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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북한 돈세탁 연루 싱가포르·중국기업 몰수 소송…300만 달러 규모


미국 워싱턴의 연방 법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연방 법무부 건물.

미국 법무부가 북한 금융기관의 돈세탁에 연루된 싱가포르 기업 1곳과 중국 기업 2곳의 자금을 몰수해달라며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유류와 석탄 거래를 도우면서 북한 자금을 세탁했고, 북한이 미 금융체계에 접근하도록 도운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법무부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싱가포르 소재 기업과 중국 기업인 ‘에이펙스 초이스’ (홍콩소재)와 ‘위안이 우드’를 상대로 26일 몰수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 기업들이 미국 달러를 이용해 제재 대상 북한 은행들과 거래를 했다면서, 북한 은행들은 이런 방식을 통해 북한 정권에 필요한 물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들 북한 은행들이 세탁된 자금을 이용하면서 미국의 금융 시장에도 불법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가 공개한 소장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은 과거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제재한 ‘벨머 매니지먼트’와 ‘단둥 즈청금속회사’, ‘위총 주식회사’ 등과 자금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북한 정권과 거래했습니다.

특히 이날 소장에 이름을 올린 익명의 싱가포르 기업의 경우, 지난해 5월2일과 3일 북한의 조선무역은행(FTB) 등이 만든 위장회사에 총 60만 달러를 송금했습니다. 이후 이 위장회사는 같은 달 5일부터 10일 사이 3차례에 걸쳐 ‘벨머 매니지먼트’에 약 30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소장은 밝혔습니다.

비슷한 시기 ‘에이펙스 초이스’도 북한의 또 다른 위장회사에 50만 달러를 송금했으며, 이 위장회사는 35만 달러를 또 다른 위장회사에 보내고, 며칠 뒤에는 ‘벨머 매니지먼트’에 120만 달러를 이체했습니다.

이날 피소된 기업 2곳은 이런 방식으로 북한의 위장회사 3곳과 거래를 했고, 결국 ‘벨머 매니지먼트’에 약 160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이체했다는 설명입니다.

‘벨머 매니지먼트’는 미 법무부에 의해 자금 몰수 소송을 당한 기업입니다.

당시 소장에는 ‘벨머 매니지먼트’가 러시아 정유회사에 수 차례에 걸쳐 약 6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송금했으며, 이를 통해 북한 정권과 연계된 회사가 정유를 구입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에이펙스 초이스’ 등과의 복잡한 거래를 통해 ‘벨머 매니지먼트’에 돈을 보냈고, 이 자금으로 정유를 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피소된 또 다른 기업인 ‘위안이 우드’도 북한의 또 다른 위장회사와 더불어 ‘단둥 즈청금속회사’와 ‘위총 주식회사’ 등과의 거래에 여러 차례 연루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둥 즈청금속회사’는 유령회사를 동원해 북한산 석탄을 수입한 혐의로 이미 408만 달러에 대한 몰수 소송이 제기된 회사입니다.

또 미 정부가 기소한 싱가포르 국적자 탄위벵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위총 주식회사’ 역시 북한과의 불법 거래 등으로 미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소장에 따르면 ‘위안이 우드’는 10만 달러 안팎의 자금을 여러 차례 ‘위총’에 보냈고, ‘위총’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구매했습니다.

아울러 ‘위안이 우드’는 적도기니에서 운영되는 북한의 임업회사 ‘칠보 우드’로부터 목재를 사들였다는 내용을 소장에 명시했는데, 해당 목재는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됐다는 주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위안이 우드’는 ‘칠보 우드’의 지시를 받아 6차례에 걸쳐 위장회사에 80만 달러를 송금하고, 최소 200만 달러를 중국의 운송 회사에 보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미 법무부는 익명의 싱가포르 기업 자금 59만9천930달러, ‘에이펙스’ 사의 84만5천130달러, ‘위안이 우드’의 172만2천723달러 등 총 300만 달러($3,167,783) 대한 몰수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제시 리우 미 워싱턴 DC 연방검사장은 “이번 소송은 중국과 싱가포르 기업들이 국제 돈세탁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이 위장회사와 거래하면서 북한의 자금을 미국을 통해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들은 “미국이 부과한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면서 “미국의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기업들이 어디에서 사업을 벌이든 상관 없이 미국 정부는 중대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번 소송이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소송으로 대북제재를 위반한 해외 기업에 대한 미 법무부의 자산 몰수 요청은 4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사이버 범죄를 일으킨 북한 국적자 박진혁과 싱가포르인 탄위벵 등 2명은 법무부에 의해 형사 기소된 상태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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