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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격 '4차 방중'…미 언론 "미북정상회담 조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특별열차가 8일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조언을 구하고, 굳건한 북-중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방문으로 해석하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에서 눈여겨 볼 점을 박형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은 지난 1, 2차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미-북 정상회담이 조율되는 시점에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를 "머지않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지 이틀 만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re negotiating a location. It will be announced probably in the not-too-distant future"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미-북 정상회담 전인 3월과 5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미 언론들도 이 대목에 주목하며, 이번에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앞두고 시 주석의 조언을 구하고, 굳건한 북-중 연대를 과시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4차 방중이 이뤄진 지금 미-북 상황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간 이상기류가 감지됐던 지난해 5월 2차 방중 때와 비슷합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이 결정됐다고 운을 떼면서도 공식 발표를 미뤘고, 미 행정부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가 폐기 대상이라며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이에 한동안 대미 비난을 자제했던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을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미국과 북한은 양측 모두 2차 정상회담을 바란다면서도, 고위급 회담 등 표면적인 실무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제재 완화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P 통신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이 이번 중국 방문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즉 김 위원장이 제재 이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시 주석에게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며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비핵화 협상 답보 상태에 대한 책임을 미국 측에 돌리는 명분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미-중 관계도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미국과 중국이 7~8일 베이징에서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이뤄졌습니다.

양국 정부 모두 공식적으로 '무역'과 '안보' 문제는 별개 사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북-중 관계와 미-중 무역분쟁의 '역학관계'를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뉴욕타임스'는 8일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근'을 제시했다면, 이번에 김 위원장을 초청한 것은 '채찍'을 든 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으로 대미 지렛대를 강화할 기회를 얻게 됐으며, 미국 측에 무역 분쟁을 빨리 끝낼 것을 재촉하는 신호를 보내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난 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태도가 변했다면서 이른바 '중국 배후론'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We’re negotiating a location. It will be I think that China makes it much more difficult in terms of our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이 북한 문제에서 "100%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장의 방문 이후 중국 측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측 수행 인사들의 면면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힙니다.

폼페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부위원장, 대표적인 미국통인 리용호 외무상, 중국 관계를 총괄하는 리수용 국제부장 등 이른바 '외교라인' 3인방이 이번에도 동행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세 차례 중국 방문을 모두 수행했고,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도 배석했습니다.

여기에 3차 방중에 동행했고,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군사합의서에 서명했던 노광철 인민무력상도 포함됐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포함해 대외 관계와 관련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논의가 이번 방중의 주요 의제임을 짐작게 하는 대목입니다.

이와 함께 과학·교육을 총괄하는 박태성 부위원장도 동행했는데,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북-중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7일 오후 평양을 떠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중국을 방문하기 위해 7일 오후 평양을 떠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날 보도했다.

과거와 달리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일정 시작과 함께 공개된 점도 이례적입니다.

[조선중앙TV]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주체 108년, 2019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됩니다."

중국 외교부도 8일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양국 관계를 심화하고, 국제와 지역 현안과 관련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북한 관영 매체는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마지막 날이나 일정이 끝난 뒤 공식 보도했습니다.

한편 중국이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 계획을 미국 측에 사전에 알렸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8일 현재 미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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