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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방북 왕이 김정은 면담 불발에 “실무협상 재개 압박 피하고 싶었을 것”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공항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일 평양공항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주 평양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지 않은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 협상에 나서라는 중국의 압박을 피하고 싶어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5일 VOA에, 왕이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미-북 실무 협상에 대한 중국의 압박을 북한이 피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f he meets with the Foreign Minister, the Foreign Minister is obviously going to press him directly to reopen the negotiations at less senior levels on the denuclearization issue. He may not have wanted to receive that direct pressure because what he really wants is a third summit with President Trump.”

왕이 부장이 김 위원장을 면담하면 실무 협상 재개를 압박했을 것이고, 3차 미-북 정상회담을 원하는 김 위원장은 실무 협상 재개에 대한 중국의 직접적인 압박을 피하고 싶어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왕이 부장은 지난해 5월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했을 당시 김 위원장을 면담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중 관계가 더욱 강화된 만큼 김 위원장이 이번에도 왕 부장을 면담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와일더 전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면담은 주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 등 공산당 고위 관료와 이뤄진다”며 왕 부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보좌관은 특히 중국이 북한에 불법 유입되는 정제유 등을 눈감아주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과의 실무 협상을 재개하지 않은 채 현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와일더 보좌관은 또 미국과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미국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All make the Chinese less likely to do the U.S. any favors on North Korea. When the U.S. asks the Chinese to do things unless it is strictly in China's interest it is less inclined to help us.”

미국의 요청이 중국의 이익에 철저하게 부합하지 않는 이상 중국이 미국을 도와줄 가능성은 적다는 겁니다.

왕 부장의 방북은 미-북 실무 협상 재개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공유하기 위한 실무 성격의 방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n particular the North Koreans want to explain to China what their position will be, what their offer is to the U.S. North Koreans want China to communicate to the U.S. but also to get Chinese support for the North Korean position.”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비핵화 입장에 대해 중국이 미국과 소통하길 원할 뿐 아니라 중국의 지지를 얻고 싶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계급을 중시하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왕 부장을 만나지 않은 데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과 왕 부장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은 데 대해 추측하지 않겠다면서도, 북-중 관계가 강화되면 미-북 대화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연구원] “I just think that if the North Koreans think that there is a possibility of getting the sanctions lifted through China, then they will be less interested in talks with the U.S.”

북한은 중국을 통해 제재 완화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미국과의 대화에 흥미를 덜 가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중국은 미국이 한반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향후 북-중 관계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에 대한 관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과 더욱 관여하도록 충격요법(galvanizing)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비핵화의 해법이 다른 미국과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녹취: 부시 연구원] “There is a big gap between our fundamental goals and North Korea's fundamental goals. That doesn’t mean you can’t do small deals but it suggests that there are a lot of obstacles to putting U.S.-North Korea relations on any sort of any positive basis and that probably works to china's advantage.”

브루킹스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의 최종 목표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스몰 딜’을 이룰 수 있겠지만,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한 걸림돌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중국은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시 연구원은 “미-중 관계가 나빠지면서 궁극적으로 중국이 북한 문제에 협력하기는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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