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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오 "미국·탈레반 평화협상 현재는 사장"...홍콩 시위대, 미국 개입 요구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과 탈레반 간 비밀 회동이 전격 취소된 가운데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현재로서는 사장됐다"고 말했습니다. 홍콩에서 주말 다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미국이 나서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란이 지난 2015년 이란 핵 합의에서 금지한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확인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잇따라 언론과 인터뷰를 했군요.

기자) 네,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현재로서는 사장됐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미국과 탈레반 간 비밀 회동 문제로 논란이 뜨거운데요. 폼페오 장관은 8일 미국의 주요 언론들과 잇따라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 세력인 '탈레반'과 워싱턴에서 8일, 비밀 회동을 하려고 했다가 취소한 결정을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트위터에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탈레반 지도자들, 그리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 등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과 회동하려고 했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왜 회동을 취소한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탈레반이 최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공격을 자행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유감스럽게도 탈레반은 잘못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미군 1명을 포함해 12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런 공격을 저지를 수 있느냐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이 그런 공격을 자행했다고 인정했습니까?

기자) 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자신들이 평화협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힘이 약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며 공격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지난 2일, 차량 폭탄 공격으로 16명이 숨지고 약 120명이 다쳤고요. 또 5일에도 미군 1명을 포함해 10여 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왔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1년여간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벌인 잘메이 할릴자드 미 국무부 아프간 특사가 지난 2일, 탈레반과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그 같은 발표가 나온 같은 날, 카불에서 폭탄 공격이 발생하면서 험로가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합의 초안의 내용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기자) 최종안이 나온 때로부터 135일 안에 아프간에 있는 5개 미군기지에서 약 5천 명의 미군을 철수시키고, 기지는 폐쇄하고요. 탈레반은 아프간 영토가 '알카에다'나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 같은 테러 분자들의 은신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캠프 데이비스 회동이 취소되면서 그동안 탈레반과 협상을 벌여온 할릴자드 특사도 본국으로 소환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비밀 회동을 하기로 한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지난 2001년 9월 11일 무장 단체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3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당시 탈레반은 아프간의 집권 세력이었습니다. 탈레반은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고요. 결국 미국은 아프간 침공을 단행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인들에게 가슴 아픈 날인 9.11 기념일을 며칠 앞두고 탈레반을 미국에 들어오게 하려 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난에 폼페오 장관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비밀 회동을 하려고 한 것은 매우 중대한 결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도 함께 부른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과 함께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을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캠프데이비드라는 장소 역시 전적으로 적절한 장소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캠프 데이비드는 9.11 테러 당시 미국 수뇌부가 대응책을 논의했던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 탈레반을 부르려고 한 것은 더 잘못된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작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미국과 탈레반 간 협상은 끝난 겁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그렇다는 게 폼페오 장관의 설명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또 협상의 조건들이 적절치 않고 미국민을 보호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면 미국은 어떤 협상에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을 이행할 수 없는 사람들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평화 협상은 죽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평화협상이 사장 됐음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주둔 미군 감축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폼페오 장관은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할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조건이 충족할 때에만 미군 병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평화 협상을 취소한 것은 다른 누구보다 미국에 손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더 많은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8일 수천 명의 홍콩 시위대가 방독면을 쓴채 시위를 벌이며 미국 총영사관으로 행진하고 있다.
8일 수천 명의 홍콩 시위대가 방독면을 쓴채 시위를 벌이며 미국 총영사관으로 행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되는 양상이군요. 주말에도 또다시 시위가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 시민 수만 명이 8일 또다시 시위에 나섰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자유를 위해 싸운다, 홍콩과 함께한다” "홍콩 해방"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요. 일부 시민들은 특히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이 홍콩 사태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가 홍콩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까지 시가행진을 했다고요.

