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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SLBM 추정 미사일 발사…“대미 위협 높여 더 큰 양보 받아내려는 의도”


북한은 2일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2일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신형 잠수한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의 실무협상 날짜를 발표한 이튿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습니다. 북한의 SLBM 발사는 2016년 8월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참은 2일 오전 7시 11분 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한 발을 포착했으며 이는 북극성 계열의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비행고도 약 910km, 거리는 450여 km로 탐지됐습니다.

한국 합참은 현재 추가 제원에 대한 미-한 정보당국 간 정밀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며 추가 발사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016년 8월 SLBM을 발사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동해상에서 시험발사한 ‘북극성-1형’은 약 500km를 비행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NSC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이 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이 오는 5일 미-북 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를 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의 의도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앞두고 늘 그래왔듯 미사일 도발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강조함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조건 완화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겁니다.

김태영 전 한국 국방부 장관입니다.

[녹취: 김태영 전 장관] “북한이 나름대로 모험을 하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때문에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입장에 와있다고 북한이 판단한 것 같아요. SLBM을 쏘게 되면 미국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북한 문제에 적극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북한과의 협상 조건을 완화해서 나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성격을 볼 때 절대 전쟁을 할 사람이 아니다, 돈이 많이 드는 전쟁은 안한다, 이런 전제 하에 SLBM발사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문제로 코너에 몰리는 상황을 북한이 이용하고 있다며, 더욱 강경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더 큰 양보를 받아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국방안보포럼 국장은 VOA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략폭격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이 세 가지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이 바로 SLBM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6년 8월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이어 7번째로 SLBM 개발에 성공한 나라로 평가됐다며, 미국에 큰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문근식 국장] “미국이 2017년도에 항공모함 전단 3개를 동원해서 북한을 공격하겠다고 한반도에 전개 됐잖아요. 2016년 8월 24일에 SLBM에 500km비행 성공 이후에 미국이 그렇게 압박에 들어간 거예요. 이건 물속에서 쏘기 때문에 어디서 날아올지 몰라요. ICBM이나 전략폭격기는 어디서 쏘는지 아니까 거기만 공격하면 되는데 그리고 중간에 날라오는 것을 요격할 수 있는데 SLBM 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비수란 말이에요. 숨겨놓은 칼, 핵폭탄 중에 가장 위협적인 거죠. 그러니까 미국이 이거 보통 위협이 아니구나 해서 그때부터 북한을 제재하기 시작한 거예요.”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연구센터의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SLBM 도발이 전략적으로 미국에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 “SLBM은 쏠 때까지는 알 수가 없으니까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 한다고 하더라도 SLBM 같은 경우에는 잠수함이 second strike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선제 공격에 어느 정도 계산 안에 들어가야하는 변수 중 하나죠. 그런 면에서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고. 둘째로는 북한에서 선제 공격을 한다고 하면 SLBM 잠수함을 활용해서 한다면 탐지가 어려운 상황이니까 여러 면에서 전략적인 불리한 점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북한의 SLBM 발사가 미-북 간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습니다.

SLBM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지만, 지금의 국제정치 분위기상 협상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작다는 겁니다.

한국 국립외교원 심상민 교수입니다.

[녹취: 심상민 교수] “원래대로라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기존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국제평화에 대한 위반이라고 적극적이라고 결정을 내리고 다른 조치들을 취해야 할 텐데 안보리 자체가 미국, 중국, 러시아 다 각자의 입장이 있고, 2017년 제재 결의 이후엔 아무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니까 이 문제가 안보리에 다시 석상에 오르더라도 실효성 있는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죠. 잘해봐야 의장 성명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 교수는 북한이 어디까지 발을 뻗을 수 있을지 철저한 계산 아래 도발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안보리의 적극 대응이 쉽지 않은 국제정치 현실 때문에 북한이 더 대담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김 선임연구위원 역시 앞서 수차례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었다며, 이번 SLBM 발사가 미-북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가장 최근 2017년 12월에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이나 핵 실험, 또는 추가 발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VOA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고 역내 미국의 동맹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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