저소득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경제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전 세계 133위입니다. 유엔 사무국이 올해 1월 회원국들의 국민소득과 외채 등 경제지표를 근거로 유엔 분담금을 정했는데요. 북한은 16만 7천 달러로,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33번째로, 캄보디아와 콩고, 남수단과 같은 수준입니다. 한국은 6천320만 달러로 전체 회원국 가운데 11번째로 많았습니다. 또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남북한의 국내총생산 GDP은 최소한 43배 차이가 나는데요. 북한의 2017년 GDP는 322억 달러로 한국의 1조 3천 890억 달러와 43배 차이가 났습니다.

진행자) 10월 16일은 ‘세계 식량의 날’이었습니다. 식량권과 빈곤은 밀접한 관계가 있죠?

기자) 예. 유엔은 빈곤이 단순히 돈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결핍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위험한 근로환경과 주거환경, 영양가 있는 음식의 결핍, 정의에 대한 불평등 접근권의 문제를 겪는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북한의 식량난은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세계 식량의 날’을 앞두고 유럽 비정부기구들이 ‘2019 세계기아지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기아지수는 조사대상 117개 나라 중 26번째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영양 부족 인구 비율이 47.8%로 추정됐습니다. 이 비율이 북한 보다 높은 나라는 짐바브웨와 아이티 단 두 곳이었습니다. 미 농무부도 8월 말 발표한 ‘국제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아시아에서 내전으로 국가경제가 파탄난 예멘에 이어 두 번째로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세계 최악의 빈곤 지역인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특히 지난해 북한의 수확량은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올해 수확도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9월 중순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3분기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 가을 수확량이 지난 5년간 평균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 농무부도 올해 북한의 쌀 생산량이 136만t에 불과해 199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식량난뿐 아니라 북한 내 삶의 조건도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죠?

기자) 예. 대표적으로 주민들이 전기를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와 세계은행, 세계보건기구 등 5개 국제기구가 지난 5월 공동 발표한 지속가능개발목표 에너지 분야 보고서는 2017년 기준으로 북한 인구의 44% 만이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천400만 명이 제대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사정이 이런데, 북한이 해외 원조를 받을 최소한의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외 원조기구인 MCC가 최근 대외 원조 평가 기준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북한은 1인당 국민총소득 GNI가 1천925달러 미만인 최빈곤국 49개 평가 대상국에 포함됐습니다. 미국의 지원을 받으려면 경제자유와 통치의 공정성, 주민에 대한 투자 등 정책 운영과 관련한 3개 분야 20개 지표 중 적어도 절반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하는데 북한은 대부분 자격 미달이었습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 내 빈곤과 식량난 실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