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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화 제의 몇 시간 만에 발사체 발사…“미-북 간 밀고 당기는 양상 계속될 것”


10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발사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달 말 미국과의 대화 용의를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쏘아 올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에 협상을 제의하며, 합의에 실패하면 도발 강도를 높여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통령 선거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10일 오전 6시 53분과 7시 12분 평안남도 개천에서 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고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한국 합참은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330Km로 탐지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최대 정점 고도와 속도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또 다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은 17일 만이며, 올 들어 열 번째입니다.

특히 이번 발사는 전날 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에 실무 협상을 제의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최 부상은 담화에서 "9월 하순 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대화 시한이 촉박하다고 판단한 북한이 협상 재개를 제안했지만, 동시에 불리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며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0일 VOA에, 미국과 대화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북한이 실무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협상이 실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만약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연말까지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내년 초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 성과를 완전히 무산시킬 수 있다는 이러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죠.”

김현욱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미국에 대화 재개를 요청한 것은 지속되는 미-북 간 교착 상태가 북한에도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게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는 겁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계속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이런 상태로 가면 물론 2017년과 같은 상황은 아니에요. 중국이 지원해 주고, 자력갱생할 수 있고, 그런 상황이지만 어쨌든 미국과의 끈을 끊어 버리고 대화를 안하겠다고 하면 추후 어떤 위기로 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으니까요.”

김 교수는 또 미국의 내부 정치적 상황이 북한을 자극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관측과 달리 계속 세력을 유지하는 분위기 속에 볼튼의 국무장관설까지 제기되면서 북한이 미국의 ‘대화 라인’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물밑 접촉에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화를 제의한 것은 북한의 절박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거꾸로 보면 미국에 밀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조한범 위원] “결국 북한이 일종의 밀리는 국면에서 협상에 나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미사일 발사로 불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으로 볼 수 있어요. “

조 위원은 이어 북한이 침묵을 깨고 협상 제안을 한 것은 좋은 신호지만, 국면을 전환시킬 만큼 큰 결단을 내려 미국과 마주 앉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위원]“왜냐면 양측이 물밑 접촉에서 아직도 합의안을 만들지 않은 것 같고, 결국 시간에 쫓기는 북한이 일단 협상장에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협상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긍정의 가능성과 부정의 가능성이 동시에 상존한다고 볼 수 있고요.”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대화와 도발’을 함께 구사하는 화전양면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화와 미사일 발사가 동시에 이뤄진 것은 협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도발 강도를 높이겠다는 압박이라는 겁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이 설정한 대화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실무 협상은 조만간 열리지만 서로 밀고 당기는 상황이 이어질 뿐 협상안을 마련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성욱 교수는 실무 협상을 계기로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비핵화 합의를 이루는 등의 성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변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미국과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북한 사이에 접점이 찾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남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남성욱 교수] “북한에 대한 제재는 그물망처럼 상호 연계돼 있기 때문에 하나를 하든 다섯 개를 하든 열 네개를 하든 효과는 사실상 같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 제재를 푸는 문제를 결정하기 어렵다. 한편으로 또 북한은 ‘알파’ 부분을 오픈했을 경우에 끝이 없다는 것이죠. 새로운 시설에 대한 정보를 미국이 계속 갖고 있으니까요.”

김현욱 교수도 북한이 일단 대화 기조로 입장을 전환했음에도 비핵화 진전에는 회의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김 교수는 미-북 모두 서로의 입장 변화만을 촉구하고 있으며, 북한이 대화 제안 다음날 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미국과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 해법을 받아들였던 것으로 믿는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돌아가길 희망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현욱 교수] “만약 하노이 때로 돌아가서 딜을 하게 되면 트럼프는 오히려 대북정책에 ‘바보같은 딜’을 맺었다며 국내적으로 큰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김 교수는 따라서 협상 국면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양측이 실무 협상은 시작하겠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이 지난 5월 이후 단거리 발사체 발사를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과 관련해, 섣불리 짐작해 말하긴 적절치 않다면서도 대화와 발사체 발사가 동시에 이뤄진 것은 분석할 만한 대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미-북 간 상호 신뢰와 존중의 입장에서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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