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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국 민간단체 “북한 내 처형 장소 관련 증언 323건, 시체 암매장지와 소각장 증언 25건”


탈북민이 북한에 있을 때 목격한 공개처형 장면을 그린 그림이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행사장에 전시됐다.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자의적이고 초법적으로 처형한 장소에 관한 증언이 적어도 323건에 이르고, 시체 암매장지와 소각장에 관한 증언이 25건 나왔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김정은 통치 하에서도 이런 처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비공개 처형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한국의 대북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이 발표한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보고서에서 공개된 북한 처형장소 정보.
한국의 대북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이 발표한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보고서에서 공개된 북한 처형장소 정보.

북한 정권에 의한 자의적 초법적 처형과 암매장 실태를 담은 보고서가 11일 서울에서 발표됐습니다.

대북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이날 공개한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처형을 벌인 곳과 시체가 처리된 곳, 그리고 이런 일들에 관계된 문서나 관련 증거가 있을 만한 기관들의 위치에 관한 조사 결과를 담았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4년 동안 탈북민 610명을 인터뷰해 구축한 자료를 기반으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처형한 장소와 관련해 신빙성 있는 증언 323건을 추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이영환 대표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처형 장소에 관한 정보가 중요한 이유는 그 곳이 바로 인권범죄가 일어난 현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처형 장소는 굉장히 중요해요. 처형 시기, 처형 장소, 목격자 정보는 굉장히 중요해요. 거기서부터 나중에 실제 북한 주민들한테 현지 인터뷰를 해서 정확하게 더 위치를 좁혀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처형 장소가 없으면 다른 일들을 제대로 했다고 해도 무용한 데이터가 되죠.”

보고서는 처형과 관련해 북한 당국이 가장 많이 적용한 죄목이 절도와 재산침해죄였으며, 이어 살인, 강간 등 폭력죄와 간첩행위 등 정치적인 죄, 인신매매죄 등이 뒤를 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공개처형 장소와 관련한 신빙성이 높은 증언도 320건이 나왔다며, 주로 강가와 공터, 밭, 시장, 언덕, 산비탈, 경기장, 학교 운동장 등 공개된 넒은 장소에서 공개처형이 이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공개처형 직전에 현장에서 약식재판이 열렸고, 변호인의 도움이 없는 상태에서 혐의와 판결이 낭독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영환 대표는 북한이 공개처형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증언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2013-14년 사이에 휴대용 검색기, 공항에서 몸수색을 하는 것을 가지고 사람들의 휴대폰을 압수해서 (정보가) 밖으로 못나가게 신경 쓴다는 것은 최소한 공개처형을 하려고 하는 빈도를 줄이게 되는 억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요...”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보고서에서 공개된 북한 처형장소 정보. 출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살해 당한 사람들을 위한 매핑’ 보고서에서 공개된 북한 처형장소 정보. 출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 당국이 처형한 시체를 암매장하거나 불태운 위치 등 시체 처리 장소에 관해서는 25건의 신빙성 있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시체 암매장 장소에 관한 정보가 2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특히 한 곳에 시체 10구 이상이 집단 암매장됐다는 정보가 2건에 달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 증거가 문서로 보관되어 있을만한 장소들에 관한 정보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며, 이런 정보들은 향후 북한 정권에 대한 사법 절차와 역사적 진상 규명에 중요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영환 대표는 이번 보고서가 북한 정권에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영환 대표] “하는 일들, 벌어지는 일들을 아주 상세하고 꼼꼼하게 전에 없던 방식으로 추적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인권침해를 묵인 방조 교사 지시하는 사람들의 행적들을 전에 없던 방식으로 꼼꼼이 기록한다는 것 자체를 알려줘서 상당히 위축시키기 위한 것이죠.”

이번 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탈북민 488명 중 16%가 북한 정권에 의해 처형 살해된 가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 233명 중 27%는 강제실종된 가족이 있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83%는 여전히 생사나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김정은 통치 하에서도 이런 처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제적 비난과 압력 때문에 비공개 처형을 늘리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서울인권사무소의 시나 폴슨 소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민간단체들의 이같은 보고서가 유엔의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폴슨 소장] “We also receive information that has been gathered by civil society because we can’t not do everything by ourselves...”

서울인권사무소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민간단체들이 수집한 정보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폴슨 소장은 서울인권사무소의 역할이 민간단체들의 역할과는 분명히 다르다며, 하지만 서로 상대방을 보완해 나가며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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