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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김정은 방중에 "대미 협상력 강화, 미북관계 악화 대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8일 김 위원장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벤츠 승용차가 중국 공안의 호위를 받으면서 베이징에서 이동 중이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미국에 대한 모종의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중국의 지지를 확보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시도이자 미국과 진전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을 대비하려는 포석이라는 진단입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 문제를 좌우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중국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부시 선임연구원] “I think it is very strange that the North Korean leader keeps going to China before the key points in his broader diplomacy. I am very puzzled.”

부시 연구원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폭넓은 외교의 주요 행보를 앞두고 중국을 계속 드나드는 것이 매우 이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에게 뭔가 지시를 하려는 것인지 정확한 상황을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 7일,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3박 4일 간의 방중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입니다.

8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뉴스가 나오고 있다.
8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뉴스가 나오고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번 방중을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It makes sense for Kim Jong Un to continue to consult face to face with the Chinese president to increase his leverage and to show that Chinese are with him that he has their support as he goes into further negotiations.”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 들어가야 하는 김정은이 시 주석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상의하면서 지렛대를 강화함과 동시에 중국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펜실베니아 대학 동아시아 연구센터의 자크 들릴 교수는 이번 방중을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확실히 해둠으로써 미국과 별 진전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을 대비한 행보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드릴 교수] “It makes sense for him to hedge against possibility that there will not be a great deal of progress with US by making sure that he maintains a good relations with China.”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몇 년간 소원했던 북·중 관계를 상기시키며, 양국 관계 회복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위원장이 또 중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중 간 밀월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문제가 미국에 의해 좌우되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중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It shows that Chinese don’t want the North Korean issue only be determined by the US. China wants to play a role and US should recognize that. If we don’t, we will end up with the greater cooperation with China and DPRK.”

힐 전 차관보는 중국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미국이 인식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북∙중 협력의 강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중국이 현재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미∙중 무역 협상을 의식해 미∙북 협상에 너무 깊게 간여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이 북한을 찾는 대신 앞서 3차례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이 또 방중한 건 그런 이유일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What is interesting is that Kim has decided to make another trip to China, instead of having the Chinese president coming to North Korea. My interpretation of that is that the Chinese president doesn’t want to get too involved right now in this issues.”

그러나 이번 방중과 미∙중 무역 협상 간 역학관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분석을 내놨습니다.

들릴 교수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미∙중 관계를 고려할 때 이번 방중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다소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들릴 교수] “I think it does give China somewhat marginally increase leverage that in this complex multifaceted relationship between the US and China.”

반면 부시 연구원은 미∙중 경제 관계와 북한 문제는 너무 복잡해 연결시킬 수 조차 없고 미 행정부 역시 이를 별개로 다룬다며, 미∙중 무역 협상이 북 핵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중국의 대북 압박 의지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부시 연구원] “If China wants to exert pressure on North Korea as the way it did at the second half of the 2017, that could probably help the nuclear diplomacy. But I think China is pretty happy with the current status quo and South Korea’s North Korean policy.”

중국이 지난해 후반기 수준의 대북 압박을 가한다면 북 핵 협상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국은 ‘쌍중단’이 실현된 현재 상황과 한국의 대북정책에 꽤 만족하고 있어 그런 역할을 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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