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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방위비분담금 협정, 원칙적 합의..."시리아 IS 잔당, 빠르게 세력 확대"


지난 2017년 9월 주한미군 장병들이 포천 캠프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진행된 한미연합사 훈련에 참가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한국이 '미한 방위비분담금 협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시리아에 있는 IS 잔당들이 빠르게 다시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미 국방부 보고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미-중 ‘무역전쟁’이 많은 나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도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합의를 봤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새로 개정될 '미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4일 밝혔습니다. 이로써 이달 중 열릴 전망인 미국과 북한 간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우려는 일단 수그러들 전망이라고 미국 CNN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측도 이같은 보도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한국 언론도 앞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전했습니다. 양측은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쳐 분담금 협상을 벌이며 신경전을 벌여왔는데요. 아직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양측의 협상 내용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과 한국 언론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한국 정부는 연간 총 10억 달러의 분담금을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5년 동안 매년 약 8억 달러씩 지불해왔는데요, 한국 측 분담금은 70% 이상이 한국인 군무원 8천700명의 급여로 쓰입니다.

진행자) 한국 분담금이 늘긴 했지만, 당초 미국 정부가 원했던 것보다는 줄어든 규모군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약 12억 달러의 분담금을 요구했지만, 10억 달러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양측 모두, 공백기가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뜻을 모으고, 가능한 한 빨리 남아있는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초 논쟁거리였던 협정 유효기간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1년마다 새로 갱신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미국은 협정 유효기간을 10년으로 하자고 했다가, 다시 1년마다 갱신하는 방안을 내놨는데요.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현행 협정 유효기간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5년마다 새로 갱신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 측은 3년이나 5년을 요구해왔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요구한 1년 안을 수용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 언론은 분담금 사항은 미국이 대폭 양보하고, 유효 기간은 한국이 대폭 양보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양국은 앞으로는 매년 주한미군 분담금 협정을 갱신해야 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양국은 올해 또다시, 내년에 적용될 협정을 위해 새로운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데요. 마이크 그린 국가안보회의 전 아시아 담당국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다가올 미북 정상회담의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얼마간의 돈을 썼지만,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다시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린 전 국장은 그러나, 협정이 성사된다면 미북 2차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할 위험성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근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3일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을 한국에 계속 주둔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논의한 적이 절대 없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도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언젠가"라면서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요. 한국 정부도 방위비 분담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약 2만8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면서 미군이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한국이 분담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팀에게 한국의 재정 부담을 두 배 늘리라고 요구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합의 내용을 승인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 국경지대인 큄에서 이라크 군인이 미군주도연합군이 ISIS를 상대로 공습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이라크 국경지대인 큄에서 이라크 군인이 미군주도연합군이 ISIS를 상대로 공습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국방부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새로운 보고서를 내놨군요.

기자) 네,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세력을 다시 키우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 감사관(IG)은 4일 분기별로 의회에 제출하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IS는 지금 점령지를 거의 다 잃은 상태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미 중부사령부의 보고를 인용해, IS가 시리아내 점령지를 잃었지만, 아직 시리아에는 수천 명의 IS 병력이 은신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리아에서 군사적 통제가 사라지면, 6개월에서 12개월 안에 IS가 다시 점령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할 생각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12월 시리아에서 IS가 거의 격퇴됐다면서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들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짐 매티스 당시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공화당 안에서도 시리아 철군은 시기상조라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군 철수가 시작됐습니까?

기자) 네, 시리아와 터키 국경 근처 만비즈 등 일부 지역에서 병력 철수가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방부는 이 보고서에서 현재 미군은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면서, 시리아 동부의 IS 마지막 거점지역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쿠르드민병대로 이뤄진 'SDF' 병력을 '잘 훈련되고, 열심히 일하는 경험 많은 전투원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철수하면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 프랑스 등 동맹국들은 시리아 내 IS 세력과 싸우기 위해 현지 쿠르드인들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의 도움을 크게 받았는데요. 하지만 역시 동맹국의 일원인 터키는 이들을 분리독립을 꾀하는 테러 세력으로 규정하고 제거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지금까지 함께 싸워왔던 이들이 터키의 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미군 철수 계획에는 변함이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역시 CBS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관련 문제도 언급했는데요. 아직 "극소수의 IS 잔당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주 적은 사람들 때문에 그곳에 계속 군대를 두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이미 오랜 기간 그곳에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에서 철수한 병력을 이라크에 주둔시킬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라크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진짜 문제인 이란을 예의주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바르함 살리 이라크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란을 감시하기 위해 미군을 이라크에 주둔해달라는 요청이 없었다며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은 테러와 싸운다는 임무를 수행 중이며, 미군은 그 임무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렸다.
지난달 3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에 관해, 유엔이 보고서를 냈군요?

