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서 파기까지


지난 2016년 11월 한국 국방부에서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했다.
지난 2016년 11월 한국 국방부에서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일본대사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한국 정부의 결정으로 지소미아는 체결 2년 9개월 만에 종료됐습니다. 미국은 지소미아를 미-한-일 안보 협력의 기반으로 강조하면서, 협정의 유지를 한국에 촉구했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지소미아의 체결에서 파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봅니다.

진행자) 조은정 기자, 한국 정부가 전격적으로 종료한 ‘한-일 정보보호보호협정’, 지소미아의 내용을 먼저 소개해주시죠.

기자) 지난 2016년 11월 한국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의 병력 이동과 사회 동향, 북 핵.미사일 관련 정보 등을 일본과 공유하기 위해 체결됐습니다. 한국은 탈북자나 북-중 접경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수집한 대북 정보를 일본과 공유하고, 일본은 주로 북한 잠수함 기지,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분석 결과를 한국에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일 양국은 지소미아 체결 이후 최근까지 모두 29건의 정보를 교류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처음부터 지소미아를 적극 지지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2016년 지소미아가 체결된 것도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소미아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활동에 대한 긴밀한 감시를 위해 미국이 일정 부분 밀어붙여 맺어진 협정”이라고 보도했는데요. 2016년은 북한의 핵실험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한-일 안보 공조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된 때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입장에서 한-일 간 안보 공조가 왜 중요한가요?

기자) 이번 주 일본과 한국을 방문해 지소미아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사령관의 말을 먼저 들어보시죠.

[버거 해병대사령관] “From a military perspective, it’s important to be able to share information because each country has information that..”

버거 사령관은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각국은 다른 나라가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데요. 미국을 거치지 않고 한국과 일본 간 직접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고 중국도 견제하면, 결국 미-한-일 삼각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나온 다는 것이 미국의 인식입니다.

진행자) 한-일 갈등이 고조되면서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검토하자 미국 고위 당국자들이 이를 적극 말리는 모양새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7월 17일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7월 23일에서 24일 한국을 방문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8월 9일 방한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8월22일 방한한 데이비드 버거 해병대사령관이 한국 당국자들에게 지소미아가 미-한-일 안보 협력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스퍼 장관이 아시아 순방 당시 한 말을 들어보시죠.

[에스퍼 장관] “I would obviously encourage that type of intel sharing to continue”

에스퍼 장관은 “그런 유형의 정보 공유를 계속하도록 권장하고 싶다”며 지소미아가 “북한에 대한 공동 방어에서 핵심”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유근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방침을 밝혔다.
김유근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방침을 밝혔다.

진행자) 미국이 이렇게 지소미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종료 결정을 내렸는데요. 한국 측도 미-한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부담이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언론에 “지소미아와 관련해선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했다”며 “미국은 우리 정부의 이런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소미아 폐기는 “한-미 동맹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진행자) 한국이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은 이 협정의 효용성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이죠?

기자) 예. 최근 고조되는 한-일 갈등 때문입니다. 한국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무역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간 안보 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본이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모든 외교적 노력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대화를 제의하고, 또 한국과 일본이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음에도 돌파구가 열리지 않자 한국은 22일 결국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와 함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서 종료까지의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