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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중 "위구르 관련 제재시 보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첫걸음법(FIRST STEP Act)' 원탁 회의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첫걸음법(FIRST STEP Act)' 원탁 회의에 참석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며칠 앞으로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인권탄압 비판이 고조되는 신장자치구 ‘재교육센터’와 관련, 미국이 제재하면 보복하겠다고 중국 측이 밝혔고요.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를 태어나게 했다고 주장해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과학자가 공식석상에 나서 자신의 연구를 옹호했는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군요?

기자) 네. 이번 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할 예정인데요. “그 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회담을 안 할 수도 있는 이유로, 러시아의 최근 행보를 거론했는데요. “나는 그런 공격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공격을 전혀 원하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공격’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기자)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25일 흑해상 케르치해협에서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2척과 예인선 1척에 발포한 뒤, 이 배들을 나포하고 승조원들을 억류한 사건을 말합니다. 지난 2014년 인근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는 과정에 러시아군이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공개적으로 군사력을 동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기 때문에, 예정된 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입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5일 이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비난이 고조됐는데요. 유독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침묵을 지켜왔다고 CNN 방송은 27일 지적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일단 러시아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회담 취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거론한 데 대해, 러시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 측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입니다.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28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담 준비가 계획대로 진행중이고, 취소나 일정 변경에 대해 미국에서 통보 받은 내용도 없다고 기자들에게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러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의제가 예상됐나요?

기자) 한반도 비핵화와 시리아 내전을 비롯한 국제 현안이 많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는데요. 냉전 시절인 1987년 체결된 INF는 중·단거리 핵탄두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 운용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INF를 놓고 미-러 정상이 어떤 논의를 하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군사적 확장을 통해 INF를 위반했다면서, 미국이 여기서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INF에서 탈퇴하면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지난 19일 강조했는데요. 이 때문에 오는 미-러 정상회담 후 INF가 무력화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새로운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유럽 국가들은 우려해왔습니다.

추미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지난 6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추미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지난 6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탄압 논란에 대해 중국 측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신장자치구 상황에 대해 미국 정부가 중국을 제재하면, “정량적으로” 보복하겠다고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말했습니다. ‘정량적’이라는 표현은, 받는 만큼 되갚아주겠다는 말인데요. 추이 대사는 27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신장에는 제재 사유가 될 만한 것이 없다면서, 미 의회와 정부가 진행중인 대 중국 제재 움직임에 강하게 맞설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의회와 정부가 제재를 추진하는 신장자치구 상황,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이른바 ‘재교육 센터’에 관한 겁니다. 중국 정부가 신장 거주민들을 강제로 모아놓고 ‘사상개조’를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시설인데요. 다른 말로 ‘정치교화소’나 ‘사상교육소’로도 국제인권단체들은 부르고 있습니다. 신장자치구 주민 대다수인 ‘위구르’족이 믿는 이슬람 신앙을 포기하고, 중국 공산당에 충성을 맹세하도록 강요하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가 이 시설의 폐쇄를 중국에 요구해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각국 정부가 이 시설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하고, 없애라고 요구해왔는데요. 26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관련 국제회의도 열렸습니다. 10여 개 나라 278명의 학자들은, 중국 당국이 무고한 주민들을 고문하도록 계속 방치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재교육센터’를 둘러싼 상황들을 인정합니까?

기자) 인정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교육기관일 뿐이라고 주장하는데요. 중국 정부는 최근 이 '재교육센터’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높아지자, 주민들을 위한 ‘무료직업학교’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습니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분자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갱생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재교육센터’에 대해 제재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네요?

기자) 맞습니다. 신장 '재교육센터'는 중국 정부의 대테러 대책의 일환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것을 제재할 수는 없다는 주장인데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IS에 맞서 싸우는 미국 정부 관리들을 제재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겠나”라고 추이 대사는 반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추진중인 대중국 제재는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아직 확정된 내용이나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중국 공산당의 신장자치구 책임자인 천취안거 서기 등을 제재해달라고 미 의회가 정부에 요청한 상태인데요. 천 서기는 ‘재교육센터’를 설계하고 운영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천 서기는 당 전체 지도부인 정치국원 가운데 한 명인데요. 시진핑 총서기의 측근이기도 하기 때문에, 중국 측은 미국의 제재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해왔습니다.

