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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UC 버클리 (2)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과학관.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과학관.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대표적인 주립대학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UC버클리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디오] UC 버클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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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버클리가 걸어온 길"

흔히 줄여서 'UC버클리'라고 부르는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는 캘리포니아 고등 공교육 체계의 하나인 '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UC 계열에 속한 10개 대학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주립대학들 중에서는 또 다른 UC 계열인 UCLA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명문대학입니다.

오늘날의 UC버클리가 있기까지 '벤저민 아이드 휠러(Benjamin Ide Wheeler)' 총장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 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로부터 UC버클리가 걸어온 길, 함께 짚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벤저민 아이드 휠러 총장이 1899년부터 1919년에 이르는 20년간 재임하면서 UC버클리는 규모 면에서뿐만 아니라 그 명성을 떨칠 수 있는 대학으로 급속히 발전했습니다. 휠러 총장이 재학생들과 교수진을 다루는 방식은 여느 다른 총장들의 방식과는 아주 달랐는데요. 그는 모든 학생을 성인 취급하면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 운영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학생들이 교내 모든 학칙에 대해 발의할 수 있고, 학생들 간에 발생한 위반 행위에 대해 자체 진상 조사할 수 있는 식입니다.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지도력은 물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UC버클리의 기틀 마련"

뿐만 아니라 지금 UC버클리에 있는 학과 거의 대부분이 휠러 총장 재임 시절 만들어진 거라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고전문학가이면서 대학 행정가였던 휠러 총장은 도서관 건립과 장학금 기금 마련, 그리고 각종 연구기금을 끌어들이면서 저명한 석학들을 초빙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UC버클리가 농업과 인문학, 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 영역을 구축하는 대학으로 자리잡는 일에 헌신을 다했습니다. 특히 그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동안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거의 모든 학과들이 설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UC버클리는 이후 화학과 물리학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2차대전 당시에는 인류 역사에 큰 획을 남겼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UC버클리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16개의 화학 원소를 발견해내면서 가히 세계적인 화학 관련 연구에서 최고의 업적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 2차 세계대전 기간, 이 대학의 화학과 교수였던 글랜 시보그(Glenn Seaborg)가 플루토늄을 발견함에 따라 원자폭탄에 대한 연구가 신속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또 당시 물리학과 교수였던 J.로버트 오펜하이머(J.Robert Oppenheimer)가 1942년, 이른바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가 되면서 원자폭탄 개발과 연구가 UC버클리 캠퍼스 내에서 이루어졌고, 오펜하이머 교수는 “원자폭탄의 아버지(Father of the Atomic Bomb)”라는 별명을 얻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렇게 UC버클리 대학은 20세기를 거치면서 화학과 물리학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거두며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었습니다."

상공에서 바라본 UC 버클리 대학 건물.
상공에서 바라본 UC 버클리 대학 건물.

"연구중심형 대학"

UC버클리는 연구중심형 대학으로, 2차대전 후 특히 막대한 연구기금이 유입되면서 급성장을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와 많은 주립대학교들이 연구 기금 예산을 감축하는 상황을 맞게 되고, UC버클리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많은 연구 기금을 받는 대학에 속한다고 해요. 2018년에서 2019년 한해 UC버클리가 받은 신규 연구기금만도 7억7천900만 달러가 넘고요. 이중 절반가량은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기금입니다. 하지만 동문을 주축으로 한 개인 기부자들도 많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2008년부터 2013년 동안 UC버클리에는 28만 명 이상의 기부자들이 대학을 위해 30억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는데요. 이를 보면 이 대학이 단지 한 주에 속한 주립대학이 아니라, 미국민 모두가 존경을 표하는 명문대학의 위상에 있음을 감지하게 됩니다."

"신입생 입학 현황"

2019년 가을학기 UC버클리는 8만7천 명 넘게 지원해 이 중 약 17%인 1만4천600 명 정도가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2011년 UC버클리의 입학 허가율이 약 25%였던 걸 보면, 점점 더 입학하기 어려워지는 대학이 되고 있는 거죠.

