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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아베-김정은 정상회담 가능성 5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습니다. 일본이 왜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려는 것인지, 또 정상회담이 실제로 이뤄질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강조한 것은 북한과의 정상회담이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영빈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중요한 납북 피해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해 제재와 봉쇄 일변도였던 일본의 정책이 선회한 것은 지난해 봄이었습니다.

지난해 3월8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한국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조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일본에 머물고 있던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발표했기 때문에 당시 일본이 크게 당황하고 화가 났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그 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렇듯 북한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봉쇄에서 대화와 포용 쪽으로 바뀌자 아베 총리는 평양에 손짓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지난해 3월 22일 보도했습니다.

그로부터 거의 매달 일본과 북한 당국자들은 몽골과 베트남 등지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접촉에는 일본에서는 시미즈 후미오 외무성 아시아태평양국 참사관과 총리 직속인 내각 정보조사실의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 정보관, 북한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7월 베트남에서 이뤄진 북-일 접촉은 한국의 서훈 국정원장의 도움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일본 `아사히' 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전문 기자는 말했습니다.

[녹취: 마키노] ”일본 정부의 기타무라 내각 정보관이 지난 여름 북한 노동당 실장, 여자분을 만난 것은 서훈 국정원장의 소개를 받아서 만났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일본은 접촉 과정에서 납치 문제 해결과 국교 정상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비공식 접촉에서 경제협력과 납치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책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아사히' 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기자는 말했습니다.

[녹취: 마키노] ”북한 입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2가지인데, 먼저 경제협력, 돈이죠. 납치 문제에 협력하면 얼마나 경제협력을 얻어낼 수 있느냐, 두번째는 납치 문제에 북한이 진실을 밝히면 일본이 진짜 믿을 수 있느냐, 어떤 것을 해야 아베 총리가 납치 문제에 납득할 것인지, 북한도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북한은 납치 문제와 관련해 상당히 곤혹스런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9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15명의 일본인을 납치했다”고 시인하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피랍 일본인 5명을 일본으로 송환했습니다.

그러나 2004년 11월 북한이 피랍 여성 요코다 메구미의 것이라며 보낸 유골이 가짜로 밝혀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습니다. 일본에서는 “북한에 속았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북-일 관계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북한과 일본은 지난해 일련의 물밑접촉을 가졌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습니다.

북한은 또 공식매체를 통해 과거사를 거론하며 일본을 지속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일본의 정치가들은 우리 유가족과 피해자들 앞에 무릅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일본의 대북 유화 제스처는 계속됐습니다. 아베 총리는 1월28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북한과 과거사를 청산하고 국교를 맺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은 평양에 좀더 가시적인 유화 제스처를 보냈습니다. 일본 정부는 3월 13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하는 북한인권 결의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일본은 지난 11년 간 유럽연합(EU)과 함께 북한인권 결의안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상정해왔습니다.

일본의 이런 제스처는 물밑접촉에서 별 진전이 없자 북한에 좀더 적극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마키노 요시히로 기자는 말했습니다.

[녹취: 마키노] ”일본 입장에서는 협상할 생각이 있다고, 나오라고, 여러 가지 사인(신호)를 보내는 상황입니다.”

5월 들어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5월2일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솔직하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일 정상회담이 아베 총리에게 긍정적인 측면뿐 아니라 위험부담도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에 맞먹는 큰 정치적 업적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동북아에서 일본의 외교적 입지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7월 참의원 선거에도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부담도 크다고 마키노 요시히로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마키노] ”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납치 피해자가 17명입니다. 그 중 5명은 이미 귀국하셨기때문에, 그래서 나머지 12명이 빠짐없이 살아서 돌아와야 한다고 피해자 가족들이 생각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가 북한이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1명은 돌아오지 못할 것같다고 말할 때 가족들을 납득시키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나쁠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얻을 것도 없습니다.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지도자로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 미국 러시아에 이어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을 모두 만난 지도자가 됩니다.

이는 내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또 일본으로부터 인도적 지원이나 인적왕래 같은 상징적인 조치도 받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나 경제협력, 그리고 북-일 국교 수립으로 나아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올 연말까지 아베-김정은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잘해야 50%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퀴노네스] "50-50 chance is probably the most optimistic chance.."

한편 일본은 6월 5일부터 이틀간 몽골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북한 측에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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