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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김정은 친서, 3차 미북 정상회담 신호탄 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새로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매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이 친서가 3차 미-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또 걸림돌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현재의 미-북 교착 상황은 1년 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서 예고돼 있었습니다.

당시 한반도 정세가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북 두 정상은 5시간에 걸친 회담 끝에 새로은 관계 수립, 평화체계 구축,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항의 6.12 공동성명에 서명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비핵화였습니다. 공동성명은 모두 4개항으로 돼 있는데, 비핵화는 3항에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만 돼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이 강조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즉, CVID도 없고, 핵 폐기 기한도 없고, 핵탄두와 미사일을 반출해 폐기한다는 내용도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 조야에서는 1차 정상회담이 겉만 번지르하고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워싱턴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속 늘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닉시] ”ICBM and nuclear warhead for those missile reaching US…”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 불만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재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한 마디로 미국이 관계 개선을 약속해 놓고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해 9월2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녹취: 리용호] ”선 비핵화만을 주장하면서 그를 강압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제재 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으며, 지어 종전 선언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과 북한의 두 정상은 1차 정상회담 이후 8개월만인 지난 2월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핵 담판은 결렬되고 말았습니다.

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와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Basically they wanted the sanctions lifted in their entirely, and we could't do that. They were willing to denuke a large portion of the areas that we wanted, but we couldn't give up all the sanctions for that."

북한은 기본적으로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상당 부분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미국이 원하는 만큼은 아니어서 제재를 해제할 수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3월1일 새벽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들이 요구한 것은 부분적인 제재 완화였다고 반박했습니다.

[녹취: 리용호]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전면적인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 구체적으로는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부터 2017까지 채택된 5건, 그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을 종합하면,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범위와 그 상응조치 즉, 제재 완화를 둘러싸고 협상을 벌이다가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뜻하지 않게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북한은 ‘계산법’을 바꾸라며 미국을 압박했습니다.

북한은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을 겨냥해 인신공격을 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5월4일에 이어 9일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에 지속적으로 유화적인 손짓을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15일 북한의 태양절을 기해 김정은 위원장의 할아버지(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며 사진과 친서를 보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1일 미 재무부가 취한 대북 제재를 철회시켰습니다. 또 북한이 발사한 것이 단거리 미사일에 불과하다며 참모들을 누르고 이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지 않았습니다.

넉 달 간 계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전략적 인내’는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매우 따뜻하고, 매우 좋은 편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just received a beautiful letter from Kim Jong Un. I can't tell you the letter, obviously, but it was a very personal very warm, very nice letter. I appreciate it.”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친서를 3차 미-북 정상회담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1,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매번 친서를 보냈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3차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It’s not surprising that he would send personal letter..”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미-북 3차 정상회담이 전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3차 정상회담이 성공하려면 미국과 북한 모두 한 발씩 물러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선 미국은 기존의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입장에서 물러나 비핵화에 발맞춰 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할 경우 미국도 상응 조치로 몇 가지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A phased and process, Yong Byun…"

북한도 하노이 회담 때보다는 진전된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미국이 이미 북한의 비밀 핵 시설 등 상당 부분을 파악하고 있는 만큼 포괄적인 핵 신고와 검증, 그리고 비핵화 시간표 등 하노이 정상회담 때보다는 진전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북한이 일부 핵을 남겨 놓으려면 미국은 합의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모든 핵을 내려 놓는다는 분명한 의지를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하고,큰 틀에서 합의를 하고 이행을 단계화하면 접점을 찾을 수있을 것같은데…”

조만간 열릴 미-북 실무 협상이 몇 달 간 계속될 수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앞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수뇌부가 직접 비핵화와 제재를 둘러싸고 담판을 벌이다가 협상이 깨졌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실무 협상을 통해 미리 합의문을 마련해 놓고 정상들이 만나려 할 것이라고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북한이 바라는 일부 제재 해제, 또 미국이 바라는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 등이 실무, 고위 협상을 통해 충분히 접점이 마련되야 빈손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문제는 남북정상회담입니다. 최근 노르웨이를 방문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6월 말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전에 남북 정상이 회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렇듯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있던 한반도 정세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의 열쇠를 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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