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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한의 WMD 전체 폐기를 협상 목표로 거듭 강조한 미 국무부


미국 워싱턴 국무부 건물 입구 유리문에 새겨진 국무부 문장.
미국 워싱턴 국무부 건물 입구 유리문에 새겨진 국무부 문장.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전체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새삼 강조한 미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최종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안보리 대북 결의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요?

기자) 동북아시아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분명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금지 활동과 폐기 대상을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 핵.미사일 실험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그리고 다른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포기 또는 폐기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 안보리가 지금까지 채택한 모든 대북 결의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는 지난 2006년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채택한 1695호를 시작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해 2017년 12월 채택한 2397호까지 총 11건에 달합니다. 핵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포기하도록 규정한 것이 공통점입니다.

진행자) 안보리 결의가 국제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건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 간 견해가 엇갈립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들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경고성 의미에 그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는, 북한이 결의를 위반해도 군사력 사용 등 강제력을 발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안보리 결의는 북한에 경제 제재를 가해 압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최근 원유와 석탄 등의 불법 환적에 이용된 북한 선박을 압류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안보리 결의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요?

기자) 네. 자신들의 핵 개발은 미국의 핵 위협에 대응한 정당한 자위권 행사이며, 대북 결의는 정권 전복을 위한 미국과 그 추종자들의 흉계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대북 결의에 규정된 “제재들이 계속 남아있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제재를 인정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 시점에 새삼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가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강조한 배경이 뭔가요?

기자) 국무부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북한의 최근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겁니다.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에 대한 확인을 에둘러 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최종 목표가 핵과 탄도미사일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이런 미국의 목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서 핵무기와 핵 시설, 핵 물질,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 시설 정도를 폐기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핵과 탄도미사일과 관련 프로그램은 물론 생화학무기의 폐기도 요구하는 미국과는 차이가 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폐기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초점은 북한과의 협상이라는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은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말 그대로, 협상을 통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평화적으로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라는 겁니다. 미국은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측에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실제로 어디까지를 협상의 목표로 삼을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비핵화는 “핵무기를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대변인이 어제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계속 기대를 갖고 있는 이유를 밝혔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줄곧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배경을 설명해 줍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얼굴을 마주한 대화에서 진정한 비핵화 약속을 얻어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폼페오 장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6차례에 걸쳐 비핵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밝혀왔습니다. 더딘 진전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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