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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공원 순찰 로봇, 로보캅...스니커즈 운동화 전시회


캘리포니아주 헌팅턴파크 시에서 로봇 경찰 '로보캅'과 경찰이 공원을 순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헌팅턴파크 시에서 로봇 경찰 '로보캅'과 경찰이 공원을 순찰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사회 곳곳에서 로봇이 활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로봇 청소기를 비롯한 가정용 로봇부터, 공장의 생산을 책임지는 생산 로봇 또 수술을 집도하는 로봇이나 커피를 만들어 내는 로봇도 있는데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가면 경찰 역할을 하는 로봇, 일명 ‘로보캅’이 있다고 합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공원 순찰 로봇, 로보캅...스니커즈 운동화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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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공원 순찰을 책임지는 로봇 경찰, 로보캅”

캘리포니아주 헌팅턴파크 시의 한 공원. 사람들이 한가로이 운동을 하는 사이로 낯선 존재가 돌아다닙니다. 성인 키보다 조금 작은, 둥그런 원통같이 생긴 몸체엔 바퀴가 달려있고, 하얀색 표면엔 카메라처럼 보이는 작은 화면이 여러 개 달려있는데요. 귀여운 외형에 맞지 않게 선명하게 들어오는 글자는 ‘POLICE’ 즉 경찰입니다. ‘로보캅’이라고 불리는 이 로봇 경찰은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지만, 식사도, 휴식 시간도, 월급도 필요 없다고 하네요.

허팅턴파크시 코스미 로자노 전 경찰국장은 로보캅이 하는 일은 공원을 순찰하며 정밀 촬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코스미 로자노] “로보캅 내부에 장착된 카메라는 야간 촬영도 가능하고요. 360도 전방위 촬영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조난 버튼’도 있는데요. 도움이 필요하거나 경찰서에 연락하길 원하길 사람은 바로 이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로보캅이 순찰 자료를 보내면 그것들을 분석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어요.”

로보캅은 자가 충전을 하기 때문에 24시간 가동이 가능합니다. 프로그램 입력도 비교적 간단하고 필요하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교체할 수도 있죠. 로보캅 관리 비용은 1년에 7만5천 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녹취: 코스미 로자노] “로보캅은 공원 전체를 순찰합니다. 순찰 경로를 프로그램으로 짜 놓는데요. 순찰 경로가 바뀌기도 합니다.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감지하면 스스로 조정이 가능한데요. 예를 들어 저기서 사람이 오는데 너무 가깝다 싶으면 잠시 멈춰서 보행자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죠.”

로보캅은 지나가는 차들의 차량 번호판도 기록합니다. 도난 차량으로 경찰에 신고돼 있는 차량인지 확인하는 거죠. 그런가 하면 시민들이 잃어버린 손전화도 찾을 수 있는데요. 통신망의 주소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네 주민인 초등학생 브리아나 양은, 공원을 돌아다니는 로보캅 덕에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습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경찰관이 로보캅을 통해 즉각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에 달려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로보캅이 시민들에게 이렇게 도움을 주긴 하지만, 실제로 경찰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카리나 마시아스 헌팅턴파크 시장은 하지만 로보캅을 운용함으로써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에 경찰관들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습니다.

[녹취: 카리나 마시아스] “로봇 관련 회의에서 바로 이 로보캅을 보게 됐습니다. 공원 경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도입을 경절하게 됐죠. 이 공원은 우리 도시에서 가장 넓은데요. 치안 문제가 늘 제기돼 왔었거든요. 그래서 경찰국의 바쁜 업무를 도와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공원을 순찰할 수 있는 로봇을 도입한 겁니다.”

로보캅으로 불리는 이 로봇의 원래 이름은 K5로, 로봇 제조사는 K5가 병원이나, 주차장, 공원, 공항 등 공공장소 경비를 하는데 최적의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헌팅턴파크시에선 공원 관리 경찰을 맡은 로보캅. 주민들과 경찰의 사랑을 받으며 맡은 바 임무를 잘 해내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니커콘' 운동화 전시회가 열렸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스니커콘' 운동화 전시회가 열렸다.

“두 번째 이야기, 스니커즈 운동화 전시회”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신발 중에 스니커즈가 있습니다. 밑창이 고무로 된 운동화의 일종으로, 농구 등 운동을 할 때 많이 신는데요. 요즘엔 이 스니커즈 운동화가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접목한 스니커즈가 등장하면서 스니커즈 운동화를 수집하는 사람들도 생겼는데요. 새것도 아닌, 신던 운동화라도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품이면 비싼 값에 팔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운동화 수집가들이 늘어나면서 스니커즈 매매를 할 수 있는 대형 전시회도 열리고 있는데요. 워싱턴 D.C.에서 열린 '스니커콘' 운동화 전시회를 찾아가 보죠.

