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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통일부 “월드컵 평양 원정, 필요한 지원 할 것”…남북관계 변수될까?


지난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 축구 경기가 열렸다.

한국 통일부는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한 월드컵 예선전’과 관련해 필요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아직 한국 정부의 협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경기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안소영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한국 통일부는 오는 10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한 월드컵 예선전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와 협의를 거쳐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3일 기자들에게 아시아축구연맹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와 북측 축구협회가 경기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통일부는 아시아축구연맹에도 북측 축구 관계자들이 파견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실무적 협의 사항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앞선 정례브리핑에서도 선수단과 중계 문제 등 경기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아시아축구연맹을 통해 북측에 전달했고,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이상민 대변인] “북측의 어떤 특별한 반응은 아직 저희가 확인하지 못했고, 지금 말씀하신 응원단 문제라든지 그런 부분들은 또 추후에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평양 원정 경기와 관련한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도 통일부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이번 경기가 정체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남북관계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이 것을 모멘텀으로 한다든지 등은 언급할 단계가 아니라고 답한 겁니다.

10월 남북 간 평양 월드컵 예선전이 성사된다면 이는 1990년 10월, 평양 능라도에서 펼쳐진 남북통일 축구 경기 이후 29년 만입니다.

또한 월드컵 예선으로서는 한국 선수단의 첫 평양 원정입니다.

지난 2008년 금강산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그 해 봄과 가을, 평양에서 예정됐던 남북 간 월드컵 예선전은 모두 무산된 바 있습니다. 북한이 태국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빌미로 홈그라운드 경기를 취소한 데 따른 겁니다.

때문에 당시 경기는 제3국인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한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미-북 대화 재개 요청에도 답하지 않은 만큼, 북한이 경기 장소로 제3국을 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다음달 15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한국 벤투호와 경기를 치른다는 계획을 전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당장 한국 선수단과 지원 인력의 방북 문제 등을 두고 남북 간 협의가 필요한 만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 간 월드컵 예선전이 꽉 막힌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많은 만큼 평양에서 경기는 열리겠지만, 이를 남북관계 진전과 연관짓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예선전을 위해 한국 당국자가 방북해 준비 과정에 참여하는 등 남북 접촉이 이어져도, 그 자체가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녹취: 문 센터장] “결국 남북관계라는 것은 북한이 한국에 요구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이고요.) 또 본격적인 경제협력이라는 건 전부 북한 핵 문제로 인한 대북 제재 때문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 핵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 제재도 풀리고, 제재가 풀려야 북한이 요구하는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문 센터장은 월드컵을 통해 한국 정부는 소강 상태인 남북대화의 불씨를 살려보고 싶어하지만, 북한은 스포츠와 정치를 최대한 연계시켜 활용하는 특수 정권인 만큼 최대한 이해관계를 따져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 센터장] “작년에 평창올림픽도 북한이 스포츠를 좋아해서 왔겠어요? 결국 김정은의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온 거죠. 그러니까 북한은 결국 스포츠를 통해서 정권을 연장하거나 자기들의 (이익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니까요.”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남북관계 진전은 전적으로 미-북 관계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한국이 미-북 관계에서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보고, 미국과의 관계 발전에 따라 한국은 얼마든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와 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겁니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가 예전처럼 어려워질 때는 다시 남한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윤 전 원장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바람을 아는 북한은 ‘남북 간 월드컵 예선전’과 관련한 한국의 협의 요청과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응답하지 않으며 이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 전 원장] “한국 정부가 상당히 북한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에, 자기들은 아쉬울 게 없는 거죠.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가 한국 정부에서는 지금 어떤 식으로든 ‘김정은의 답방’이 하나의 국내정치 문제를 푸는 열쇠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약점을 북한이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이거든요.”

반면 이번 월드컵 예선전 준비 과정을 통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에 예상치 못한 훈풍이 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조성렬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조성렬 위원] “북한도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월드컵 예선전에 한국 선수들이 가는 데 대해 허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려면 일단 사전에 남북 간 접촉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남북관계에서 대화를 재개하는 하나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위원은 이어 최근 북한 선전매체들이 남북대화와 관련해 통일부를 지목하며 한국 정부를 비난한 것도 향후 있을 남북 간 회담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한국 통일부를 겨냥해 “가소롭고 체면 없는 행위, 일고의 가치도 없는 말 장난”이라며 비난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남한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이미 선포했다"며, 남한의 통일부는 대화 타령을 하기 전에 북한 입장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미-한 훈련 반발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새롭게 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가 대화와 협력의 주체이기 때문에 북한이 그런 이야기를 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를 통해 어느 저자가 언급한 것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가 논평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 당국자는 미-북 실무 협상 재개가 지연되며 정체된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반발 앞서기도 하고, 미-북 관계가 반발 앞서기도 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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