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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스포츠 경쟁 관계


지난해 10월 2018 ALDS 플레이오프 야구 시리즈에서 뉴욕양키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이긴 후 에두아르도 누녜스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제공: Noah K. Murray
지난해 10월 2018 ALDS 플레이오프 야구 시리즈에서 뉴욕양키스가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이긴 후 에두아르도 누녜스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제공: Noah K. Murray

세계 곳곳의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입니다. 모르지만 저 팀한테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 꼭 이겼으면 좋겠다, 괜히 승리 욕구를 자극하는 상대가 있죠? 미국에는 이렇게 전통적으로 늘 경쟁하는 팀들이 많은데요. ‘주간 스포츠 세상’, 오늘은 미국 스포츠계 유명한 라이벌리(rivalry), 경쟁 관계에 있는 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오디오] 스포츠 경쟁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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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에서 최고의 라이벌리(rivalry)라면 프로 야구(MLB)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뉴욕 양키스(New York Yankees)와 보스턴 레드삭스(Boston Red Sox)인데요. 동북부 주요 도시 뉴욕과 보스턴에 연고를 둔 두 팀은 100년 넘게 서로 앙숙입니다.

[녹취: 이민홍-뉴욕 양키스 팬] “저는 무조건 보러 가요. 티켓이 몇 배가 되더라도… 분위기가 사뭇 틀려요. 다른 팀에게 졌을 때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레드삭스한테 졌을 경우에는 사람들이 짜증을 내죠. 맥주 판매량이 는다는 소리고 있고… 한일전이랑 비슷하다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뉴욕 양키스 팬, 이민홍 씨 얘기 들으셨는데요. 뉴욕 양키스와 경기가 있는 날은 보스턴 역시 분위기가 다르다고 레드삭스 팬 제프 스테파니 씨는 말합니다.

[녹취: 제프 스테파니-레드삭스 팬] “양키스가 보스턴에 경기하러 올 때면 보스턴 주민은 모두 흥분합니다. 아주 훌륭한 야구 경기가 벌어질 테니까 말이죠. 어떻게든 상대를 꺾으려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거든요.”

양키스와 레드삭스, 어쩌다 앙숙이 됐을까요? 이른바 ‘밤비노의 저주’와 관련이 있습니다.

[녹취: 제프 스테파니-레드삭스 팬] “20세기 초에 레드삭스가 베이브 루스 선수를 양키스에 팔았습니다. 그러면서 경쟁 관계가 시작됐는데요. 루스 선수가 양키스로 옮긴 뒤 레드삭스는 86년 동안 월드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어요. 이걸 두고 ‘밤비노의 저주’라고 합니다. 밤비노는 베이브 루스 선수의 또 다른 별명인데요. 레드삭스가 가장 뛰어난 선수를 양키스에 넘겼기 때문에 저주 받았다는 겁니다.”

이렇게 시작된 경쟁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레드삭스는 지난 2004년, 미국 프로 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 데 성공했습니다.

프로 야구에서 또 다른 경쟁팀으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Los Angeles Dodgers)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San Francisco Giants)를 들 수 있습니다. 두 팀 다 캘리포니아 팀이지만, 다저스는 남부 로스앤젤레스, 자이언츠는 북부 샌프란시스코가 연고지입니다.

사실 원래 캘리포니아 주민 사이에 경쟁심이 있다고 해요. 북부 지역 사람들은 남부 지역 사람들이 겉치레에만 신경 쓴다고 생각하고요. 남부 사람들은 반대로 북부를 한 수준 낮은 곳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 주민들 사이 감정이 스포츠 경기에도 반영된다는 건데요. 미국 내 한인들은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워낙 많이 살고, 류현진 등 한국 출신 선수도 있다 보니, 다저스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난 11월 텍사스에서 열린 NFL 미식축구 경기에서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 댈러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경기를 하고 있다.
지난 11월 텍사스에서 열린 NFL 미식축구 경기에서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 댈러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경기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미식축구, 프로풋볼리그(NFL)를 한 번 볼까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와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 Steelers),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와 시카고 베어스(Chicago Bears) 등 특별히 경쟁 관계에 있는 팀이 많이 있는데요. 그래도 NFL에서 라이벌리 하면 같은 동부 리그 소속인 워싱턴 레드스킨스(Washington Redskins)와 댈러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가 유명합니다.

[녹취: 윤준식 씨, 레드스킨스 팬] “레드스킨스하고 카우보이스 둘 다, 아주 오랫동안 같은 디비전에서 플레이하다 보니까 라이벌리가 생겼는데요. 두 팀의 오너들(구단주), 레드스킨스의 댄 스나이더, 카우보이스의 제리 존스, 아주 둘 다 NFL에서 제일 돈이 많고 힘이 많은 오너들이에요. 둘이 서로 팽팽하게 라이벌리, 오너들끼리도 있고요. 두 팀에 히스토리가 아주 많은 팀이에요.”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블리처리포트(Bleacher Report)’는 두 팀 간의 경기를 한 쪽이 쓰러질 때까지 치고받고 싸우는 혼전으로 표현했는데요. 두 팀은 60년 가까이 경기를 치르면서 중요한 길목마다 서로 발목을 붙잡곤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Los Angeles Lakers)와 보스턴 셀틱스(Boston Celtics)가 서로 으르렁거리는 사이인데요. 두 팀은 1959년 이후 열두 차례나 NBA 결승전에서 만났습니다.