[현장음: 스니터 콘 디씨]

운동장만 한 전시장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이 많은 사람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바로 스니커즈 운동화인데요. 사람들은 이곳에서 운동화를 구경하는 건 물론, 사고팔고 교환도 할 수 있습니다.

매튜라는 이 대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운동화를 찾으러 미 남동부에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날아왔다고 했습니다.

[녹취: 매튜 카라발로] “저는 10년 된 중고 운동화를 샀습니다. 이게 뭐냐면요. ‘플린트 13 조단 컬러웨이’라는 모델인데요. 이게 10년 전에 엄청나게 유행이었거든요. 지금은 당연히 단종 됐고요. 상태가 좋은 걸 찾기가 정말 힘든데, 오늘 한 켤레를 찾았습니다. 운동화 상자까지 있는 거로요. 물론 싸지는 않지만, 원하는 걸 찾아서 정말 기뻐요!”

매튜 군은 플로리다 사람들은 이런 운동화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운동화 수집광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엔 전설적인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은퇴하기까지, 엄청난 실력과 인기로 ‘농구의 황제’로 불린 마이클 조던 선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농구 선수로도 알려져 있죠.

조던 선수의 인기와 함께 조던 선수가 신은 농구화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는데요. 조던 선수의 이름을 딴 운동화가 시기마다 한정판으로 나왔고,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운동화들은 큰 가치를 갖게 된 겁니다.

이날 전시장에도 단연 인기를 끈 제품들은 마이클 조던 선수 관련 품목들이었습니다. 조던 선수 이름을 딴 운동화는 물론이고, 조던 선수 모양의 인형, 스티커, 열쇠고리까지 진열돼 있었는데요. 미 전역에서 스니커즈 운동화 전시회를 열고 있는 ‘스니커콘’의 앨런 비노그라도프 공동 창업자의 설명을 들어보죠.

[녹취: 앨런 비노그라도프] “우리 행사를 찾는 분들은 다들 ‘스니커해드’들입니다. 스니커해드란 스니커즈 운동화에 열광하는 수집광을 말하는데요. 단순히 운동화만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운동화와 함께 입는 티셔츠와 후디라고 하는 모자 달린 웃옷, 그 외 장식품 등 운동화와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전시회장을 찾은 사람들의 옷차림이 하나같이 비슷했는데요. 다들 금방이라도, 농구공을 들고 거리에서 농구를 할 수 있는 옷차림이었습니다.

운동화 수집광들에겐 운동화를 구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고 하는데요. 기존의 신발 가게나 인터넷에서 구하기 힘든 신발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나온 행사가 바로 ‘스니커콘’이라고 합니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녹취: 매튜 카라발로] “여기선 가격 흥정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신발을 사고팔 수 있어요.”

[녹취: 다샤] “여기선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어요. 현장에서 바로 돈을 주고 운동화를 매매할 수 있습니다.”

2009년 행사가 처음 시작된 이후 미국은 물론 이제 전 세계에서 운동화 매매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스니커콘은 한번 열릴 때마다 엄청난 돈이 오간다고 합니다. 워싱턴 D.C. 행사의 경우 수백 명의 판매자가 내놓은 운동화가 수천 켤레에 달하고요. 오간 돈이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녹취: 앨런 비노그라도브] “물론 운동화를 사고파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우리 행사의 취지는 운동화 수집광들의 문화를 공유하는 데 있습니다. 아무나 여기 와서 운동화를 사지 않아요. 운동화를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니커즈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들입니다.”

소장할 가치가 높은 운동화들이 오가는 만큼, 가끔 가짜 신발이 나오기도 한다는데요. 그래서 스니커콘 행사장 한쪽에서는 신발이 진품인지를 확인하고 증명서를 써주는 행사도 무료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취: 브라이언 모라] “의뢰인이 신발을 가져오면, 외부 포장부터 내부까지 꼼꼼히 살펴봅니다.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다 점검하죠. 그리곤 우리가 이때까지 쌓은 지식에 기초해, 진품인지 짝퉁인지를 판별해 드립니다.

어떤 사람들은 운동화 하나 사는데 뭐 이렇게 유난을 떠느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곳에 온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운동화 한 켤레를 찾기 위해 비행기까지 타고 오는가 하면, 진품 판명에 많은 돈도 아끼지 않는데요. 스니커콘 행사에선 진지함과 열정으로 가득한 미국의 운동화 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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