기자) 네, 시위대는 이날 홍콩 시내 센트럴 차터가든 공원에서 집결한 후 ‘트럼프 대통령, 홍콩을 해방시켜 달라’는 문구가 적힌 커다란 현수막을 들고 미국 총영사관까지 행진했는데요. 그리고 ‘홍콩 인권민주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바란다는 내용의 청원서를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홍콩 인권민주법안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현재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추진 중인 법안인데요. 이 법안은 매년 심사를 통해 홍콩의 자치 수준이 낮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이 홍콩을 중국과 구별해 부여하고 있는 특별무역대우 지위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 법안이 홍콩 시민들의 권리인 희망과 자유, 민주적인 미래를 요구하는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는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위대와 경찰 간에 어떤 물리적 충돌 같은 것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총영사관 앞에서는 특별한 충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쇼핑센터 등 다른 곳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유리창을 깨고 벽돌을 집어 던지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이자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홍콩 당국이 최근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아는데요. 그래도 시위가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현재 시위대는 5가지의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를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됐던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 개정안 완전 철회, 행정장관 직선제, 경찰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 조사, 체포된 사람들 전원 석방, 시위에 대한 폭동 규정 철회 등인데요. 지난주 캐리 람 행정장관은 송환법 개정안 추진을 완전 철회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는 5가지 조건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시위 규모는 다소 줄어든 것 같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 중 하나죠.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다시 체포됐다 풀려났다는 소식도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던 이른바 우산혁명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 비서장이 지난달 30일 길거리에서 당국에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었는데요. 8일, 다시 공항에서 체포됐다 24시간 만에 풀려났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왜 체포됐던 겁니까?

기자) 조슈아 웡 비서장은 타이완을 방문해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구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국은 조슈아 웡 비서장이 보석 상태로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슈아 웡 비서장은 현재 독일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홍콩의 관광 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자료가 나왔군요.

기자)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이 8일 블로그에 홍콩 관광 분야 통계를 발표했는데요. 지난달 홍콩을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에 비해 거의 4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대표적 관광지로 지난해 홍콩을 찾은 사람들은 3천만 명에 달했습니다.

코넬 페루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대행이 9일 IAEA 이사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했다.
코넬 페루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대행이 9일 IAEA 이사회를 마친 후 기자회견을 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란이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새로 설치 중인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9일 성명을 내고 이란이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추가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성명은 이란이 나탄즈 핵시설에서 고성능 IR-6형 30기를 포함해 여러 기종을 설치했거나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 7일 현재, 설치된 원심분리기들이 시험 가동에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란의 이런 핵 활동이 이란 핵 합의 내용을 일부 위반하고 있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2026년까지 나탄즈의 농축시설에 초기 모델인 IR-1형 5천60기만 보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심분리기 종류와 수량 그리고 가동 시기 면에서 핵 합의의 제한 한도를 넘어서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국제 사회와 맺은 합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합의했습니다.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서방측은 이란에 가했던 경제 제재를 풀거나 완화하는 조건으로 맺은 합의인데요. 합의 내용을 보면 우선, 이란은 모든 핵 활동에 대해 IAEA 전면 사찰을 수용하고요. 또 이란이 가지고 있는 2만여 개의 원심분리기를 5천 개 수준으로 줄이고 농축 우라늄 비축량도 98%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이 작년에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핵 합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란이 핵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탈퇴했고요. 이에 따라 원유 금수를 포함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그러자 이란은 여기에 반발해 핵 합의 폐기로 가는 3단계 절차를 밟겠다고 나섰는데요. 이란은 지난 5월, 1단계 조치로 핵 합의에서 규정한 우라늄 저장량 한도 300kg을 넘어섰고요. 이어 2단계 조치로 우라늄 농축 비율 제한 3.67% 역시 넘겼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번 IAEA 성명이 나오기 직전에 이란이 3단계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네, 이란은 지난 6일, 앞으로 무제한 핵 연구와 개발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란은 핵 합의에 명시됐던 핵기술 연구 개발 활동에 필요한 모든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압력을 받은 유럽 국가들이 핵 합의 유지를 위한 응답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원하는 바가 뭡니까?

기자) 이란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면 핵 합의를 다시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이란은 이를 두고 프랑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요. 아직 의견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란은 핵 합의 파기 수순을 밟고는 있지만,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위해 IAEA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은 뭘 원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핵 합의를 다시 맺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핵 합의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 조항을 추가할 것을 원하고 있고요. 또 현재 이란 핵 합의에 있는 이른바 ‘일몰조항(sunset clauses)’, 즉 시간이 지나면 이란 핵 개발에 부과된 주요 제한조치들이 해제된다고 명시한 내용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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