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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탈북민들 “새로 찾은 삶의 터전 지키고 싶어”


캐나다에 불법 입국한 난민 신청자들이 퀘벡주 블랙풀의 임시수용시설에 머물고 있다. (자료사진)
캐나다에 불법 입국한 난민 신청자들이 퀘벡주 블랙풀의 임시수용시설에 머물고 있다. (자료사진)

캐나다 정부가 한국 정착 사실을 숨기고 자국에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탈북민을 계속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현지 탈북민들은 새로 찾은 삶의 터전을 지키고 싶다며 캐나다 정부에 선처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2007년 캐나다에 입국한 탈북민 김록봉 씨는 현재 토론토 지역에서 에어컨과 난방기기 정비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정비전문 인력도 몇 명 고용하는 등 현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곧 캐나다를 떠나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12년 전 캐나다에 망명 신청을 할 당시, 한국에 정착했던 사실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김 씨에 대해 한국으로 ‘추방’ 결정을 내렸고, 김 씨는 이 결정에 대해 이의 신청을 제기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녹취: 김록봉 씨] “햇수로 하면 13년… 여기 와서 그래도 저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했고, 여기서 대학(칼리지)도 졸업을 했고, 나름대로 개인 사업도 하고 있고. 가족을 위해서 일도 해야…”

캐나다에서 새로 찾은 삶의 터전을 지키고 싶다는 겁니다.

탈북민들의 캐나다 입국이 본격화된 2006년 이후 캐나다에 입국한 탈북민 숫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다만, 탈북민들의 망명 신청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2년을 전후한 시기에 약 2천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가 난민제도 악용을 막기 위해 이민∙난민 보호법을 개정하면서 캐나다에 입국하는 탈북민 수는 급격히 줄었습니다.

VOA의 서면질의에 대한 캐나다 이민난민국의 답변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캐나다에 망명을 신청한 탈북민은 3명에 그쳤습니다.

캐나다 이민난민국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 중인 탈북민 수가 몇 명인지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내 북한인권단체인 '북한인권협의회'의 이경복 회장은,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150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경복 회장] “그런 식으로 해서 들어왔다가 얼마되지 않아서 영주권 받기 전에 되돌아 간 사람도 있고, 1천 명이 될지 2천 명이 될지는… 제 생각에는 총 2천 명 전후 될 겁니다. 그동안에 돌아가라고 해서 거의 돌아갔고, 지금 남아있는 수는 150명 될까, 어림 추산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참 기가 막히죠. 이게 제2의 난민이라고나 할까, 그런 입장이죠.”

북한을 탈출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탈북민들이 캐나다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또다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는 겁니다.

탈북민 지원단체인 캐나다 ‘한보이스’의 잭 김 씨는 캐나다 내 탈북민들이 처한 상황이 매우 비극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잭 김] “The story about North Koreans in Canada is pretty tragic one. It is actually very rare and almost non-existent for the Canadian government to give a general blanket amnesties to individuals. And this is it for all the countries.”

캐나다 정부가 난민 대상이 되지 않는 불법 입국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면을 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잭 김 씨는 추방 명령을 받은 탈북민들은 올바른 법적 절차를 밟아 이의 신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올바른 법률적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한인사회가 재정적 지원 등 도움을 제공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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