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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현안에 침묵 길어지는 북한…상응 조치 없는 우호적 기류에 고민 깊은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언장이 지난 10월 북한 양덕의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언장이 지난 10월 북한 양덕의 건설 현장을 찾아 공사 진행 상황을 살펴보는 모습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미국과 한국의 움직임에 대해 아직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 개최와 연내 서울 방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로 확인하고, 한국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북한은 잠잠하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고위급 회담을 이미 두 차례 무산시켰는데요, 아직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과 관련해서도, 한국에서는 연일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 정상을 각각 만난 이후 상황은 북한에 나쁘게 돌아가는 것 같지 않은데요?

기자) 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내년 초 2차 정상회담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인 생각과 좋은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는 자신이 “김 위원장과 함께 합의를 이행하기를 바라고, 또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접어든 상황인데,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건 무슨 이유일까요?

기자) 진행 중인 사안들에 대한 입장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 개최와 서울 방문 등 현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어떤 점을 고민하는 걸까요?

기자)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우호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정작 핵심 관심사인 경제 제재 문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데 대한 현실적 고민입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병진 노선 폐기를 선언하고, 경제발전을 앞세우며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섰지만 제재에 가로막혀 연말이 된 지금까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기로 한 지난주 미-한 정상의 합의에 대한 실망감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두 차례나 거부한 상황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은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 조치가 있기 전에는 추가 비핵화 조치는 없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재 완화를 전제로 영변 핵 시설 폐기 의사도 내비쳤지만 미국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대화에 흥미를 잃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월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직후 19일 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고, 또다시 지난 주말까지 2주 동안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미 협상과 관련한 깊은 고민이 배경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은 연내 서울 방문을 놓고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네, 이 것 역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답방에 합의했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내 2차 정상회담이 유력했습니다. 아마도 추가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를 토대로 서울에서 진전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는 구상이었을 겁니다.

진행자) 김 위원장이 올해 안에 서울 방문을 하지 않으면 합의를 지키지 않는 게 되는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남북한 정상이 지난 9월18일 발표한 `평양 공동선언’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를 문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라고 설명했을 뿐입니다. 김 위원장은 서울 방문 보다는 답보 상태에 있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온통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북한이 조만간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나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 개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힐까요?

기자)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은 남북 간 사전 협의와 한국 정부의 준비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할 때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결정돼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 이후로 방문을 미룰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습니다.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는 현재 베이징을 방문 중인 리용호 외무상이 중국 측으로부터 지난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설명을 들은 뒤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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