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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북 협상 재개 돌파구 열지 못한 미-한 정상회담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한 확대정상회담이 열렸다.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한 확대정상회담이 열렸다.

어제(11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미-한 정상회담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돌파구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결렬로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와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어제 미-한 정상회담에서 주요 관심사는 미-북 비핵화 협상의 재개를 위한 동력을 마련할지 여부였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회담이 성공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2시간 가까이 단독회담과 소규모 정상회담, 확대정상회담을 이어가며 북 핵 문제 해법을 논의했지만, 서로 다른 접근방식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물론 일부 긍정적인 내용이 있었지만, 구체성이 결여된 수사에 그쳤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중재안을 준비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빅 딜’ 식 일괄타결 주장과 북한의 `단계적’ 해법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는데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단계적 해법을 아예 일축한 건 아니지만, 지금은 `빅 딜’을 논의 중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제재 문제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핵심적인 이유 아니었나요?

기자) 네. 사실 한국 정부의 중재안은 단계적인 제재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가 한두 차례 이어지는 `조기 수확’을 통해 미-북 간 신뢰를 쌓아야 협상을 원활하게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확고했습니다. 지금은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두 사업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 정부가 큰 관심을 기울이는 사안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적이었던 겁니다.

진행자)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거듭 강조하면서, 3차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3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이전 보다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최근 두 차례나 “몇 달 안에 추가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바란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열려면 단계가 필요하다며, 서둘러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실무 또는 고위급 회담이 사전에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북한과 `톱 다운’ 방식의 협상을 유지할 뜻을 밝힌 건 의미 있는 일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남북한 세 나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달려있다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과감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중요한 조건이라는 겁니다. 협상 재개를 위한 공을 다시 북한에 넘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기자) 북한이 현 상태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북한의 관심사는 오로지 제재 완화인데요, 그런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미국의 실무회담 제안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고위급 회담을 제안해도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대북 협상을 위해 비장의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미-북 협상은 톱 다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그럴 수 있습니다. 특히 어제 두 정상이 논의했지만 공개하지 않은 대북 카드가 있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기조는, 제재를 유지하는 가운데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뜻을 밝혔는데요, 김 위원장이 호응할까요?

기자)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 위원장을 설득해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이렇다 할 수단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최근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제재에 맞선 장기전을 준비하는 듯한 상황입니다.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미-북 비핵화 협상 중단 상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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