기자) 네. 유엔 산하기관인 ‘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무역전쟁-고통과 이익’이라는 보고서를 4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어떤 나라에 ‘고통’을 주고, 어떤 나라가 ‘이익’을 볼지를 정리한 내용인데요. 특히 세계 10대 경제권에 미칠 영향을 상세하게 짚었습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을 받을 10대 경제권은 어느 곳들인가요?

기자) 가장 먼저 유럽연합(EU)이 있고요, 지난해 미국과 3자 무역협정을 새로 맺은 멕시코, 캐나다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중 교역량이 많은 일본과 한국, 호주, 베트남, 브라질이 차례로 포함됐고요. 2000년대 들어 고도성장을 지속한 ‘브릭스(BRICS)’ 구성원인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분석 대상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중에서 이익을 볼 나라들은 어디죠?

기자) 유럽연합(EU)이 가장 많은 이익을 볼 것으로 꼽혔습니다. 미-중 교역량 중에 700억 달러 상당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던 물량에서 500억 달러,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에서 200억 달러를 각각 가져갈 것으로 UN 측은 내다봤습니다. 그 다음은 일본(244억 달러)과 멕시코(279억 달러), 캐나다(217억 달러)가 이익을 볼 것이라고 적었는데요. 각각 200억 달러 정도 교역량을 끌어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그 나라들이 막대한 이득을 취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이유는 간단하다”고 보고서는 적었습니다. 고율 관세가 미국과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미-중이 서로 고율 관세를 집행하면 두 나라에서 만든 물건값이 올라가니까, 상당 분량이 유럽연합(EU)나 일본, 캐나다, 멕시코산 제품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진행자) 한국이 받을 영향은 어떤가요?

기자) 한국도 상당한 이득이 예상됩니다. 미-중 양측에서 144억 달러 정도 교역량을 끌어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럼 손해 볼 나라는 어디입니까?

기자) “가장 큰 패배자는 (무역전쟁 당사자들인) 미국과 중국”이라고 봤습니다. 많은 교역량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기 때문인데요. 미국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매기더라도 미국 산업에 가져올 혜택은 미미한 반면, 타격은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손해를 보나요?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매긴 2천500억 달러 어치 관세 이후, 미국산으로 대체되는 경우는 6% 정도에 불과하고요. 82%는 다른 나라 업체들이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이 82%에 해당하는 외부 대체원 중에 12%를 중국이 다시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러니까, 관세의 ‘징벌적 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진행자) 미-중 무역 전쟁,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잠시 휴전 중입니다. 두 나라 장· 차관급 대표단이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협상하고 있는데요. 지난 연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90일 협상 기간을 설정했고요. 이 시간 동안 무역 협상을 최종 타결하지 못하면, 다음 달 1일부로 고율 관세 집행을 재개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중국 제품 2천670억 달러어치에 추가 관세를 예고했었고요. 기존 2천500억 달러어치 중에 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는 계획을 유예했던 것도, 즉각 단행하게 됩니다.

진행자) 최종 타결될까요?

기자) 일단 전망은 긍정적입니다.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 측 협상단을 만난 자리에서 말했는데요. 몇 가지 쟁점이 아직 있긴 하지만,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만간 시진핑 주석을 한·두 차례 만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미국 언론은 두 정상이 만나는 시점을 이달 말, 그러니까 90일 협상기간 종료 직전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협상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정상끼리 결론을 낸다는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실무진이 조율을 마치고, 정상들이 최종 합의문에 공동 서명하게 될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대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최고위층은 협상이 잘 될 것으로 보지만, 어려운 문제들도 있잖아요?

기자) 네. ‘화웨이’ 문제가 그 중 하나입니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이자, 세계적인 통신장비 기업인데요. 이 회사 창업주 딸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미국 법정에 세우는 움직임이 진행중입니다. 이게 미-중 무역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은데요. 멍 CFO는 미 사법당국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캐나다 공항에서 체포된 뒤, 보석상태로 현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 사태는 어떻게 진전됐나요?

기자) 미 법무부가 멍 CFO와 화웨이를 지난주 공식 기소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 여러 개가 병합 적용됐는데요. 멍 CFO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하는 절차 개시를 놓고 중국 정부와 화웨이 측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미 사법당국은 멍 CFO의 공소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들을 계속 수집하고 있는데요. 최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를 압수 수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지난달 23일 9M729 신형 순항미사일을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 지난달 23일 9M729 신형 순항미사일을 공개했다.

