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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내각 경제난 속 ‘전원 확대회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북한 동해의 어업장을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당 간부와 주민들이 경제과업 관철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각은 전원 확대회의를 열었고, 간부들은 공장을 방문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북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박봉주 내각 총리입니다. 북한경제 총책임자인 박봉주 총리는 지난 14일 평안남도에 있는 순천시멘트연합기업소와 비료공장 등을 방문해 신년사 관철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며 내각총리인 박봉주 동지가 순천지구의 여러 단위를 현지에서 요해했습니다.”

이어 박봉주 총리는 23일 평양에서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신년사 관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경제를 담당한 내각과 지방 간부들이 참석해 공장, 기업소 상황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는 신년사가 단순한 새해 인사가 아니라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최고 수뇌부의 명령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를 받들어 이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북한 통일전선부 간부 출신 탈북민 장진성 씨입니다.

[녹취: 장진성] ”신년사는 지도자가 신년 지침을 준 것이기 때문에 당 간부와 주민들이 신년사 관철 움직임을 벌여야 합니다. 북한에선 신년사가 명령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자립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 이것이 우리가 들고 나가야 할 구호입니다.”

북한 당국이 1960년대 사용했던 자력갱생 구호를 다시 들고나온 것은 일종의 고육지책이라고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밝혔습니다.

[녹취: 강인덕] ”지금 북한이 경제와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은 지난 몇 년 간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으니까, 그 길 밖에 갈 수 없고, 일종의 고육지책이죠.”

문제는 북한경제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래 최악의 상황이라는 겁니다. 북한경제는 2012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대체로 1-3%대의 플러스 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2017년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시작되면서 북한경제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3.5%로 뒷걸음쳤는데, 이는 ‘고난의 행군'(1995-1997)이후 20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강창구 차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강창구] ”2017년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3.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저로 경제가 감소한 겁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제재는 북한경제를 지탱하는 두 개의 생명줄인 석유 수입과 광물 수출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습니다.

북한은 ‘석탄으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광물 수출 비중이 큽니다. 석탄과 철광석은 총 수출의 40%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에 이릅니다. 또 석탄 수출로 번 돈이 노동당과 군부, 국영기업, 돈주, 장마당, 광부 호주머니에 들어가야 경제가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2017년 2월부터 북한산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석탄 수출이 중단되면서 탄광을 운영하던 국영기업과 돈주는 물론 군부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탈북민 장진성 씨는 말합니다.

[녹취: 장진성] ”군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왜냐면 군에 석탄독점권을 줬는데, 석탄을 팔아야 외화로 군복이나 군수물품을 사올 수 있는데, 이게 끊기니까, 군 경제가 망가졌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에너지 사정도 나쁩니다. 북한경제가 돌아가려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휘발유를 850만 배럴가량 들여와야 합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는 2017년 12월 채택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원유 공급을 연간 400만 배럴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정제품 공급 상한선을 50만 배럴로 묶었습니다. 필요한 기름의 50% 밖에 들여올 수 없게 된 겁니다.

중국이 대북 송유관 꼭지를 잠그자 평양의 기름 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2017년 4월만 해도 평양 시내 연유판매소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은 kg당 6천원 선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내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올 1월 10일 현재 휘발유 가격은 1만5천원 선입니다. 전에 비해 2배 이상 오른 겁니다.

외화 사정도 한층 빡빡해졌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석탄과 무기 수출, 관광, 개성공단, 해외 노동자 송금 등 5-6개 경로로 외화를 조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수출 길이 막혔고, 연간 9천만 달러를 벌이들이던 개성공단도 2016년 2월 폐쇄됐습니다.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유엔의 고강도 제재는 경제뿐만 아니라 부정부패 등 사회 전반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사회주의제도를 침식하는 세도와 관료주의’를 언급했는데 이는 부정부패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살다가 2011년 한국으로 넘어 온 탈북자 김수진 씨입니다.

[녹취: 김수진] ”북한에는 법, 경제 제재가 강화될수록 위법이 많다, 그래야 큰 돈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여느 일반 사람은 비법을 해서 돈을 벌고 권력기관은 비법을 보호해줘서 돈을 벌고 하는 권력 사슬 관계거든요.”

유엔의 제재로 경제난이 계속되자 평양의 수뇌부는 나름대로 대응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를 열고 핵-경제 병진 정책 대신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는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하시었습니다.”

또 북한 수뇌부는 국정의 초점을 핵 개발 등 군사 분야에서 경제개발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가 군사 분야(8회)보다 경제 분야(41회)에 집중된 것이 한 예입니다.

2019년 새해가 되면서 북한 당국은 대외관계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은 1월 8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중국에 제재를 풀거나 국경지대의 밀수를 눈감아 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Kim Jong-un hit very hard on...”

북한은 한국을 지렛대 삼아 제재를 우회 돌파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정은]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는 한국을 활용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해 미국의 제재 면제를 받으려는 의도라고 한국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말합니다.

[녹취:조한범] “(금강산, 개성공단은)안보리나 미국의 제재가 아니라 한국 정부가 취한 독자 제재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양해만 한다면 선택을 한국이 하는 모양새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는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보다 훨씬 쉬운 선택이 되는 거지요.”

또 북한의 핵 협상 책임자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18일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90분 간 면담했습니다.

그 다음날인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외에)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we’ve made a lot of progress that has not been reported by the media. But we’ve made a lot of progress as far as denuclearization is concerned. And we’re talking about a lot of different things but we’ve made tremendous progress that has not been reported unfortunately. But it will be. Things are going very well with North Korea.”

이는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응 조치 즉, 제재 완화를 논의한다는 의미라고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비핵화 외에도 많은 것을 얘기했다는 것은 비핵화 외에도 상응조치, 대북 제재 해제, 연락사무소 포함한 관계 개선, 평화체제, 개성공단, 금강산 문제를...”

전문가들은 비핵화와 제재 해제가 2차 미-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말 2차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와 관련해 어떤 합의를 이룰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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