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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사관 습격 연루 미국인 첫 체포…사건 여전히 미스테리


지난 2월 괴한들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입구.

미국 사법 당국이 지난 2월 발생한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관련된 미국인 한 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사를 통해 베일에 싸여있는 사건의 배경 등이 밝혀질지 주목됩니다. 오택성 기자가 이번 사건의 경과를 정리했습니다.

지난 18일, 전직 미 해병대원인 ‘크리스토퍼 안’ 씨가 미 연방당국에 체포돼 기소됐습니다.

`AP’ 통신 등은 한국계 미국인인 안 씨가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으며, 현재는 혐의를 시인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지, 혹은 부인한 상태로 받을지 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언론들은 또 연방 요원들이 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 씨의 아파트를 급습했지만 신변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 씨가 속한 단체인 ‘자유조선’의 법률 대리인인 리 월러스키 변호사는 그가 지난 2017년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뒤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피신시키는 과정에 연관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갖기 닷새 전인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대사관에 괴한이 침입합니다.

대사관 직원들의 탈북을 권유하다가 설득에 실패하자 괴한들은 이들을 결박하고 재갈을 물린 뒤 컴퓨터와 이동식 저장장치 서류 등을 빼앗아 달아납니다.

사건 발생 당일에는 습격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고, 미-북 2차 정상회담이 열린 27일에야 스페인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어느 단체의 소행인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들은 북한 특수공작원 연루설과 미 중앙정보국 CIA연루설 등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3주가 지난 3월 15일,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처음으로 ‘북한체제 반대활동’ 단체가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합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습격의 배후는 김 씨 왕조를 전복시키기 위한 비밀 반체제 조직인 ‘천리마민방위’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는데, 이 단체가 바로 3월 1일 이름을 바꾼 ‘자유조선’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어 일주일 뒤, “‘자유조선’이 미 연방수사국 FBI와 접촉해 습격 당시 습득한 정보를 넘겼다”는 속보를 전했지만, FBI는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된 3월 22일, 스페인 고등법원이 공식 문서를 통해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을 공개하며 이들 중 한 명이 FBI와 접촉했다고 공식 발표합니다.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이들은 모두 10명으로 한국과 미국 멕시코 국적자들이 포함됐고, “이들 중 ‘에이드리언 홍 창’이라는 이름을 가진 멕시코 국적자가 정보를 넘기기 위해 FBI와 접촉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3월 26일, ‘자유조선’은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처음으로 습격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 같이 억압되거나 맞은 사람이 없었으며 무기도 사용되지 않았다”면서도 자신들이 “정보를 가져간 것은 맞으며, FBI가 정보를 요청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자유조선’이 어떤 이유로 대사관을 습격했는지, 또 어떤 정보를 FBI에 넘긴 것인지 등 많은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한편, 스페인 언론은 스페인 당국이 미 FBI로부터 전달 받은 북한대사관 도난품을 다시 대사관 관계자들에게 돌려줬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외무성 대변인 이름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반응하면서, 이번 일은 “엄중한 테러 행위”이며, FBI 연루설 등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안’ 씨에 대한 체포는 대사관 습격 사건에 연루된 인물에 대한 첫 번째 신병 확보 조치로, 베일에 쌓여있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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