특히 1980년대에는 두 팀의 간판선수들끼리 경쟁도 큰 화제였는데요. 대학 시절부터 경쟁해 온 레이커스의 매직 존슨과 셀틱스의 래리 버드, 뛰어난 개인기와 함께 서로 지지 않겠다는 두 선수의 투지는 미국 프로농구가 전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지난 11월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NCAA 대학 미식축구 경기에서 서던캘리포니아의 마케세 스테프 선수(오른쪽)가 노트르담의 줄리안 러브 선수를 방어하고 있다.
지난 11월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NCAA 대학 미식축구 경기에서 서던캘리포니아의 마케세 스테프 선수(오른쪽)가 노트르담의 줄리안 러브 선수를 방어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프로 스포츠 못지않게 대학 스포츠도 인기입니다.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주관 아래 다양한 스포츠가 벌어지는데요. 대학 미식축구 경기에서 경쟁 관계로 노트르담대학교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를 꼽을 수 있습니다.

[녹취: 김다인-노트르담 학생] “일단 USC랑 노트르담이 세계 2차대전 전부터 매년 경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쟁 관계를 유지한 거로 알고 있고요. USC랑 경기한다고 그러면, 노트르담 학생들은 스포츠에 관심 없는 애들도 경기에 다 가고, 부모님도 많이 오시고, 동창들도 많이 오시고, 학교 분위기는 축제 같아요. USC에 절대로 져서는 안 된다는 느낌이 항상 있고요. 만약 이긴다면 밤새도록 파티하고 난리가 나죠.”

USC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노트르담 학생 김다인 양의 얘기 들으셨는데요. 하지만 USC 졸업생 허재원 씨의 말은 좀 다릅니다.

[허재원-USC 졸업생] “노트르담에서는 USC를 라이벌로 보나 보죠? 이게 사실 시대별로 좀 틀리잖아요. 누가 우세냐에 따라서… 누가 우세인지 상관 없이 UCLA가 늘 라이벌이고요. 그 때는 학교 경비까지도 살벌하고 막 이렇거든요.

USC와 UCLA, 두 대학이 가까이 있다 보니, 멀리 중서부 인디애나주에 있는 노트르담보다는 UCLA와의 경쟁에 더 민감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전국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노트르담과 USC는 서로 유명 사립대학으로서 오랫동안 경쟁 관계를 유지해온 게 사실이라고 김선호 USC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선호 USC 교수] “미국의 사립 대학에 있어서는 모교에 대한 로열티(loyalty), 소위 말해서 충성도,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이런 면에 있어서 미국 대학에서의 풋볼팀이나 (스포츠팀) 성적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노트르담이나 USC는 미국 내에서, 사립 학교에서 졸업생들이 로열티를 갖는 넘버 원, 넘버 투 이런 정도의 학교이고요. 이런 애교심이 학교 다닐 때 풋볼 경기 같은 데 참여하면서 배양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대학팀 간의 경쟁 관계라면 이 밖에도 손 꼽을 수 없이 많은데요. 같은 남부 앨라배마주에 있는 앨라배마대학교와 어번대학교 풋볼 팀은 19세기 말부터 서로 앙숙입니다. 앨라배마 주민도 양쪽으로 나뉘는데요. 중간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하네요.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역시 미식축구 경기에서 서로 져서는 안 되는 관계입니다. 프로에 진출할 생각이 없는 선수들이 뛴다는 점에서도 두 팀의 경기는 독특한데요. 임관해서 나라를 위해 충성하기로 다짐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매년 가을에 벌어지는 육사와 해사 간 경기에는 미국 대통령도 참석하곤 하는데요. 미식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봐야 할 경기로 꼽히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 농구에서는 같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대학으로 서로 13km 거리에 있는 듀크대학교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간의 경쟁이 유명한데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바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출신입니다.

지난 2010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NBA 플레이오프 밀워키 벅스-애틀랜타 호크스전에 앞서 펩랠리가 열렸다.
지난 2010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NBA 플레이오프 밀워키 벅스-애틀랜타 호크스전에 앞서 펩랠리가 열렸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펩랠리(pep rally)’라는 말을 알아보겠습니다. 한국말로 사기 진작 대회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요. 각 대학은 홈구장에서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 펩랠리를 열곤 합니다. 재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졸업생들까지 모여 응원가를 부르며 흥을 돋우고요. 함께 경기장까지 행진하는데요. 이런 경기 전 행사를 ‘펩랠리’라고 합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오늘은 전통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스포츠팀들 살펴봤고요. ‘펩랠리’란 말도 알아봤습니다. 끝으로 음악 한 곡 전해드리죠. 스포츠 경기장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노래인데요. White Stripes의 ‘Seven Nation Army’ 들려드리면서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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