진행자) 추이 대사가 그 밖에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미-중 통상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강경파가 양국 경제의 분단을 시도하면 비참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중국은 현재의 난국을 교섭으로 풀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교섭이 잘 안 되는 원인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미국이 "일방적으로 여러 가지 요구를 제시하면서, 전부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 아기를 성공적으로 출산시켰다고 주장한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 박사가 28일 홍콩에서 열린 제2회 국제인류유전자편집회의에서 연설했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 아기를 성공적으로 출산시켰다고 주장한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 박사가 28일 홍콩에서 열린 제2회 국제인류유전자편집회의에서 연설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번 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편집해 쌍둥이를 태어나게 했다는 중국인 과학자의 주장이 나와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문제의 과학자가 공식 석상에 등장했군요.

기자) 네, 지금 홍콩에서 '제2회 국제인류유전자편집회의'가 열리고 있는데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 아기를 성공적으로 출산시켰다고 주장한 중국인 과학자 허젠쿠이 박사가 28일, 발표자로 나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허젠쿠이 박사는 약 40분간의 질의, 응답시간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연구를 옹호했습니다.

진행자) 허젠쿠이 박사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자신의 실험에 대해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실험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는데요. 이번 실험에는 당초 8쌍의 부부가 참여했다가 1쌍이 중도 포기하고, 나머지 7쌍에 대해 유전자 편집 실험을 해, 그중 1쌍에게서 성공적으로 쌍둥이 여자아기들이 태어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여자 아이들의 이름도 공개했는데요. 루루와 나나라는 이름의 아이들로, 둘 다 건강하고 정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허젠쿠이 박사의 실험 때문에 지금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사실 학계에서는 새로운 건 아닙니다. 이미 지난 2012년에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기술, 일명 유전자 편집 가위가 처음 등장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은 인간의 윤리를 위배하는 것이며 후세대를 위협하는 행동이라고 우려해왔고요.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날 회의장에서도 허젠쿠이 박사에게 왜 이런 실험이 필요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진행자) 허젠쿠이 박사는 이런 비판에 대해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허젠쿠이 박사는 쌍둥이 아기들의 아버지가 에이즈(AIDS) 유발 바이러스인 HIV 양성 보균자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실험이 성공해 아이들이 HIV에 감염되지 않을 수 있게 됐다며 자랑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허젠쿠이 박사는 또 실험 대상자들은 모두 자의로 참가했으며 실험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허젠쿠이 박사의 실험은 아직 검증된 건 아닙니다.

진행자) 허젠쿠이 박사, 어떤 사람입니까?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남방과학기술대학' 부교수인데요. 하지만 대학 측은 허젠쿠이 박사가 지난 2월부터 무급 휴직 상태였으며, 이번 실험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허젠쿠이 박사도 대학 측은 이번 실험을 알지 못했으며, 연구비는 스스로 충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조사를 지시했다고요.

기자) 네, 중국 당국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허젠쿠이 박사와 실험자들이 사전에 윤리 심사를 신청하지 않는 등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건데요. 조사 후 관련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광둥성 보건당국도 27일,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학계뿐만 아니라 중국 안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허젠쿠이 박사의 실험 발표 소식이 나온 직후, 120여 명의 중국 과학자들이 이를 비판하는 공개서한을 내놨습니다. 과학자들은 서한에서 불행을 알리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다시 닫는다면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뜨거운데요. 차라리 허젠쿠이 박사의 실험이 사기였으면 좋겠다는 글까지 비판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을 통해 더 똑똑해지고,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 수 있으면 뭐가 나쁘냐는 지지의 글도 간혹 보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히 윤리를 주창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다며 더 확실한 조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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