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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복되는 ‘통미봉남’ 전략


16일 한국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8.15 광복절 기념사를 강하게 비난하며 더 이상 한국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계속돼 온 북한 당국의 `통미봉남’ 전략의 흐름을 오택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통미봉남’은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 전략으로 꼽힙니다.

‘미국과 통하고 한국은 막는다’는 뜻으로, 미국과의 외교를 지향하면서 한국 정부와는 단절하는 외교전략입니다.

북한의 이같은 대남 전략은 지난 1994년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1994년 10월 미국과 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맺습니다.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해 주는 것을 약속한 합의입니다.

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면서 한국을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미국과만 대화했는데, 바로 ‘통미봉남’ 전략이었습니다.

이후 북한은 핵 협상에서 ‘통미봉남’을 기본전략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뒤 대북 ‘햇볕정책’을 펴자 북한은 다시 한국과 대화를 이어갔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 상황은 또 다시 바뀌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었던 전임 정권과는 달리 이명박 정권이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자 북한은 또 다시 한국을 배제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이명박 정권이 북한을 지목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북한은 2011년 5월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며 “남측과 더 이상 상종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011년 5월)] “반공화국 대결 책동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거족적인 전면공세에 진입할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의 정권에 관계없이 상황에 따라 전략을 바꿔갔습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엔 미국을 향해 포문을 열기도 했고,

[녹취: 김정은 위원장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우리 민족을 분열시킨 장본인이며 통일의 기본 방해자인 미국은 조선반도 문제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

문재인 정권 들어 다시 한국을 겨냥해 비난의 화살을 쏘기도 했습니다.

[녹취: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 담화 (지난 2017년)] “(핵 문제는)미국의 끊임없는 핵 위협 공갈에 의해 산생되었으며 그것은 철저히 조-미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남조선 당국은 여기에 끼어들 아무런 명분도 자격도 없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돼 같은해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이어 지난해 6월 미-북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한국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완전히 자리잡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원하던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하자 북한은 또 다시 한국을 향해 비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시정연설 대독 (지난 4월)] “오지랖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후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6번의 발사체 도발을 감행한 북한은 급기야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며 다시 ‘통미봉남’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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