2018년 가을학기 기준, UC버클리 신입생의 인종 구성을 보면, 백인 학생은 21% 조금 넘고요. 흑인은 약 3% 정도입니다. 반면 아시아 학생들의 비율은 꽤 높은데요. 특히 중국 학생은 거의 18%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신입생 선발 규정"

UC버클리는 신입생을 선발할 때 어떤 원칙을 적용할까요?

무엇보다 우선 고등학교 성적입니다. 특히 고난도의 어려운 과목들을 어떤 성적으로 이수했는지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살펴보고요. 또 지원자의 지도력과 통찰력, 인내심 등 인성과 자질도 눈 여겨 본다고 하네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도움말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지원자의 학문 성취 영역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홀리스틱평가방식(Holistic Review Process)'을 채택함으로써 지원자의 모든 것을 심사하게 됩니다. 모든 지원자의 서류는 전문적인 입학사정관이 독자적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지원 학생에 대해 수치적인 평점을 계산해낼 뿐만 아니라, 제반 서류를 검토하면서 느껴지는 감성적인 측면에서의 평점, 또 지원자가 사용한 어휘 하나하나마다 어떤 의미를 두고 사용했는지, 서류를 작성하는 태도 등까지 매우 꼼꼼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

그런가 하면 입학 사정 당국이 반드시 살펴보는 사항이 또 있다는데요. 바로 지원자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이라고 합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지원자가 처해 있는 개별적인 환경과 지역 여건을 매우 신중하게 고려합니다.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았거나, 불우한 여건 속에서 남보다 좋은 기회를 얻지 못한 계층들에게는 그들이 지난 환경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지나왔는지도 매우 중요하게 검토하기 때문에 가히 모든 이들에게 고르게 기회가 주어지는 입학 사정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UC버클리 공식 웹사이트에는 캐럴 크리스트 UC버클리 총장이 신입생들에게 해주는 조언을 올려놓고 있는데요. 크리스트 총장이 들려주는 이야기, 어떤 이야기인지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캐롤 크리스트 총장] "저는 학생들이 좋은 이웃과 많이 만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친구들을 많이 만들면 좋겠습니다. 좀 역설적이긴 하지만 만약 아직 확실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면 너무 열심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요. 사실 지금 이 시기는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누군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는 시기인 거죠. 이 시기를 잘 보내야 진정한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학생들에게 권유합니다. 푹 잘 자고, 잘 먹고,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시간을 만들라고 말입니다."

UC 버클리 대학교 새더 게이트 인근에서 학생들이 모여 앉아 있다.
UC 버클리 대학교 새더 게이트 인근에서 학생들이 모여 앉아 있다.

그런데요. UC버클리 학생들 사이에서는 수줍음이 많은 학생은 버클리에 지원하지도 마라, 이런 이야기가 다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지,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UC버클리는 방대한 규모와 함께,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교수진들이 산업, 학술, 연구 분야에 깊이 관여해 학부 학생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기 때문에 진취적으로 교수들과 접근할 때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겠습니다. 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이 20명이며 전체 학부 학급 중에서 53.5%의 학급은 20명 미만인 것으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줍은 학생은 버클리에 지원도 하지 말라”고 재학생이나 선배들이 충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점을 대단히 인색하게 주는 대학으로 죽도록 공부해야 살아 남는 대학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UC버클리 학생들 사이에서는 캠퍼스 곳곳에 있는 조형물이나 기념 문양에 얽힌 우스개 이야기들이 많이 전해내려온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걸 만지면 좋은 성적을 받는다든지, 이걸 밟으면 재수가 없어져서 나쁜 성적을 받는다는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그만큼 학생들의 공부 부담이 엄청나다는 이야기겠죠?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네요. 오늘은 미국 최고 공립대학의 하나로 명문 연구중심대학인 UC버클리 살펴봤고요. 다음 주에는 또 다른 미국의 대학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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