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 신청서 제출 마감일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기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온 직후 숨진 오토 웜비어의 가족과,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푸에블로호 승조원 등이 기금 신청 목록에 오를 전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승조원들이 미 재판부에 신속한 판결을 촉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신청서에서 미국 정부의 ‘테러지원국 피해기금(USVSST Fund)’ 신청서 제출 마감일이 임박한 점을 이유로 들며, 재판부와 가장 이른 날짜에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테러지원국 피해기금’은 미국 국무부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로부터 피해를 입은 미국인과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북한은 2008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됐다가 지난 2017년 재지정됐습니다. 따라서 북한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희생자와 가족들은 이 기금 신청 자격을 얻게 됐습니다.
푸에블로호 승조원들의 변호인단이 밝힌 대로 이번 신청서 제출 마감일은 9월13일로, 불과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태입니다.
만약 푸에블로호 승조원들이 이 때까지 최종 승소 판결을 받지 못하면 다음 신청일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테러지원국 피해기금 웹사이트에 따르면 테러 피해를 입은 개인은 최대 2천만 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와 직계가족들이 함께 기금을 신청하는 경우 보상금은 최대 3천500만 달러까지 늘어납니다.
보상금은 테러지원국 등과 불법 거래를 통해 수익을 거둔 기업들이 내는 벌금으로 충당되는데, 여기에는 북한과 불법거래 혐의로 미 법정에 섰던 중국의 통신기업 ‘ZTE’가 낸 기금도 포함돼 있습니다.
올해 보상금 신청 목록에는 북한에서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송환된 뒤 숨진 오토 웜비어 가족들의 이름도 오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 법원은 지난해 12월 북한 정권이 웜비어의 가족들에게 약 5억 달러를 배상하도록 판결한 바 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법과대학원의 노정호 교수는 지난 1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웜비어 가족이 북한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적은 만큼, 피해기금을 신청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노정호 교수] “제일 좋은 방법은 테러 희생자 기금이죠. 결국 그걸 만든 이유가 사실은 보상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과거 북한과 관련해선 지난 2000년 1월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납치됐다 이듬해 평양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족들이 이 기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김 목사의 아들 김한 씨 등 유족들은 2009년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북한 정권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심 패소와 항소심 등을 거쳐 2015년 북한이 약 3억3천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밖에 북한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던 일본 적군파 요원의 테러 공격에 희생된 미국인의 가족 등도 테러지원국 피해기금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