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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미국 의회 모독죄


미국 워싱턴의 연방 의사당.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 민주당이 하원 상임위원회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조사하면서 소환장을 발부해 몇몇 사람에게 청문회 증언이나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과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소환에 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의회 모독죄(contempt of congress)’를 적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번 시간에는 미국의 ‘의회 모독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의회 모독죄란 무엇인가?”

미국 연방법은 연방 의회로부터 증언이나 자료제출 요구를 받은 사람이 이를 거부하거나, 출석 요구에 응했어도 증언을 거부한 사람을 ‘의회 모독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녹취: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최근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에게 소환장을 발부해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를 담은 특검 보고서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바 장관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제럴드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지난 5월 8일 바 장관을 의회 모독죄로 고발하는 결의안을 법사위원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의회 모독죄 처리 과정”

현재 미국에서 의회 모독죄를 처벌하려면 하원이나 상원 본회의 의결이 필요합니다.

연방 의회는 의회 모독죄 결의안이 넘어오면 회기 중에는 전체 표결을 통해, 또 폐회 중에는 의장 결정으로 고발장을 수도 워싱턴 소재 연방 검찰로 넘기고 연방 검찰은 이를 대배심으로 이송해 기소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 법에 따르면 의회 모독죄로 기소된 사람은 재판을 받고 최저 100달러에서 최고 1천 달러 벌금을 내거나, 최소 징역 1달에서 최장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방 검찰이 연방 의회에서 넘어온 의회 모독죄 고발 건을 반드시 기소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갈려있습니다.

“의회 모독죄의 연원”

영국 식민지 시절 미국 식민지 의회는 영국 관습법의 영향을 받아 증언이나 자료 제출 같은 의회 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람을 직접 체포해 명령을 강제하거나 이들을 처벌할 권한이 있었습니다. 이런 권한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미국 연방 의회가 이 권한을 처음 발동한 건 지난 1795년이었습니다. 당시 연방 하원은 하원 의원 3명을 매수하려 한 민간인 2명을 강제로 구인해 의회 안에서 심사하고 이 가운데 1명을 의회 모독과 매수 시도 혐의로 며칠 동안 구금했습니다.

이후 1821년 미 연방 대법원도 연방 의회의 강제구인권을 인정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1857년에 정식으로 관련 법이 제정됐습니다. 의회 결의가 있으면 의회 증언이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지 않는 사람을 의회 모독죄로 연방 검찰과 법원이 처벌한다는 법이 도입된 것입니다.

바로 현재와 같은 의회 모독죄 처리 절차의 핵심이 바로 이때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적용되는 의회 모독죄 관련 처벌 항목은 지난 1930년대에 마련됐습니다. 이때부터 의회 모독죄는 ‘경범죄’로 분류됐습니다.

“의회 모독죄가 적용된 사례들”

연방 의회 소환을 받은 사람들은 의회 모독죄로 고발되기 전 대개 의회 소환에 응합니다. 그래서 고발 결의안이 상원이나 하원 본회의에서 가결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1980년 이후 지금까지 하원 본회의에서 의회 모독죄 결의안이 통과된 건수는 모두 8건이었고 상원에서는 없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 사례는 2014년에 있었습니다.

2014년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던 연방 하원은 로이스 레너 전 미 '국세청(IRS)' 면세담당 국장에 대한 의회 모독죄 결의안을 가결했습니다.

IRS의 보수단체 표적 감찰 의혹을 조사하던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는 레너 전 국장을 청문회에 불렀지만, 레너 전 국장은 청문회에 나와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연방 하원은 그를 2014년 의회 모독죄로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고발장을 접수한 연방 검찰은 레너 전 국장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2012년엔 연방 하원이 당시 에릭 홀더 연방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회 모독죄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 하원 정부개혁감독위는 2009년부터 2011년 초까지 연방 정부가 무기 밀매경로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무기 2천여 정을 멕시코 마약 조직에 판매한 작전과 관련된 자료를 홀더 장관이 제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하지만, 연방 법무부는 하원이 보내온 고발결의안을 두고 행정특권을 내세워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감독위가 소송을 냈고, 이 건은 오랜 공방 끝에 지금은 흐지부지된 상태입니다.

“현재도 남아있는 의회의 구금 권한”

미국 연방 의회가 의회 소환에 따르지 않은 사람을 자체적으로 구금하는 권한은 아직도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은 연방 의회가 소환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강제로 구인해 의회 안에서 이들의 의회 모독죄 여부를 판정하고, 증언할 때까지 이들을 의사당 안에 구금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권한은 여러 이유로 지난 1935년 이후 지금까지 발동되지 않고 있습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의회 모독죄”

제럴드 내들러 미 하원 법사위원장이 윌리엄 바 법무장관를 의회 모독죄로 고발한다는 결의안을 본회의에 넘긴 뒤 과연 바 장관이 기소되고 처벌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 장관이 처벌될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연방 하원이 바 장관을 고발하는 결의안을 채택해도 전례를 보면 이를 넘겨받은 연방 검찰이 바 장관을 기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의회 소환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강제구인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연방 법원 판결들은 행정부 고위 관리를 강제로 구인하는 건 반드시 피해야 할 헌법적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어, 강제구인 명령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뉴스 속 인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지명자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21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란 관련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직무대행이 지난 21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이란 관련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지명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을 공식적으로 장관에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섀너핸 지명자는 이제 상원 인준을 받으면 장관 자리에 오를 수 있습니다.

올해 56세인 섀너핸 지명자는 미국 서부 워싱턴주 출신으로 워싱턴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습니다. 이어 동부 명문 MIT에서 기계공학과 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1986년 세계 굴지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보잉사에 들어가 30년 이상을 근무했습니다.

보잉사 부사장으로 있던 섀너핸 지명자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국방부 부장관에 임명됐습니다.

그는 국방부에 들어온 뒤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짐 매티스 전 장관의 핵심 국방전략인 새 국가방위전략을 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2인자로서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섀너핸 지명자는 전임 매티스 장관이 각종 현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갈등을 빚은 것과는 달리 대통령과 우호적인 사이를 유지했습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우주군 창설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 대행 자리를 떼고 장관 지명자가 된 섀너핸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 '의회 모독죄’, 그리고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지명자에 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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