진행자) 미국에 이어 러시아도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중단을 선언하고 나섰는데요.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방장관이 러시아 군사력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2년 안에 지상 발사형 장거리 순항·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해야 한다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말했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5일 러시아 국방부 화상회의에서 국방부 책임자들이 군 최고통수권자에게 필요한 조치 목록을 제출했으며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군 최고통수권자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쇼이구 장관은 2019년과 2020년 사이에 해상형 칼리브 미사일을 육상형으로 변형한 순항미사일과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면서 이 미사일들의 성능은 시리아 내전에서 입증됐다고 강조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이날(5일)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러시아 외무장관은 군비통제에 관해 미국을 비난했군요.

기자) 네. “미국이 군비통제 체계 전체를 파괴하기로 결정했다. 매우 유감스럽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4일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제 안보 질서에 “새로운 시대(new era)가 시작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기자)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사실상 효력을 잃은 것을 그렇게 말한 겁니다. 미국은 지난 2일부로 INF 이행을 중단한다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전날(1일) 발표했고요. 다음 날(2일)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같은 조치를 국방부와 외무부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이행을 중단한 INF, 어떤 조약입니까?

기자) 30여 년 전에 미국과 소련이 맺은 조약입니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워싱턴에서 공동 서명하고, 이듬해 발효됐는데요. 사거리 500km부터 5천500km까지 중거리 지상 발사 순항(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지도, 시험하지도, 배치· 운용하지도 않기로 한 약속입니다.

진행자) 중거리 미사일을 통제하는 이 조약이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수단을 억제하는 조치입니다. 체재 경쟁과 함께 군비 경쟁을 벌이던 동· 서 진영이 서로를 핵 공격 하지 않겠다는, ‘냉전 해체’의 핵심으로 평가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러 두 나라가 이제 와서 이행을 중단한 이유는 뭐죠?

기자) 러시아가 근래 개발해 실전 배치한 ‘9M729’ 미사일 때문입니다. ‘SSC-8’이라고도 부르는 최신 기종인데요. 이전 러시아 주력 미사일을 개량했습니다. 핵탄두를 탑재하고 중장거리를 비행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미군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파악하고 있는데요. 유럽 주요국가 사정권에 대대급 운용부대를 둔 지가 6년 정도 됐다고,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9M729 미사일을 개발해서 INF를 위반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 미사일을 개발, 배치하고 운용하는 게 INF 위반이라고 러시아 측에 30차례 이상 통보했는데요. 러시아는 관련 사실에 부인으로 일관해왔다고 폼페오 장관이 1일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유럽 주민들은 물론이고, 미국인들도 위험에 처해있어서, 조약을 유지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폼페오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러시아에 책임을 물으며 중단을 선언했는데, 러시아가 INF를 중단한 근거는 뭔가요?

기자) 같은 행동으로 응수한 겁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INF를 깰 경우 상응 조치를 하겠다고 앞서 여러 차례 말했는데요. 결국 미국이 INF를 허물기 때문에, 러시아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2일 크렘린궁이 현지 매체들에 밝혔습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즉각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라고 러시아 국방부에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미국의 책임이라고 보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오히려, 미국과 나토 동맹들이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4일 주장했는데요. “나토 회원국들이 ‘MK-41’ 미사일을 잇따라 실전 배치하고 있다”고 이날 성명을 내서, 지적했습니다. MK-41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구상 주력 무기 중 하나인데요. 앞서 루마니아에 설치했고, 폴란드에도 곧 전개할 예정입니다. 나토의 이 같은 움직임이 “INF 파괴의 직접 책임”이라고, 러시아 외무부는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되면, 냉전 시대로 돌아가서 미-러 양측이 군비 경쟁하게 되는 게 아닌가요?

기자) 그런 우려가 국제사회 일각에서 있었는데요. “새로운 냉전을 이야기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4일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군비 경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는데요. 하지만, 미국이 INF를 허문 결과로 생긴 안보 위협에는 군사적, 기술적 수단을 동원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INF 두 당사국이 모두 이행 중단을 선언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앞으로 반년에 INF의 운명이 걸려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INF 파기 절차를 규정한, 이 조약 ‘15조’를 6개월간 진행한다고 1일 말했는데요. 그 동안 러시아가 INF 위반 미사일과 발사대, 관련 장비들 전량 폐기하고, 검증 받으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INF는 최종 파기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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