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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스포츠 세상] 오사카, 아시아 첫 테니스 세계1위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 선수가 지난달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오주오픈테니스챔피언쉽 결승전에서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를 상대로 이긴후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 선수가 지난달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오주오픈테니스챔피언쉽 결승전에서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를 상대로 이긴후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세계 곳곳의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일본 출신 여자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작년 US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데 이어, 지난주 열린 호주오픈까지 ‘그랜드슬램’ 대회를 연속 제패했기 때문인데요. 종합 세계 순위 1위에도 올랐습니다. 아시아 선수가 세계 1위가 된 건, 남·여 통틀어 최초인데요. 오사카 나오미와 호주오픈 이야기, 오늘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오디오] 오사카, 아시아 첫 테니스 세계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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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나오미는 일본 국적으로 활동하지만, 언뜻 생김새만 보면 아시아 사람이 아닌 것도 같습니다. 특별한 가족 환경 때문인데요. 오사카를 잘 아는, 미국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의 서라이아 맥도널드 기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서라이아 맥도널드 ESPN 기자] “Naomi’s mother is Japanese. Her father is Haitian. And she holds dual citizenship in America and Japan.”

오사카의 어머니는 일본인, 아버지는 아이티계 미국인입니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 이중 국적을 갖게 됐는데요. 오사카에서 태어났다고 ‘오사카’라는 성을 붙여줬습니다.

어릴 때 미국에 건너와 테니스를 익혔는데요. 영어로 모든 의사소통을 하고 일본어는 거의 못하지만, 어머니의 뿌리를 따라 일본 국적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오사카가 미국에서 직업 선수가 된 뒤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본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일본계 기업들의 후원도 뒤따랐는데요.

프로 입문 5년 만인 지난해, 오사카는 절정의 기량을 꽃피웠습니다. 9월에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에 나가 우승했는데요. US오픈은 테니스 4대 주요대회, ‘그랜드슬램(grand slam)’의 하나입니다. 우승자는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오르게 되는데요.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했지만, 정작 오사카는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언론과 테니스 팬들의 관심은 온통, 결승전 상대였던 미국의 세레나 윌리엄스에 쏠렸는데요. 윌리엄스가 경기 중 벌인 소동 때문입니다. 남자 선수라면 안 줬을 경고를 자신에게 줬다고 심판에 항의하면서 ‘남녀차별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윌리엄스는 경기 후에도 분을 참지 못하고, 주최 측이 “승리를 도둑질해갔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래서, 오사카가 우승한 것은 부당한 경기운영의 결과였던 것처럼 비쳤는데요.

US오픈 직후 언론은, 우승자 오사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윌리엄스의 주장과 스포츠계 성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윌리엄스가 나중에 오사카를 안아주며 축하하긴 했지만, 오사카는 울먹이며 “미안하다”는, 다소 어색한 우승 소감을 밝혀야 했는데요. 오사카 입장에서는 온전히 누려야 할 영광이 일부 퇴색됐기 때문에, 억울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넉 달여 만에, 오사카는 스스로 진가를 증명했습니다.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지난주 호주오픈 결승전에서,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Petra Kvitová)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겁니다.

직업선수끼리 테니스 경기는 ‘멘털(mental)’, 심리상태가 좌우하는 요소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사카가 US오픈 당시 느낀 복잡한 감정을 잊고 경기에만 전념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는데요.

[인터뷰: 서라이아 맥도널드 ESPN 기자] “She just looked demonstrably more confident and sort of comfortable with herself not just on the court, but overall.”

호주오픈을 직접 취재하고 돌아온 맥도널드 기자는, 오사카가 US오픈 때보다 더 확신에 넘치고 편안해 보였다고 말합니다.

경기장에서뿐 아니라, 숙소나 훈련장에서도 대화를 나눠보면, 전반적으로 평정심을 다진 모습이었다고 설명하는데요. 코치의 도움이 컸습니다.

