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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지난 1987년 12월 8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INF 조약에 서명하고 있다.
지난 1987년 12월 8일,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백악관의 이스트룸에서 INF 조약에 서명하고 있다.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하자, 러시아 역시 탈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0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자국을 위협할 중·단거리 미사일을 유럽에 배치하면 러시아도 이에 대칭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 갈등의 진원이 되는 ‘INF’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냉전 완화의 상징 - INF”

INF는 지난 1987년 12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서명한 협약입니다.

INF는 미국과 소련이 사거리 500km에서 5천500km에 달하는 지상 발사 순항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을 실험하고 보유하거나 배치하는 것을 일절 금지했습니다.

INF는 특히 유럽에서 핵전쟁이 나는 것을 막으려고 마련됐습니다. 이 조약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이 금지 대상이 된 건 핵탄두를 실은 중·단거리 미사일이 탐지하기 어려워 우발적으로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유럽 나라들은 당시 INF 체결로 안보상으로 큰 불안을 덜었다고 여겼습니다. 이 협약은 유럽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적용됐습니다.

이 협약에 따라 미국은 846기, 그리고 소련은 1천846기의 미사일을 폐기했습니다. 하지만, 비행기나 해상에서 발사되는 중거리 미사일은 금지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INF 체제의 균열”

하지만, INF 체제는 2014년부터 균열 조짐을 보였습니다.

2014년 7월 당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러시아가 INF를 위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당시 러시아가 개발한 9M729 순항미사일이 INF 위반이라고 주장합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SSC-8로 명명한 이 순항미사일은 최대 사정거리가 INF 적용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2017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가 SSC-8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증거를 요구하면서 미국 정부 발표를 부인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토는 러시아가 INF를 위반했다는 미국 쪽 주장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INF 체제의 위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한 뒤 러시아뿐만 아니라 INF 적용대상이 아닌 중국의 중·단거리 미사일에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국만 INF를 지킬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2019년 2월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6개월 안에 조약을 위반한 모든 미사일, 발사대, 관련 장비를 파기해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정식으로 탈퇴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탈퇴를 예고하면서 러시아에 6개월을 준 것은 INF가 규정한 탈퇴 절차에 따른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나토도 미국 정부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INF 파기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

미국 정부가 INF 탈퇴를 발표하자 러시아도 탈퇴 선언으로 맞대응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20일 국정연설에서 러시아가 먼저 중·단거리 미사일들을 유럽에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그런 미사일들을 배치한다면, 러시아도 맞대응해 미사일을 받아들인 나라뿐만 아니라, 그런 결정을 내린 미국 지휘부가 있는 곳을 러시아 미사일들이 겨냥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날 연설에서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이 음속보다 9배나 빠른 마하 9 속도로 1천km 이상 사거리를 비행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소개했던 원자력 추진 대륙 간 수중 드론인 '포세이돈'의 영상도 처음 공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올봄 포세이돈으로 무장한 첫 번째 핵잠수함이 진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아반가르드'가 대량 생산에 들어갔고,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도 12월경에 실전 배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신형 무기들이 미국의 적대적 위협이 증가함에 따라 방어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INF 체제 붕괴의 군사적, 외교적 함의”

미국이 INF를 탈퇴하고 앞으로 어떤 무기 체계를 유럽이나 아시아에 배치할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INF 적용 대상인 지상발사 미사일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러시아의 SSC-8에 대응할 새로운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개발 예산을 최근 책정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논란이 된 SSC-8 배치를 급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거리가 중거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걸치는 신형 미사일 체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INF 없는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하지만, INF가 폐기되더라도 유럽에 새로운 지상발사 핵미사일을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러시아에 INF 조약을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지속해서 새로운 순항 미사일(SSC-8)을 배치하고 있다며 한쪽만 지키는 조약이 유럽을 안전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과 영국도 미국과 러시아에 INF 체제를 유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INF 체제 붕괴가 2021년에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뉴스 속 인물: 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

새 유엔대사로 지명된 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
새 유엔대사로 지명된 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

최근 뉴스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 주인공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한 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입니다.

올해 57세인 크래프트 지명자는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했습니다. 미국에서 여성이 캐나다 주재 대사가 된 건 크래프트 지명자가 처음입니다.

그는 지난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대체 대표(alternate delegate)’를 맡기도 했습니다. 당시 크래프트 지명자는 아프리카 관련 업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2016년 석탄 광산업에 종사하는 억만장자 사업가 조 크래프트와 결혼했습니다. 이후 크래프트 지명자는 남편과 함께 공화당을 후원했습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크래프트 지명자 남편인 조 크래프트 씨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최소 1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크래프트 지명자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와 같은 켄터키 출신으로 매코넬 대표 추천으로 유엔 대사에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크래프트 대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크래프트 대사가 매우 자격을 잘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크래프트 대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매코넬 대표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래프트 지명자는 연방 상원 인준을 받아야 정식으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 취임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중거리핵전략협약(INF)’, 그리고 뉴스 속 인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주재 대사로 임명한 켈리 크래프트 캐나다 주재 미국 대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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