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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화염과 분노’ 당시 ‘북한’ 최다 검색...대화 분위기엔 검색 빈도 낮아


지난 2017년 12월 미국 하와이에서 북한의 공습에 대비한 경보 발령 훈련을 했다.
지난 2017년 12월 미국 하와이에서 북한의 공습에 대비한 경보 발령 훈련을 했다.

미국인들은 북한과의 대화 국면 보다는 긴장 상태가 높을 때 북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과 가까운 하와이와 알래스카 주에서 북한을 검색한 횟수가 월등히 높은 점도 흥미롭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7년 8월 미국과 북한은 서로를 강하게 비난하며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그 해 8월9일 북한 전략사령관은 중장거리 미사일인 ‘화성-12’ 형 4발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고, 며칠 뒤엔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해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 받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비슷한 시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orth Korea best not make any more threats to the United States. They will be met with fire and fury...”

북한은 더 이상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며, 북한은 세계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는 겁니다.

이처럼 북한과의 전운이 감돌던 2017년 8월, 미국인들도 ‘북한’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VOA가 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의 검색어 분석 서비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를 살펴본 결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인들이 ‘북한(North Korea)’을 가장 많이 검색한 시점은 2017년 8월6일부터 12일 사이였습니다.

최다 검색어와 함께 공개되는 ‘연관 검색어’에 ‘괌’이 오른 점으로 볼 때, 당시의 긴장 상태와 검색어 ‘북한’ 사이에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의 검색어 분석 서비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를 통해 알아본 북한 관련 검색 결과. 북한과의 긴장이 높을 수록 검색이 빈번했다.
‘구글’의 검색어 분석 서비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를 통해 알아본 북한 관련 검색 결과. 북한과의 긴장이 높을 수록 검색이 빈번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검색 횟수를 나타낸 건 같은해 4월9일부터 15일이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가장 많은 검색이 이뤄졌던 8월 초를 100으로 볼 때, 이 주간의 검색 비율은 77이었습니다.

이 때도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 등을 동해상으로 자주 발사하는 등 한반도에는 긴장 상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일부 언론이 “북한이 전쟁을 선포했다”는 식으로 과장보도를 하면서 ‘북한’에 대한 검색이 급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이 기간 ‘북한의 전쟁선포’라는 키워드는 ‘북한’에 대한 가장 많은 연관 검색어였습니다.

이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자살 임무를 수행하는 로켓맨’으로 비하한 2017년 9월 북한에 대한 검색이 빈번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발사한 시점(2017년 11월26일~12월2일) 등도 미국인들이 ‘북한’을 많이 검색한 시점으로 기록됐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6월은 검색 비율 27을 나타내 10위권 밖에 머물렀고, 2차 미-북 정상회담은 검색 비율 8을 기록하면서 순위 권에서 한참 뒤처졌습니다.

주민들의 비율로 따져볼 때 북한을 가장 많이 검색한 미국 내 지역은 하와이였고, 이어 워싱턴 DC와 알래스카, 워싱턴주 순이었습니다.

워싱턴 DC를 제외한 하와이와 알래스카, 워싱턴주는 모두 태평양 지역으로, 북한의 미사일 관련 보도가 나올 때마다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곳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의 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을 때마다 이 지역 주민들의 관심도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미국인들은 북한의 지도자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많이 검색된 시점은 2018년 6월10일부터 16일 사이 기간이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1차 정상회담을 개최한 때입니다.

‘북한’이라는 키워드는 긴장 상태에 비례해 검색 횟수가 증가했지만, 대화 국면에선 ‘김정은’에 대한 검색 빈도수가 높게 기록되는 양상을 보인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검색 빈도수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 비해선 검색 횟수가 훨씬 많았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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