[인터뷰: 서라이아 맥도널드 ESPN 기자] “She’s been working with her coaches, especially Sascha Bajin for little over a year now. And I think the chemistry between those two as well as her high-performance coach, all of these things are really just starting to…”

사샤 바진(Sascha Bajin) 코치와의 호흡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맥도널드 기자가 설명하는데요. 바진 코치는 오사카의 기량이 물오르기 시작한, 1년여 전부터 한솥밥을 먹고 있는 인물입니다.

출중한 경기력과 바진 코치의 도움을 바탕으로, 앞으로 당분간 여자 테니스는 ‘오사카 나오미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맥도널드 기자는 예상합니다.

[인터뷰: 서라이아 맥도널드 ESPN 기자] “She is almost deceptively charming. She can be little awkward when you talk to her sometimes. But whatever awkwardness or shyness she may display outside of tennis, don’t let that fool you, because she will destroy you on the tennis court.”

오사카는 평소 수줍음이 많고 부끄럼도 잘 타지만, 정작 테니스장에만 들어서면 상대를 파괴시키는 전사로 돌변한다고 맥도널드 기자는 말하는데요. 이 같은 ‘반전 매력’이 오사카를 강한 선수로 만들었다고 설명합니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에 걸쳐있는 오사카의 국적 문제, 조만간 국제적인 관심사가 될 전망입니다. 일본 법에 따라, 이중 국적자는 22세가 되는 때 한쪽을 선택해야 된다고 CNN방송 홍콩지국의 유안 매커디 기자가 설명했는데요.

오사카가 미국 국적을 포기할까요? 본인 외엔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곧 판명됩니다.

오사카는 1997년 10월생이라, 올 가을에 22세가 되는데요. 오사카의 국적 문제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 어느 나라를 대표해 출전하는지도 걸려있어서, 일본에서 큰 관심사입니다.

이번 호주오픈 남자부에서는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가 정상에 올랐습니다.

조코비치는 7번째 호주오픈 우승으로, 이 대회 최다승 기록을 세웠는데요.

지난해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가 그랜드슬램 20승을 달성한 데 크게 자극 받았다며, 페더러를 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자부에서는 오사카가 새로운 강호로 떠오르고, 남자부에서는 조코비치와 페더러 같은 유명 선수들이 경쟁하면서 각 나라에서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중입니다.

테니스, 한국어로 ‘정구’라고도 부르는 운동인데요. 국제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스포츠라고 맥도널드 기자는 설명합니다.

[인터뷰: 서라이아 맥도널드 ESPN 기자] “Sport in America, I mean, that’s definitely football. But it(tennis) is an international sport. Because you have the four grand slams. You have one in France, one in England, one in New York, and one in Australia.”

4대 주요 대회, ‘그랜드슬램’이,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대륙에 고루 퍼져 열리는데요. 하나는 프랑스(프랑스 오픈), 하나는 영국의 잉글랜드(윔블던), 또 하나는 미국 뉴욕(US오픈),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호주(호주오픈)에서 진행됩니다.

그랜드슬램 외에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크고 작은 대회들에 관중이 모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호주오픈테니스 챔피언쉽이 열리는 호주 멜버른에서 오사마 나오미 선수와 사샤 바진(Sascha Bajin) 코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호주오픈테니스 챔피언쉽이 열리는 호주 멜버른에서 오사마 나오미 선수와 사샤 바진(Sascha Bajin) 코치가 훈련을 하고 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사카 나오미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코치의 도움이 컸다고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코치(coach)’는 운동선수를 가르치고 훈련하는 사람, 북한 말로 ‘지도원’입니다.

축구나 야구 같은 단체종목에는 보통 ‘매니저(manager)’나 ‘헤드 코치(head coach)’라고 부르는 감독이 있고, 부문별로 전담 코치들이 활동하는데요. 테니스 같은 개인 종목에서는 선수가 각자, 자신에게 잘 맞는 코치를 고용해 도움을 받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새로운 여자 테니스 세계 1위, 오사카 나오미와 호주오픈 이야기 전해드렸고요. ‘코치’가 무슨 뜻인지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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