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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한국과 중국의 미-북 협상 중재...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 뚜렷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지난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첫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미-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은 한계가 뚜렷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장기간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네요?

기자) 가장 분명한 조짐은 3일 판문점에서 열린 미국과 북한의 실무회담입니다. 이 회담에서는 앤드류 김 미 중앙정보국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북한 측 대화 상대와 고위급 회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센터장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도 있습니다. 미-북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과 중국도 고위급 회동이 예정돼 있지요?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초청으로 내일(6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을 방문합니다. 리 외무상의 방북은 미-북 협상의 와중에 다소 비켜나 있던 중국이 북 핵 외교의 전면에 다시 등장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리용호 외무상의 중국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전면적인 협력에 합의한 뒤 이뤄지는 것이어서 특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 핵 외교가 다시 활기를 띄게 된 배경이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내년 초 2차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좀더 분명히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과 역할을 요청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분위기 전환에 크게 작용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 핵 협상과 관련해 새삼 한국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미-북 실무회담에서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고, 한국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소통이 가장 원활한 나라입니다. 따라서 두 나라가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의중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추가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를 바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이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김 위원장과 함께 남은 합의를 마저 이행하기를 바라며,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뤄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 좋은 사례입니다.

진행자) 한국과 중국이 설득한다고 북한이 움직일까요?

기자) 북한은 한국과 중국이 자신들과 미국 사이에서 적어도 `균형 있는 중재자’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그 영향력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수준을 넘지 못 할 전망입니다. 비핵화 실행에 관한 한, 북한은 대화 상대방인 미국과의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철저하게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괄목할 만한 진전이 가능할까요?

기자) 그에 대한 답은 두 정상에게 달려 있습니다. 양측의 비핵화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톱 다운’ 식 결정으로 시작된 것처럼, 진전 여부도 두 정상의 결단에 전적으로 달려 있습니다. 미-북 협상에서 드러난 두드러진 특징은 실무자들의 만남에서는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거부하고, 정상회담에 매달리는 이유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북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이유는 핵 신고와 제재 문제 때문이지요?

기자) 네. 양측은 이에 대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 하고 팽팽한 기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 모두 제제 해제와 핵 신고를 비핵화 협상의 마지막 단계 조치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행 순서를 정한 로드맵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그렇게 되면, 설령 서로가 원하는 조치가 당장은 아니어도 어느 시점에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상호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게 될까요?

기자) 한국 정부는 여전히 그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일이 촉박한 만큼 내년 초로 미뤄져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 위원장은 연내 방문의 득실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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